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강사업은 종교적으로도 위험...이명박, 지구 떠나야"
[두바퀴 현장리포트 OhmyRiver! - 현장 토크] 낙동강 강정보 주변에서 만난 사람들
13.10.12 12:04 l 최종 업데이트 13.10.12 12:04 l 김종술(e-2580)
<오마이뉴스>10만인클럽과 환경운동연합은 '흐르는 강물, 생명을 품다'라는 제목의 공동기획을 통해 자전거를 타고 낙동강 구간을 샅샅이 훑으면서 7일부터 6박7일 동안 심층 취재 보도를 내보냅니다. 전문가들이 함께 자전거를 타면서 어민-농민-골재채취업자들을 만나 4대강 사업의 문제점을 고발하고 대안을 제시할 예정입니다. 또 한강과 금강 구간의 문제점에 대해서도 기획기사를 통해 선보이겠습니다. 이 기획은 4대강복원범국민대책위원회와 4대강조사위원회가 후원합니다. 10만인클럽 회원, 시민기자, 독자 여러분들의 많은 관심과 참여 부탁드립니다. [편집자말]
▲ 정수근 대구환경운동연합 생태보존국장, 이영희 전교조 전 위원장, 김종원 교수 등과 함께 4대강사업과 관련해 이야기를 나누었다. ⓒ 김종술
"4대강사업은 철새를 내쫓고, 인간을 몰아내고, 살아있는 생명까지 다 죽여 버렸다. MB정권이 만든 4대강사업 후유증은 우리 후손에게 엄청난 비용을 지불하게 만들어 미래의 희망까지도 사라지게 할 거다."
<오마이뉴스> '두바퀴 현장리포트 오마이리버' 특별취재팀은 지난 10일 낮 12시 대구시 강정보 인근 식당에서 김종원 계명대 교수와 이영희 전교조 전 위원장, 농민 2명과 함께 강정보를 둘러보고 4대강사업을 주제로 이야기를 나눴다.
"흑두루미와 철새들의 최적의 장소가 사라졌다"
낙동강 중간지점에 속하는 강정보 인근은 예전에 어떤 모습이었을까?
이영희 전교조 전 위원장은 이렇게 설명했다.
"강정보가 있는 곳은 예전에 취수지역으로, 높이 2m, 길이 40~50km 정도의 돌보가 있었다. 그 밑으로는 큰 바위와 작은 바위가 있고, 자갈과 모래가 뒤섞여 여울을 이룰 정도였다. 합수부와 강 주변은 모래사장이 있어 꽤 아름다운 곳이었다. 이 강물이 1km 정도 내려가다보면 자연스럽게 정화가 됐다."
▲ 이영희 전 전교조 위원장. ⓒ 김종술
이 전 위원장은 "이곳은 겨울에 철새들이 바위에 앉아서 놀다가 물고기를 잡아먹고 쉬어 가던 지역이었다. 강이 지닌 다양한 환경으로 인해 사람들도 자주 찾던 곳이었다"면서 ""지금 강정보가 들어선 뒤쪽에 버드나무가 있었고, 그 옆에 보리밭이 있어서 추수가 끝나고 나면 낙곡이 떨어져 청둥오리나 각종 새들이 놀기에 최적의 장소였다"고 회고했다.
김종원 교수는 "4대강사업을 진행하면서 이 선생님이 말씀하신 돌보를 다 뭉개버리고 콘크리트 보를 만들었다. 송전탑 공사를 여기에 만들려고 해서, 고압선이 필요하면 콘크리트 보 속을 관통하게 해달라고 제자들과 반대운동을 하면서 이곳에서 수업도 했다"면서 "이곳은 서대구 달성습지였고 흑두루미의 철새도래지였기 때문에 지킬 필요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이어 "이곳은 환경부도 인정한 철새도래지로 습지가 넒고, 겨울에도 먹이가 풍족하고 기후가 온난해 새들에게 최적의 장소였다"고 덧붙였다.
이영희 전 위원장은 "낙동강 주변인 금호강에서 흑두루미와 물고기떼를 확인하는 것이 어렵지 않았는데 낙동강에 4대강공사를 진행하면서 고기가 사라지고, 흑두루미까지 없어졌다"고 한탄했다.
김종원 교수는 "주변에 최소 폭 50m, 길이가 500m 정도의 버드나무 숲이 있었는데, 4대강사업으로 다 없어져버렸다"면서 "거기에 생태공원이라고 나무를 심었는데 황무지로 변해 결국 철새도 인간도 찾지 않는 장소가 됐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건강한 버드나무 숲 파괴해 황무지 만들었다"
▲ 달성보와 강정보의 중간지점에 있는 버드나무가 물속에서 죽어간 가운데 물이 고여 움직이지 않고 녹조가 아직도 심각하게 나타나 있다. ⓒ 조정훈
이영희 전 위원장은 4대강사업으로 비가 많이 오면 홍수 피해가 우려된다고 걱정을 쏟아냈다.
그는 "4대강사업으로 인해 금호강과 낙동강이 연결돼 만약 큰 비가 오면 많은 양의 토사가 밀려 내려오고, 강이 범람해 사고가 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이어 "예전에는 낙동강 상류에 모래와 부들이 많아 물이 자연스럽게 정화가 됐는데, 지금은 4대강사업으로 낙동강 수위가 높아지고 호수화 돼, 부들도 죽어버리고 썩은 냄새만 가득하다"고 말했다.
그는 "금호강 강바닥은 암반으로 그나마 모래가 남아 있었는데, 그마저도 모래준설을 하면서 물고기조차 살지 못하게 만들었다"면서 "모래준설로 남아 있던 정화시스템도 망가트리고, 무리지어 다녔던 팔뚝만한 잉어도 다 사라지게 만들었다"고 한탄했다.
"MB, 4대강사업 끝까지 책임져야 한다"
그렇다면 망가진 4대강은 이대로 놔둬야 하는 걸까?
이영희 전 위원장은 "자연을 살릴 것인지 죽일 것인지 하는 선택의 관점에서 이 문제를 바라봐야 한다. 육군공병대를 동원해 적은 비용으로 보를 없앨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면서 "4대강사업을 통해 자연을 파괴했기 때문에 이를 되돌리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종원 교수는 4대강사업에 대해 이명박 전 대통령에게 끝까지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 김종원 계명대 교수 ⓒ 김종술
"이명박 전 대통령은 4대강사업으로 돈으로 환산할 수 없을 정도로 자연을 파괴했다. 책임지지 못한다면 이 지구를 떠나야 한다. 하나님을 믿으면서 왜 신을 두려워하지 않는지 모르겠다. 이 자연이 하나님의 창조물이라고 강조하면서 왜 이렇게 난도질하는지 모르겠다. 그건 종교적으로도 위험한 일 아닌가?"
단군이래 최대의 국책사업인 4대강사업에 대해 대국민사기극이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흐르는 강물을 막아놓은 보로 인해 강은 호수처럼 변하고 있다. 물의 흐름은 멈췄고, 썩은 악취가 풍기고 있다. 그곳에서 평화롭게 살던 동식물들은 사라지고, 그 자리에 외래종들만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4대강 주변을 이전 상태로 되살릴 수 있는 방법에 대해 머리를 맞대고 고민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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