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호동 과거 캐는 종편의 초라한 개국특종
[블로그와] 비춤의 세상돋보기
비춤 | quess2@hanmail.net 입력 2011.12.02 08:44:42
▲ 세금 과소 납부로 국세청으로부터 수억 원대의 추징금을 부과받은 개그맨 강호동이 9월 9일 오후 서울 마포구 도화동 서울가든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입장을 밝히고 있다. 강호동은 이번 사건에 책임을 지고 연예계를 잠정 은퇴 한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종합편성채널(이하 종편) 4개 채널이 어제 일제히 개국했습니다. 지상파와 종편의 치열한 무한 경쟁이 시작된 셈인데요, 하지만 개국 첫날부터 그 출발은 다소 불안했습니다. 송출신호가 잘못돼 화면이 잘려 나오기도 했고, 개국 축하쇼에서는 사인이 맞지 않아 아무 멘트 없이 방송이 이어지는가하면, 개국축하무대에 오른 가수의 노래에 관객의 소리까지 섞여 나오는 음향사고가 발생하기도 했지요. 경험 미숙에서 오는 이러한 시행착오는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부분입니다. 하지만 채널A가 자랑스럽게 단독보도한 특종은 초라하기 그지없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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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국 입장에서는, 개국을 알리는 첫 방송이니만큼 확실히 시선을 잡아끄는 특종을 준비하고 싶었을 텐데요, 채널A의 선택은 뜬금없이 강호동이었습니다.
채널A는, 저녁 8시 30분 뉴스에서 강호동의 야쿠자 연루설을 단독보도했지요 그 내용은 무려 2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1988년 국내 굴지의 조폭 간부가 일본 야쿠자와 의형제를 맺는 자리에 강호동이 참석했었다는 것입니다. 이를 통해 강호동이 야쿠자와 연루되어 있었음을 시사했지요. 23년 전 고등학생 씨름선수 시절의 이야기를 선정적으로 보도함으로써 지난 9월 대한민국을 들끓게 했던 화제성을 다시금 끌어내고자 했습니다.
이에 강호동측은 '고등학생 때 일본에서 열린 씨름 대회에 출전했다가 경기 후 감독이 초청한 자리에 따라간 것뿐이다. 어떤 성격의 자리인지도 몰랐다'고 해명했는데요, 학생시절 감독에게 불려간 식사자리의 영상까지 보관하고 있는 이들의 방대한 데이타베이스에 기가 찰 지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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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당시 영상을 통해, 힐끔힐끔 눈치를 보며 등장하는 강호동을 가리켜 '서열이 낮아 긴장한 듯 보인다'는 해설까지 보탰는데요, 그야말로 조폭의 일원이라고 노골적으로 강조하는 모습이지요.
이미 잠정 은퇴를 선언하고 두문불출하는 강호동은, 뜬금없이 20년전 모습으로 대중에게 비춰지고 말았습니다. 한동안 종편행이 나돌더니 근래 들어 정계 입문설까지.. 가만히 있어도 바람 잘날 없는 강호동은 여전히 쉽게 여기저기 팔려나가고 있는 셈이지요. 과연 이러한 보도를 접한 시청자의 반응(피드백)은 어떠할지 궁금해집니다. 소위 국민정서말입니다.
이십년 전 신문사에는 하루에도 천여통의 독자투고가 우편으로 배달됐다고 합니다. 그리고 편집자는 이 중 신문사의 논조에 부합되는 글을 신문의 독자의견란에 게재할 수 있었겠지요. 구독자들은 이러한 독자의견란만을 보고 여론을 접했었습니다. 양방향 소통이 아닌 일방통행의 소통이었지요. 이러한 경험을 가진 신문사가 대대적인 투자를 해서 방송국을 차렸습니다. 과연 신문에 대한 피드백과 방송에 대한 피드백의 차이가 궁금해지는 이유입니다. 신문사 역시 점점 좁아지는 활자언론의 한계를 타계하고자 사활을 걸고 방송으로의 도전에 나섰습니다. 과연 이들의 도전은 어떤 전개를 맞게 될까요. 이는 결국 시청자의 몫이겠지요.
그래서 은퇴한 연예인의 20년전 과거를 끌어와 자극적인 해설을 덧붙이는 기획보도가, 과연 야심차게 시작된 방송의 간판 뉴스에 어울리는 특종인지도 묻고 싶습니다.
* 연예블로그 (http://willism.tistory.com)를 운영하고 있다. 사람속에서 살지만, 더불어 소통하고 있는지 늘 의심스러웠다. 당장 배우자와도 그러했는지 반성한다. 그래서 시작한 블로그다. 모두 쉽게 접하고 함께 공유할 수 있는 것에서 시작했다. 가장 가까운 사람과의 소통을 시작으로 더 넓은 소통을 할 수 있길 고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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