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http://media.daum.net/politics/others/newsview?newsid=20140920193604156
[취재파일] 새누리당 인천아시안게임 입장권 판매 독려 논란
인천에서 먼 시도당 '취지는 좋은데...'
SBS | 정형택 기자 | 입력 2014.09.20 19:36
새누리당은 지난 월요일(15일) 최고위원회의를 인천시당에서 열었습니다. 어제(19일) 개막한 인천 아시안게임의 성공적인 개최를 기원하기 위해서입니다. 당 지도부는 회의 이후 주경기장까지 직접 방문하며 아시안게임 붐업 조성에 동참하려는 열의를 보이기도 했습니다. 정부에 적극적인 지원을 당부하는 한편, 당이 직접 나서 성공적인 개최를 돕겠다는 뜻을 밝혔습니다. 김무성 대표는 당이 전국의 당원들에게 적극적으로 홍보해 입장권을 2억 원 이상 구매하도록 하겠다는 구체적인 내용까지 내놨습니다.
40억 아시아인의 축제이자 서울, 부산에 이어 우리나라에서 3번째로 열리는 국가적 행사의 성공을 위해 여당이 발 벗고 나서는 건 보기 좋은 일입니다. 특히, 입장권 판매가 저조해 적자 행사를 우려하는 인천시로서는 다른 어떤 지원보다도 반가운 소식일 겁니다.
하지만, 아시안게임 입장권 판매를 독려하는 당의 행동을 불편해하는 곳이 있습니다. 바로 새누리당 시도당들입니다. '2억원 이상 입장권 구매'라는 김무성 대표의 발언을 실천하기 위해 당 사무처는 가장 손 쉬운 방법을 택했습니다. 바로 시도당에 협조 공문을 보내는 일입니다. 물론, 협조 공문은 '협조'라는 말 뜻 그대로 당원들을 상대로 판매 독려를 부탁한다는 공손한 내용만 담겼습니다. 하지만, 중앙당의 도와달라는 부탁이 시도당에게는 그 이상의 부담으로 돌아오는 게 현실입니다. 실제로 몇몇 시도당에서는 중앙당에 직접 전화해 어느 정도 입장권을 사야 하는지를 물어봤고, 지역 사정과 시도당의 형편을 고려해 적정수준을 조율했습니다. 당의 좋은 의도가 시도당의 입장에서는 부담이 될 수도 있다는 겁니다.
특히, 인천과 거리가 먼 시도당(제주, 경남, 부산, 경북, 대구, 울산, 전남, 전북 등)의 고민은 더 깊습니다. 제주도당의 경우라면 당원이 입장권을 산다고 하더라도, 일부러 비행기를 타고 김포까지 와서 다시 해당 경기가 열리는 경기장으로 또 다른 교통수단을 이용해 이동해야 합니다. 시간, 비용 모두 만만치 않습니다. 결국, 시도당 역시 할당을 채우기 위해 또 손 쉬운 방법을 택했습니다. 당원협의회(당협)에 협조 공문을 보내는 겁니다. 이제 평일이 될 수도 있는 날의 경기를 일부러 비행기나 기차를 타고 인천까지 가서 볼 사람을 구해야 하는 고민을 당협이 떠맡게 되는 겁니다.
이 때문에 일부 당협에서는 당협위원장이나 핵심당원 일부가 개인 돈이나 당협 운영비로 할당량만큼의 입장권을 구매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표를 구매하더라도, 대량으로 구매한 표를 어떻게 처리할지가 또 다른 문제로 남습니다. 구매한 표를 아무에게나 나눠줬다가는 정당의 기부행위를 금지한 선거법 조항을 위반하게 되기 때문입니다.
(* 공직선거법 112조 : 이 법에서 "기부행위"라 함은 당해 선거구안에 있는 자나 기관·단체·시설 및 선거구민의 모임이나 행사 또는 당해 선거구의 밖에 있더라도 그 선거구민과 연고가 있는 자나 기관·단체·시설에 대하여 금전·물품 기타 재산상 이익의 제공, 이익제공의 의사표시 또는 그 제공을 약속하는 행위를 말한다.)
이 때문에 입장권을 일괄 구입한 당협에서는 법에서 금지하고 있는 기부행위에 해당하지 않는 구호기관과 장애인복지시설 등에게 입장권을 선물하는 방법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경우에도 문제는 또 있습니다. 바로 입장권만 있다고 해서 경기장을 직접 찾아 갈 수는 없다는 겁니다. 이동 경비와 시간이 들기 때문입니다. 결국, 당의 목표대로 입장권을 2억 원 이상 구입했다고 하더라도 경기장은 인천과 거리가 먼 시도당에서 구매한 표의 좌석수만큼 비어있을 수 있다는 얘깁니다.
선의를 폄훼하거나 곡해할 의도는 전혀 없습니다. '가뜩이나 표가 안 팔려서 걱정인데 쓸 데 없는 걱정까지 하고 있다'는 핀잔을 들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뜻이 훌륭한 만큼 방법도 그에 걸맞아야 한다는 걸 말하고 싶습니다. 그래야 좋은 뜻이 좋은 결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정형택 기자goodi@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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