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2035132

코스모스 무색한 금강... 그런데 나비가 없다
[현장] 담수화 식물인 부들·부레옥잠과 가시박 창궐... 생태계 위협
14.09.21 11:45 l 최종 업데이트 14.09.21 11:45 l 김종술(e-25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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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을을 알리는 대명사로 코스모스가 강변을 뒤덮었지만 찾는 사람이 없다. ⓒ 김종술

꽃은 피었는데 나비가 보이지 않았다. 찬바람이 불고, 가을을 알리는 코스모스가 금강변에 활짝 피었다. 하지만 녹조와 큰빗이끼벌레가 사멸하면서 부유물질로 가득 차 악취만 풍기는 금강은 찾는 사람이 없어 쓸쓸한 가을을 맞고 있다. 

지난 19일 세종보 상류 마리너 선착장을 시작으로 공주보, 백제보까지 좌·우안을 넘나들며 수질과 환경 및 자연생태환경을 돌아봤다. 이날 현장 조사에는 한준혜 공주생태시민연대 회장과 김성중 대전충남녹색연합 간사가 동행했다.   
먼저 찾아간 충남 공주시 금강둔치공원 앞은 백제문화제 행사준비로 분주했다. 작은 나룻배와 오리배가 띄워져 있었고, 강을 가로막은 채 임시도로를 만드는 중이었다. 각종 부유물질이 떠밀려온 물가의 수질은 많이 탁해 보였다. 오로지 하루살이와 심한 악취만 우리를 반길 뿐이었다. 물속 자갈과 바위에는 녹조가 가라앉아 있었는데, 그것들이 수생태계를 뒤덮어 생물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공주보 인근 연미산 공원에서도 자연비엔날레 행사 작품들이 강변을 빼곡히 채우고 있었지만, 작업자 3~4명만 앉아서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눌 뿐이었다. 상류와 마찬가지로 부유물질이 가득한 물속에는 담수지표종인 마름과 부레옥잠이 가장자리를 잠식하고 있다.

죽은 물고기 둥둥 떠다니는 금강 악취진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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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변 곳곳에는 죽은 물고기가 둥둥 떠다니고 있다. ⓒ 김종술

이인면 만수리 용성천 교각 밑에는 누군가 버린 것으로 추정되는 콘크리트 폐기물만 뒹굴고 있었다. 본류와 만나는 지점에 가까이 다가가자, 야생동물에 뜯긴 상처가 보이는 팔뚝만한 누치와 눈불개가 죽은 채로 물속에 둥둥 떠다녔다. 건너편 강변은 가시박(박과 1년생 생물)으로 뒤덮여 있었다. 외래종인 가시박은 주변 식물을 고사시키는 물질을 분비해 생태계 교란식물로 분류된다. 

대학삼거리로 내려가는 이인·탄천면 자전거도로 강변에는 화창한 날씨만큼이나 코스모스가 멋들어지게 피어 가을임을 알려줬다. 하지만 역시 이곳에서도 코스모스를 보며 가을을 즐기는 사람은 찾아볼 수 없었다. 이날 동행한 한준혜 회장은 "레이첼 카슨의 침묵의 봄에 나오는 장면처럼 꽃은 피었는데 나비가 없다"고 꼬집었다. 

정오 무렵 도착한 백제보에선 작업자들이 수력발전소 쓰레기를 걷어내는 시설물을 뜯어 수리중이었다. 수력발전소로 들어오는 쓰레기를 차단하기 위해 설치한 오탁방지막 근처에선 수백 마리 물고기가 그물에 갇힌 것처럼 주변만 맴돌고 있었다. 상류에서 떠내려 온 것으로 보이는 부레옥잠이 오탁방지막에 가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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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강을 뒤덮은 외래종인 가시박이 인근 산으로 향하고 있다. ⓒ 김종술

우안을 타고 오르는 길에 잠시 청양오토캠핑장에 들렀다. 텐트 하나가 눈에 들어왔다. 강가로 향하는 곳은 출입금지 표지판과 사슬이 가로막고 있었다. 캠핑 중이던 아무개씨는 "예전에는 아무 때나 강변을 찾아 텐트를 치고 물놀이를 했는데 지금은 물에 들어가지 못하고 잠이나 자다가 온다"고 푸념했다. 

세종시 청벽나루터 선착장은 낚시꾼의 차지가 되어버렸다. 각종 생활쓰레기와 낚시쓰레기가 버려지고 버려진 떡밥에는 날벌레가 꼬인다. 낚시 중이던 이한승씨는 "물은 탁하고 악취는 풍기는데 그래도 낚시하는 사람들을 위해서 좌대도 만들어 줬다"고 싱글벙글이다. 사실 이곳은 4대강 사업의 일환인 나루터를 복원하기 위해 데크로 만든 선착장이다.

마지막으로 찾아간 세종보 건너편 주차장도 찾는 사람이 없는지 잡초가 뒤덮어 버렸다. 수위는 장마 직후를 연상 시킬 정도로 높아서 수량이 보를 넘어 흘러들고 있었다. 공주·부여에서 열리는 백제문화제 행사를 위해 대청댐 수문을 연 것으로 추정된다. 

김성중 간사는 "작년까지 그리 심하지 않았던 가시박이 금강변을 뒤덮고 도로를 넘어 인근 산으로 오르면서 강변의 수목들이 죽어가고 있다"며 "강물 탁도가 심해서 수생태계가 무너지고 있다, 수차례 주장하는 말이지만 더 늦기 전에 수문을 개방하는 것이 죽어가는 금강을 되살리는 방안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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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변 곳곳에는 죽은 물고기가 둥둥 떠다니고 있다. ⓒ 김종술



 
Posted by civ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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