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http://www.koguryo.org/travel/cholli-4.htm, http://bit.ly/1t1tOvO
요동의 금강산 천산(千山)
고구려 천리장성을 찾아 (4)
요새안의 납인형 당태종에게 예를 올리는 설인귀
1992년 새로 지은 중국식 요새를 보면, 먼저 가운데 문을 열면 설인귀가 당 태종을 알현하는 장면이 재현되어 있고, 그 옆문으로 들어가면 양옆과 뒷면이 모두 설인귀를 영웅화하는 그림으로 꽉 차있다. 설인귀가 태어나는 전설에서부터 어릴 때의 무용담, 전쟁 승리담이 신화처럼 이어지다가 결국 안시성싸움의 현장 모형으로 끝나는 이야기다. 설인귀의 개인상을 만들어 놓았는데 그 눈은 진짜 사람의 눈이라는 것이 안내하는 아가씨의 설명이다. 진짜인지 가짜인지 알 수 없지만 '눈은 진짜 설인귀의 것이다'고 하지 않은 것만도 다행이다. 출구에 만들어 놓은 안시성 싸움 모형을 보면, 당나라 군사가 질풍같이 쳐들어 가 고구려를 무찌르는 장면이다. 당 태종이 멀리 산에서 바라보는 가운데 설인귀가 성문을 부수고 달려 들어가고 있고,흰 갑옷을 입은 고구려 장군도 달리고 있으나 고구려 군은 모두 지리멸멸한 형상으로 그렸다. 특수음향효과까지 만들어 들려주는데 다행히 오늘은 정전이라 듣지 못했고 그림과 설명도 자세히 볼 수도 없었다. 손전등 두 개로 그림을 비추며 설명하는 것을 녹화하려 했으나 안내원의 제지로 그만 두어야 했다. 성을 나와 뒷산을 오르면 꼭대기에 설인귀가 칼을 빼들고 말 위에서 지휘하는 석상을 만들어 세워 놓았다. 모두가 자연보호에 철저하게 위배되는 일들이지만 현재 중국에서 진행되는 씨아하이(下海, 안정된 국영 직장을 버리고 돈벌이로 뛰어드는 것)와 맞물려 철저하게 상업적으로 운용되고 있다. 불과 1년 전 엄청나게 돈을 들여 지은 요새 건물은 손님을 끌기 위해 산이 떠나가듯 음악을 틀어 댄다. 정전이 되자 발전기를 틀어가며 노래를 틀어대는데 이건 도저히 들어줄 수 없는 소음공해다. 발전기가 자주 정지해 조용할 때가 많아 다행이었지만 정말 마음이 편치 않은 답사였다.
설인귀가 전쟁을 끝내고 우리 땅에 남아있었던 기간은 가장 길어야 30년이다. 30년 뒤에는 고구려 후예들이 발해를 새우자 당나라는 완전히 철수한 것이다. 30년이라고 하지만 전쟁 뒷수습하느라 고구려인들의 독립운동 막으랴 성을 쌓을 시간도 여유도 없었다. 안시성은 당 태종이 눈에 화살을 맞고 도망친 현장이 아닌가. 그런데 여기서 완전히 거꾸로 된 역사를 보고 있는 것이다. 668년 고구려가 멸망한 뒤에도 안시성은 계속해서 당나라에 저항해 3년 뒤인 671년 7월에야 비로소 성을 비워줄 만큼 끝까지 버텨낸 우리의 자존심이다. 그러나 결국은 고구려가 패망했다는 역사적 사실 때문에 마지막 승리 장면만 가지고 모든 역사를 서술하고 있는 것을 어찌할 것인가? 이제 정복자들이 철저하게 없앤 역사적 사실을 되살리는 것이 우리 역사가들의 임무이다. 당나라가 30년도 못 지킨 그 땅에서 700년 이상이나 살며 일궈낸 우리 선조들의 발자취를 찾고, 고구려 장수들이 승리와 무용담을 되살려야 할 때가 온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 천산에서 벌어지고 있는 역사왜곡의 현장은 우리가 피해야 할 곳이 아니라 반드시 가 봐야 할 소이다. 우리 젊은이들을 될 수 있으며 많이 보내 현장 실습장으로 삼으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해 보았다.
요동의 금강산 천산(千山)
고구려 천리장성을 찾아 (4)
고구려 천리장성을 찾아 - 고구려연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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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흔적도 없이 사라진 고구려 요동성 http://tadream.tistory.com/24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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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최초 공개, 고구려 박작성(泊灼城)! http://tadream.tistory.com/54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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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양에서 천산을 가기 위해 안산행 버스를 탔다. 고구려 산성을 찾아다니는 것이 목적이지만 천하 명산이라는 천산이 있는 곳을 그냥 지나칠 수가 없고, 오랜만에 수려한 경관을 보며 휴식을 취하는 여유를 부려보고 싶기고 했던 것이다. 안산에 3시 반쯤 도착. 안산 역 앞은 북경이나 심양보다 더 복잡한 것 같다. 버스, 택시, 전차 등 모든 것이 이곳에 모이고 떠난다. 천산은 안산에서 동남쪽으로 25㎞ 밖에 안 되는 가까운 곳이라 승합차를 타면 30분밖에 걸리지 않은 거리인데 시내버스를 탔더니 1시간 이상이 걸린다. 5월 7일 아침, 8시가 넘어 천산 구경을 나섰다. 입구에 제법 웅장한 문을 세워 입장료를 받고 있다. 문을 들어서자마자 오른쪽에 서있는 안내판을 보는데, 큰 안내판 옆에 별로 튀지 않은 안내판이 하나 따로 서 있었다. [당대(唐代) 고성(古城) 안내도] 나는 갑자기 눈이 번쩍 뜨였다. 당대라면 고구려 때이고, 당나라가 이곳에 성을 쌓은 기록이 없으니 만일 그 고성이 정말 당나라 때의 것이라면 고구려 성이 틀림없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모은 자료에는 천산에 고구려 산성이 있다는 기록이 없었다. 그런데 고성이 있고, 그것도 당대라고 하니 이 무슨 횡재인가. 마치 유람길에 큰 보물을 얻은 것처럼 기뻤다.
고당나라 고성은 고구려의 산성이다.
찻길이 끝나는 지점에 가니 고도관(古道關)이란 대문이 서 있고, 표지판에는 [당 태종이 고구려를 쳐들어올 때 이곳을 통해서 들어왔다]고 기록되어 있다. 그 주위에는 당대 고성에 관한 사진 선전판이 서 있는데 맨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이 안시성 싸움에서 당나라 군사가 고구려를 신나게 무찌르는 사진(그림을 그려 사진으로 찍은 것)과 그에 대한 설명이고, 이어서 당시 당나라 대장이었던 설인귀를 영웅화하는 것이 대부분이다. '이것이 바로 역사왜곡의 현장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 한 번 철저하게 조사해 보기로 했다. [당대 고성]이라고 써있는 입구를 지나 가파른 길을 한참 오르니 입장료를 받는데 3원씩이다. 여기까지 와서 안 볼 수도 없어 대부분 입장을 하지만 젊은 청년들 몇 명은 3원이라니 혀를 내두르고 도로 내려가 버린다. 먼저 당 태종이 먹었다는 우물이 있는데(표지판이 서 있다) 물은 없고 쓰레기만 잔뜩 채워져 있다. 새로 쌓은 돌 축대 위에는 중국식 성을 지어 놓았는데 마치 삼국지에 나오는 평지성을 산꼭대기에 세워 놓은 것처럼 어울리지가 않았다. 성 안으로 들어가는 원형문 위에 얹은 세 개의 돌덩이는 진짜 옛날 성문의 것이라는 설명과 함께 [옛날 고성이 있었던 곳]이란 표지판이 세워져 있다. 고구려 성이나 당나라가 쌓은 것이냐 하는 논의는 뒤로 미루더라도 천산에 고대의 성벽이 남아 있다는 것 자체가 정말 새로운 발견인 것이다.
역사 왜곡의 현장
요새안의 납인형 당태종에게 예를 올리는 설인귀
1992년 새로 지은 중국식 요새를 보면, 먼저 가운데 문을 열면 설인귀가 당 태종을 알현하는 장면이 재현되어 있고, 그 옆문으로 들어가면 양옆과 뒷면이 모두 설인귀를 영웅화하는 그림으로 꽉 차있다. 설인귀가 태어나는 전설에서부터 어릴 때의 무용담, 전쟁 승리담이 신화처럼 이어지다가 결국 안시성싸움의 현장 모형으로 끝나는 이야기다. 설인귀의 개인상을 만들어 놓았는데 그 눈은 진짜 사람의 눈이라는 것이 안내하는 아가씨의 설명이다. 진짜인지 가짜인지 알 수 없지만 '눈은 진짜 설인귀의 것이다'고 하지 않은 것만도 다행이다. 출구에 만들어 놓은 안시성 싸움 모형을 보면, 당나라 군사가 질풍같이 쳐들어 가 고구려를 무찌르는 장면이다. 당 태종이 멀리 산에서 바라보는 가운데 설인귀가 성문을 부수고 달려 들어가고 있고,흰 갑옷을 입은 고구려 장군도 달리고 있으나 고구려 군은 모두 지리멸멸한 형상으로 그렸다. 특수음향효과까지 만들어 들려주는데 다행히 오늘은 정전이라 듣지 못했고 그림과 설명도 자세히 볼 수도 없었다. 손전등 두 개로 그림을 비추며 설명하는 것을 녹화하려 했으나 안내원의 제지로 그만 두어야 했다. 성을 나와 뒷산을 오르면 꼭대기에 설인귀가 칼을 빼들고 말 위에서 지휘하는 석상을 만들어 세워 놓았다. 모두가 자연보호에 철저하게 위배되는 일들이지만 현재 중국에서 진행되는 씨아하이(下海, 안정된 국영 직장을 버리고 돈벌이로 뛰어드는 것)와 맞물려 철저하게 상업적으로 운용되고 있다. 불과 1년 전 엄청나게 돈을 들여 지은 요새 건물은 손님을 끌기 위해 산이 떠나가듯 음악을 틀어 댄다. 정전이 되자 발전기를 틀어가며 노래를 틀어대는데 이건 도저히 들어줄 수 없는 소음공해다. 발전기가 자주 정지해 조용할 때가 많아 다행이었지만 정말 마음이 편치 않은 답사였다.
장사꾼들의 역사 팔아먹기
설인귀가 전쟁을 끝내고 우리 땅에 남아있었던 기간은 가장 길어야 30년이다. 30년 뒤에는 고구려 후예들이 발해를 새우자 당나라는 완전히 철수한 것이다. 30년이라고 하지만 전쟁 뒷수습하느라 고구려인들의 독립운동 막으랴 성을 쌓을 시간도 여유도 없었다. 안시성은 당 태종이 눈에 화살을 맞고 도망친 현장이 아닌가. 그런데 여기서 완전히 거꾸로 된 역사를 보고 있는 것이다. 668년 고구려가 멸망한 뒤에도 안시성은 계속해서 당나라에 저항해 3년 뒤인 671년 7월에야 비로소 성을 비워줄 만큼 끝까지 버텨낸 우리의 자존심이다. 그러나 결국은 고구려가 패망했다는 역사적 사실 때문에 마지막 승리 장면만 가지고 모든 역사를 서술하고 있는 것을 어찌할 것인가? 이제 정복자들이 철저하게 없앤 역사적 사실을 되살리는 것이 우리 역사가들의 임무이다. 당나라가 30년도 못 지킨 그 땅에서 700년 이상이나 살며 일궈낸 우리 선조들의 발자취를 찾고, 고구려 장수들이 승리와 무용담을 되살려야 할 때가 온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 천산에서 벌어지고 있는 역사왜곡의 현장은 우리가 피해야 할 곳이 아니라 반드시 가 봐야 할 소이다. 우리 젊은이들을 될 수 있으며 많이 보내 현장 실습장으로 삼으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해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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