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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야가 살아온다 <30> 제5부 동북아속의 가야 '가야 고상가옥 中 농촌에 있네'
국제신문 입력: 2003.05.22 20:48 박창희기자
중국 지린성 퉁화 인근 농촌의 옥수수보관 창고.
“어, 가야시대 고상가옥과 비슷하네!”
중국 지린성(吉林省) 퉁화(通化) 인근의 농촌에서 취재진은 원두막처럼 생긴 창고를 발견하고 발걸음을 멈췄다. 네 기둥의 중간쯤에 곳간같은 공간을 꾸미고 뗏목을 엮듯 나무로 벽체를 만든 독특한 형태였다. 단순히 보면 한국식 뒤주에 높다란 기둥을 세운 구조다. 중국에서는 이를 ‘창즈(倉子)’라고 부르고 있었다.
현지에서 만난 70대 초반의 할머니는 “조상들이 사용해온 창고다. 주로 옥수수를 넣어둔다. 통풍이 잘 되기 때문에 옥수수 보관에 좋다”고 말했다.
중국 동북지방의 농촌에는 이같은 창고가 집집마다 하나씩 설치돼 있어 농가의 필수 시설이 되고 있음을 짐작케 했다.
이 창고는 외견상 가야시대 때 이용했다는 고상가옥과 비슷하다. 김해 봉황대 유적지와 김해 장유 신도시의 ‘아랫덕정 유적지’에 복원돼 있는 ‘고상가옥’과 별로 다르지 않다는 느낌이다.
중국의 이런 창고는 문헌기록에 나오는 고구려의 ‘부경(뷻京)’을 연상시킨다. 중국인이 기록한 3세기대의 사료인 ‘삼국지’ 위서 동이전 고구려전에는 고구려인의 생활풍습을 묘사하면서 ‘無大倉庫, 家家自有小倉(무대창고 가가자유소창)’이라 소개하고 이를 ‘부경’이라 부른다고 했다. 즉, 집집마다 작은 창고가 있다는 말이다.
학자들 중에는 이를 근거로 고구려 때의 농경풍습이 중국 동북지방에 전래되었다고 보는 이도 있다.
고구려식 창고인 부경은 일본열도로 건너가 일본식 창고가 됐다는 주장도 있다. 일본 도다이지(東大寺) 뒤편에 있는 곳간과 그곳의 정창원(正倉院)은 형태상으로 고구려 부경을 모방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 랴오닝성=박창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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