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http://www.newsface.kr/news/news_view.htm?news_idx=4123
‘TV 조선’, 첫 방송서 사고…네티즌 “파격적 화면” 비아냥
화면 위아래 바뀌고 음향도 ‘이상’…‘졸속종편’ <경향>우려 적중
문용필 기자 | newsface21@gmail.com
11.12.01 18:10 | 최종 수정시간 11.12.01 19:31
정말 ‘역사적인’ 출발이다. 개국 첫날 첫 프로그램부터 ‘방송사고’를 내는 방송사는 찾아보기 쉽지 않을 테니 말이다. 그것도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언론이라는 <조선일보>가 운영하는 방송국이라면 그 의미는 더욱 깊어 보인다.
<조선일보>가 야심차게 출범시킨 종합편성채널(이하 종편) ‘TV 조선’이 1일 첫 방송부터 ‘방송사고’를 저질러 시청자들과 네티즌들의 빈축을 샀다. ‘졸속개국’이라는 오명을 피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조선일보>에 종편채널을 내준 ‘최시중 방통위’로서도 당혹스러울 수 밖에 없는 장면이다.
‘TV 조선’은 이날 오후 3시 40분부터 송출을 시작했다. 그런데 첫 방송부터 일이 터졌다. 당연히 하단에 자리잡아야 할 화면 일부가 위로 나타나는 ‘분할현상’이 나타난 것이다. 소리가 제대로 나오지 않거나 화면이 깜박이는 현상도 보였다.
ⓒ 트위터 아이디 @hwangyj_11
결국, ‘TV 조선’은 “본 방송국 사정으로 화면이 고르지 못합니다. 시청자 여러분의 양해 바랍니다”라는 자막을 내보내야 했다. 지상파 방송을 통해 시청자들에게는 익숙한 자막이지만 생각보다는 너무 이른 시점이었다.
방우영 명예회장은 축사를 하려고 했지만 마이크를 찾지 못해 잠시 말이 중단됐다. 진행요원이 급하게 마이크를 전해줬지만 이같은 모습들은 고스란히 시청자들에게 전달됐다.
이를 접한 네티즌들은 어이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특히, 종편채널에 대한 우려와 반발이 만만치 않은 상황에서 일어난 방송사고인만큼 트위터 상에는 이를 신랄하게 꼬집는 글들이 계속 이어졌다.
“TV조선 보고 있는데 완전히 코메디야 ㅋㅋ”, “빨리먹으니 체하죠”, “설마 북한이..?”, “대박ㅋㅋㅋㅋㅋㅋ”, “상단 자막 배치라는 파격적인 화면 구성을 선보인 TV조선”, “고도의 노이즈 마케팅, 관심도 갖지 말아야”, “방송 노하우가 아직은 많이 부족한 듯”, “혹시 북한 소행 아닐까요, 송영선의원님???”, “깨소금 맛입니다” 등의 반응들이 그것이었다.
한 네티즌은 “역시 지금껏 볼수 없었던 새로운 방송 ‘TV 조선’”이라며 “자칫 밋밋할수 있는 화면 상단에 안정감을 위해 하반신을 잘라 붙였다. 이것이 진정한 종편 스타일”이라고 비아냥 거렸다.
이와 관련, 이날 <경향신문>은 1면 톱으로 배치된 ‘졸속종편’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종편 사업자들은 11월 중순이 되어서야 방송 스튜디오를 완공하고 제작 장비를 설치한 것으로 전해졌다”며 “시험방송을 할 시간이 거의 없었던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신문은 “외국 방송장비 제작업체에 종편과 보도전문채널 등 5개사의 주문이 몰리면서 장비 배송이 늦어졌다. 일부 종편은 종합유선방송에 신호를 송출하는 시험방송도 제대로 하지 못한 것으로 알고 있다”는 한 방송 관계자의 말을 전하기도 했다. 이날 <경향신문>은 종편출범에 반대하는 의미로 1면 하단을 ‘백지광고’로 채웠다.
이날 <조선일보>는 이른바 ‘김연아 마케팅’을 통해 'TV 조선‘을 홍보하다가 거센 비판을 받기도 했다. 1일자 <조선일보>는 1면에 게재된 ‘대한민국 어디서나 19번 세상’이라는 제하의 기사에 “TV조선 오늘 개국…9시뉴스 앵커, 김연아입니다”라는 부제를 달았다.
이 기사에서 <조선일보>는 “오늘TV 채널을 19번에 고정시키면 김연아를 만나게 된다. 종합편성방송 TV조선에 출연해 비밀을 고백하는 김연아를 목격하게 된다”며 “TV조선에서 김연아는 피겨스케이트를 벗고 말쑥한 정장 차림으로 뉴스를 진행한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김연아 씨의 에이전트를 담당하는 ‘올댓스포츠’ 측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종편 개국축하 인터뷰 방송을 두고 마치 김연아가 종편채널의 앵커로 기용돼 뉴스를 진행한 것처럼 묘사되고 있는데, 이는 사실과 크게 다르다”라는 입장을 나타냈다.
또한, 올댓스포츠는 "종편채널들이 김연아에게 개국일인 1일에 맞춰 똑같이 개국축하인터뷰를 요청했으며 이에 대해 김연아가 형평성에 어긋나지 않게 개국인터뷰를 진행했다“며 ”이때 TV조선과 JTBC에서 방송될 인터뷰를 ‘앵커’라는 콘셉트로 본인이 직접 짧게 소개하는 정도였을 뿐, 정식 뉴스 앵커로 기용된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한편, ‘TV조선’을 비롯한 종편 4개사는 이날 오후 5시부터 서울 세종문화회관과 고려대 화정체육관에서 개국축하쇼 ‘더 좋은 방송이야기’를 열어 ‘종편시대’개막을 자축하고 있다. 그러나 비슷한 시각, 언론노조는 총파업 기자회견을 열고 ‘종편반대’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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