출처 : 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2650986
"통일부 폐지, 핵무기엔 핵무기로" 통합당은 냉전시대
당 외교안보특위서 쏟아진 강경 발언... 상임위 합류 거부 "장관들 부르겠다"
20.06.17 18:22 l 최종 업데이트 20.06.17 18:34 l 글: 곽우신(gorapakr) 사진: 남소연(newmoon)
▲ 미래통합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과 한기호 외교안보특별위원회 부위원장이 1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미래통합당 외교안보특위 2차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 남소연
"핵무기는 핵무기밖에 대응책이 없다."
"다음 정권부터 통일부를 없애는 것도 고려해야 한다."
한기호 미래통합당 외교안보특별위원회 부위원장이 쏟아낸 말들이다. 북한이 개성공단 내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폭파하면서 남북간 긴장감이 고조되는 가운데, 통합당은 별도의 외교안보특위를 가동해 연일 북한과 문재인 정부를 비난하고 있다.
17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통합당 외교안보특위 회의에 함께한 위원들의 주장도 대동소이했다. "비행금지구역과 NLL을 9.19 남북군사합의 이전으로 되돌려야 한다"(신원식) "전세계적으로 북한의 해외 자산 압류조치 같은 사법적 투쟁을 시작해야 한다"(태영호) "휴전선 전 지역에서 대북 확성기 방송을 시작한다고 빨리 밝혀야 한다"(지성호) 등 강경한 발언이 이어졌다. 과거 보수 정권 당시의 대북 정책 기조로 회귀한 듯한 모양새였다.
특위 위원장을 맡고 있는 박진 의원은 이날 회의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앞으로도 계속 국회 상임위원회에 불참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또 통합당을 배제한 채 이뤄진 국회 원구성뿐 아니라 이를 통해 선출된 송영길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위원장도 "인정할 수 없다"라고 못박았다.
"남북관계는 다 허구" "정부, 야당에게 직접 현안 설명하라"
김종인 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회의에 참여해 "그동안 문재인 정부의 남북관계 문제가 다 허구였다는 사실이 입증되지 않았나"라며 "남북관계에 있어 문재인 정부 측에서 실질적으로 가능한 것과 불가능한 것에 대한 구분을 제대로 못하고 막연한 기대 속에 남북관계를 추진하지 않았나"라고 문제를 제기했다.
김 위원장은 "여러 가지 제약적인 요인을 독자적으로 풀 수 있다는 환상에서 남북관계가 지금까지 추진돼 오지 않았나"라며 "아무리 우리가 혼자서 평화를 외쳐 봐야 상대방이 거기에 호응하지 않으면 평화라는 건 이룩할 수 없다"라고 강조했다.
▲ 미래통합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가운데)과 박진 외교안보특별위원회 위원장, 한기호 외교안보특별위원회 부위원장(오른쪽)이 1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미래통합당 외교안보특위 2차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 남소연
박진 위원장 또한 "이미 판문점선언은 파기돼서 휴지조각이 됐고 9.19 군사합의는 무력화됐다"라며 "문재인 정부의 일방적인 대북 유화정책은 이미 파탄에 이르렀다는 것이 입증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제 문재인 정부는 시효를 다한 이런 비현실적인 대북유화정책을 포기하고 대북정책을 원점에서 근본적으로 재검토해야 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았다.
이어 "안타깝게도 이 순간에도 국회가 제대로 작동하지 못하고 있다"라며 "초당적인 논의를 해야 하는 외교통일위원회·국방위원회마저 정략의 산물로 전락시켰다"라고 더불어민주당 탓으로 규정했다. 그는 "지금이라도 단독 원구성을 철회해야 한다"라며 "통합당은 국회가 정상화되면 안보위기 대응과 새로운 대북정책 마련에 초당적인 협력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초당적 협력'의 전제조건으로 '단독 원구성 철회'를 내건 셈이다.
또한 정부를 향해서 "통일부장관과 국방부장관에 보고를 요청했지만 유감스럽게도 이뤄지지 않았다"라며 "국회가 정상화되기 전이라도 정부는 야당에게 직접 현안을 설명하고 필요한 자료를 제출해 줄 것을 촉구한다"라고 말했다.
요구사항도 다수 쏟아내... "송영길, 외통위원장으로 인정 못해"
통합당의 이러한 메시지는 회의가 끝난 뒤에도 이어졌다. 조수진 의원과 함께 기자들 앞에 선 박진 위원장은 민주당을 향해 ▲판문점선언 비준 추진 중단 ▲종전 선언 촉구 결의안 철회 ▲대북전단 살포 금지법 철회 등을 공개적으로 촉구했다. 국방 분야에 대해서는 ▲확고한 군사대비 태세 유지, 도발 시 단호하고 철저하게 응징 ▲북한 비핵화 및 북핵 대비책을 병행 추진하는 국가 전략 수립, 총력 추진 ▲한미연합연습 및 훈련 정상 실시 ▲북핵 해결 등 조건에 따른 전작권 전환 추진 등을 요구했다.
여기에 개성공단이나 금강산 관광사업 관련 우리 기업의 재산권 침해가 없도록 최대한 노력해 달라는 내용도 덧붙였다. 외교 분야에 대한 요구도 있었다. ▲북의 대남 위협 도발 관련해 국제 공조를 강화 ▲미국‧일본‧중국‧유럽연합 등과 긴급통화 또는 화상을 통한 외교장관 화상회의 추진 ▲한미동맹 기능 작동을 위한 양국 외교‧국방장관의 2+2 회의 복원 ▲UN안보리에 대북비판 결의안 채택 촉구 등이었다.
▲ 미래통합당 조수진 의원이 1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미래통합당 외교안보특위 2차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 남소연
이어 조 의원은 "6개 상임위원장 선출을 인정하지 않는다"라며 "상임위원장에 대한 사퇴 촉구 결의안도 제출 가능한 것으로 안다"라고 경고했다. "당 차원에서 송영길 의원 등 민주당이 단독 선출한 상임위원장의 부적격 문제를 집중 검토하겠다"라며 "의원총회에서 다룰 것"이라고도 밝혔다.
다만, 박진 위원장은 이날 한기호 부위원장의 통일부 관련 발언과 관련해 "나는 '통일부의 존폐를 검토해야 한다'고 받아들였다, 그 연장선상에서 나온 발언"이라고 설명했다. '통일부 폐지'를 전제하고 한 말이 아니라고 부연한 것이다. 박 위원장은 "핵무장이 아니고 (미국과의) 핵공유"라며 한 부위원장의 '핵무기 발언'의 파장을 줄이려는 모습이었다.
장제원‧하태경 의원 등 당내 일부에서 외교‧안보 관련 상임위원회는 가동할 수 있도록 참여하자고 주장하는 데 대해 박 위원장은 "우리 당의 일관된 원칙은 이번 여당의 일방적인 독주 혹은 폭주로 인한 상임위 구성을 인정할 수 없다는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현 상황에서는 상임위에 참석해서 이런 문제를 논의할 수 없는 입장"이라며 "안타깝지만, 당 차원에서 외교안보특위를 가동해 연일 현안 문제에 대해 대응하겠다"라고 밝혔다.
또한 정경두 국방부장관 및 사의를 표한 김연철 통일부장관을 당 특위 회의에 '초치'하겠다는 의지도 거듭 강조했다. 그는 "지금 상임위가 작동하지 않고 있기 때문에 (정부가) 야당에게 직접 설명하고 자료를 제출하도록 계속 요청할 생각"이라며 "국회가 정상적으로 기능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차선책"이라는 주장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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