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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보지도 않고 ‘사실무근’ 결론내린 검찰
[검찰 수사결과 의문점]…국정원 지적사항이 정당하다? ‘박근혜 7시간’ 손도안대 “朴정권 대변인인가”
입력 : 2014-10-08  09:38:59   노출 : 2014.10.08  14:10:51 조현호·강성원 기자 | chh@mediatoday.co.kr    

세월호 침몰사고의 원인 및 책임을 수사해온 검찰이 무리한 과적과 변침에 따른 침몰로 결론을 내렸다. 또 해경 구조 담당자 일부에게만 법적 책임을 물어 부실 수사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특히 검찰은 사고 초기부터 제기됐던 각종 의혹에 대해 선체를 인양도 안한 상태에서 모두 사실무근 또는 증거가 없다는 식으로 묵살해 의문을 키웠다. 초미의 관심사였던 사고당일 박근혜 대통령의 행적과 청와대의 역할은 손도 대지 않았다.

대검찰청은 지난 6일 세월호 종합수사결과 발표에서 “세월호가 선사측의 무리한 증톤 및 과적으로 인해 복원성이 현저히 악화된 상태에서 운항하던 중 조타수의 조타미숙으로 인한 대각도 변침으로 배가 좌현으로 기울며 제대로 고박되지 않은 화물이 좌측으로 쏠려 침몰했다”고 밝혔다.

구조 실패에 대해 대검은 진도VTS 관제 담당자 13명을 직무유기죄로, 초기 구조 현장 지휘관인 해경 123정장을 업무상과실치사 혐의 등으로 불구속기소했다. 

그러나 대검은 침몰과정과 구조실패 과정에서 제기된 의혹을 부인하는데 급급했다. 이들은 침몰관련 의혹 5가지, 구조실패 관련 6가지 의혹을 사실무근이라고 밝혔다.

선저 오른쪽의 흔적을 두고 좌초 충돌이 제기된 것과 관련해 검찰은 ‘도색이 변색되거나 탈색된 것으로 파공이 아니다’라고 단정했다. 이를 두고 신상철 서프라이즈 대표는 7일 미디어오늘과 인터뷰에서 “지난해 취항했을 때 페인트(도색)를 바른 배 바닥이 외부와 접촉없이 변색된다는 것은 말이 안된다”며 “인양해서 들여다보고 정밀감정을 해보든, 수중촬영이라도 해보고 결론을 내려야 한다”고 지적했다. 신 대표는 “그저 몇몇 사람들의 의견으로 내린 결론은 수사가 아니라 추정일 뿐”이라고 비판했다.

임남균 목포해양대 해양운송시스템학부 교수는 7일 미디어오늘과 인터뷰에서 “현실적으로 선체를 인양하고 전문가들이 조사하려면 시간이 많이 걸리므로 현재 있는 자료와 배를 운항했던 사람들의 증언을 종합해서 조사할 수밖에 없다”며 “시뮬레이션을 했다면 자료를 모두 공개해야 전문가들이 보고 판단할 수 있는데 공개하지도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세월호 침몰 당시 선저 중앙 우현에 하얗게 보이는 변색 상태. 사진=전남 어업지도선 촬영 동영상캡처
 
임 교수는 “정확한 원인을 밝히려면 지금 인양한다고 해도 기계들이 많이 부식했고 항적기록 등도 벌써 다 소실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정원과 관련한 부분에 대해서도 부실수사 논란이 제기됐다. 국정원 지적사항 파일의 정체를 두고 검찰은 국정원법과 보안업무규정 등에 의한 보안측정이었으며, 다른 대형 여객선에서도 하는 것으로 ‘국가보호장비 지정업무’를 수행한 것일 뿐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신상철 대표는 “유독 세월호에서만 국정원이 배의 수리에까지 관여한다는 것을 누가 납득하겠느냐”며 “국정원을 수사하긴 했는지 의문”이라고 비판했다.

민변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과 법률지원특위’ 위원장인 권영국 변호사는 7일 미디어오늘과 인터뷰에서 “처음에 국정원이 해명했던 내용에서 한 치도 벗어나지 못한 것을 보면 국정원은 수사조차 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사고당일 박근혜 대통령의 ‘7시간’ 행적에 대해 검찰은 아예 손도 대지 않았다. 신 대표는 “최고책임자 행방조차 밝히지 못한 것이 과연 수사인지 의문”이라고 비판했다. 유기홍 새정치민주연합 수석대변인은 “정부 대응의 책임을 전적으로 진도해경에 전가할 뿐, 4월 16일 아이들이 죽어갈 때 청와대와 정부가 무엇을 어떻게 했는지에 대해 전혀 밝히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사고당일 CCTV 시각이 조작됐을 가능성을 두고 검찰은 “대검 디지털포렌식센터(DFC) 분석 및 전문가 감정 결과 DVR이 비정상적으로 종료돼 손상된 영상파일이 복구되지 않았을 가능성이 있으며, 누군가 고의로 종료한 정황은 발견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민변 세월호 법률지원 특위의 박주민 변호사는 “CCTV가 꺼진 이유에 대해 김인성 전 한양대 컴퓨터공학과 교수는 로그 기록 분석을 통해 스위치를 끄는 정상적인 방법에 의한 전원 차단이 아니라 전원의 비정상적인 중단이 원인이라 진단했다”며 “배가 기울면서 코드가 뽑혔거나 누가 고의로 뽑았다는 건데 그 부분은 수사하지 않고 ‘고의 종료 정황이 없다’고 결론 낸 검찰의 주장은 황당하다”고 비판했다.

박범계 새정치연합 원내대변인은 7일 원내대책회의에서 “세월호에 설치된 64개의 CCTV 동영상과 업무용 노트북이 포렌식 전문가에 의해 복구돼 법원에 증거보전 돼 있는데도 이 부분이 어떻게 수사에 반영됐는지 대검 형사부장은 전혀 설명하지 않았다”며 “정보기관에 대한 유가족의 증거보전 신청이 공개적으로 거부당한 것 역시 수사에 반영되지 않은 것 같다”고 지적했다.

특히 검찰은 언딘 잠수사의 우선 잠수를 위해 해경이 해군과 UDT 투입을 막았다는 의혹에 대해 ‘안전 때문이었다’는 해경과 해군 주장을 앵무새처럼 되풀이했다. 신상철 서프라이즈 대표는 “과연 검찰인지 해경·해군 대변인인지 의심스럽다”며 “해군 수상구조함이 출동하지 못한 것이나, 1시간 거리인 해군 3함대에서 출동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선 언급도 없다”고 비판했다.

권영국 변호사는 “구조적 문제에 대한 엄밀한 조사·수사가 필요한데 단순히 형법상 문제가 안 된다는 식으로 검찰이 사실상 면죄부를 줬다”고 말했다. 



 
Posted by civ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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