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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야가 살아온다 <20> 철정(鐵鋌)을 통해본 교역
국제신문
가야지역의 철제유물 가운데 가장 특징적인 물건은 철정(鐵鋌)이다. 일명 덩이쇠로 불리는 철정은 철기의 중간소재이면서 교역시 화폐로 사용됐다는 것이 학계의 연구 결과다. 학계에 보고된 최초의 철정 자료는 일제때인 1918년 경남 창녕고분군에서 출토된 ‘철편(鐵片)’을 통해서다. 철정은 7세기말에 편찬된 ‘일본서기’에도 언급돼 있다. 4세기 중반 백제의 근초고왕이 왜에 보낸 물품목록에 덩이쇠 40매가 나타나고 있어 당시에 이미 교역이 이뤄졌다는 것을 말해준다.
철정은 이른 시기의 판상철부(板狀鐵斧)가 바뀐 것으로 보인다. 기원전 1세기께 창원 다호리 유적에서 다량의 판상철부가 나왔으며 이후 3~4세기 가야지역 분묘에서 다량이 쏟아졌다.
5세기대 김해 양동리와 울산 하대 등지에서는 10장씩 묶음이 된 ‘10배수 매납’이 특징적으로 나타난다. 일정한 형태와 규격성은 화폐 기능이 있었음을 암시한다. 이때부터 판상철부는 철부(도끼)로서의 기능을 상실하고 소형의 철정으로 바뀐다.
철정이 화폐로 사용됐다는 것은 ‘삼국지’ 변진조에도 언급돼 있다. 가야지역 유적에는 잘룩한 철판이 묶음이 된 상태로 발견되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마치 중국 연나라의 화폐인 명도전이 노끈으로 묶인채 발견되는 것과 같다.
철정의 기원은 판상철부(板狀鐵斧)에서 찾는 것이 일반적이다. 가야지역에서는 기원전 1세기께 창원 다호리 유적에서 처음 판상철부가 나왔다.
동래 복천동 고분에서 나온 철정은 분석결과 단타(鍛打)에 의한 여러 겹 상태, 미세한 조직결정, 낮은 탄소함량 등의 특징을 보여 철기제조를 위한 중간소재임이 밝혀졌다.
이 철정은 신라 백제지역에서도 발견되지만 기능과 수량 면에서 가야유적의 것과 비교가 안된다. 일본열도에서는 규슈와 오사카가 있는 긴키(近畿)지방에서 집중 출토되고 있다. 그 형태를 비교해보면 한반도에서 유입된 것이 확실하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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