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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구려 최대의 성 오골성(烏骨城)


'일도(一都) - 환인 오녀산성, 일릉(一陵) - 집안, 일성(一城) - 봉황산산성’
고구려를 대표하는 세 가지를 이야기할 때 일성으로 일컬어지는 ‘봉황산산성(鳳凰山山城)’이 바로 ‘오골성(烏骨城)’이다.

요서를 바라보며 병풍처럼 우뚝 서 있는 봉황산의 최고봉인 찬운봉(攢雲峰)의 형상이 벼슬을 곧추 세운 오골계가 위엄있게 아래 쪽을 굽어보는 것 같아 당나라 이전까지 ‘오골산’이라 불렸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다. 요즘 등산 관광지로 단장한 ‘봉황산성’과는 다르다.


동쪽으로 바로 뒤, 삐죽삐죽 솟아오른 또 다른 봉우리들의 능선 더 뒤쪽 동대정자(東大頂子)까지 이어지며 둥근 모양을 만든 땅에 1500년 전 고구려인들이 축성한 것이 ‘오골성’이다. 남문 터 입구 쪽에 ‘봉황산산성’이란 작은 표지석을 세워 남북조시대 말기에 ‘웅산성(熊山城)’이라 불리다가 요나라 때 ‘산음성(山蔭城)’이라 개축하고, 지금은 번듯한 산문까지 만들어놓은 ‘봉황산성’과 구분하고 있다. 

천신만고 끝에 찾아 오른 미답지 서남쪽 성벽

고구려산성에 관한 책에 소개된 오골성의 성벽은 대부분 북문 터에서 서쪽 능선과 동쪽 능선에 축성한 것이다. 그나마 훼손이 덜 됐고, 온전한 모습으로 고구려 성벽의 특징을 제대로 보여주고 있다.


다른 곳의 성벽은 한국 답사팀이 직접 확인된 곳이 드물다. 산세가 험한데다 이 지역이 군사보호구역으로 묶여 일반인의 출입을 통제하는 탓에 제대로 조사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방송용 송신탑이 세워져 있는 봉황산 정상에서 남쪽으로 흘러 내려온 능선은 먼발치에서 보던 대로 온통 바위투성이에다 깊은 골을 끼고 있었다. 그런데 그 곳을 “내가 어릴 때 놀던 고구려산성으로 안내하겠다”는 삼륜 택시기사의 말만 듣고 갈 수 밖에 없었다. 북문 쪽으로 가려면 해가 질 것이고, 출입 여부도 불투명하다는 것이었다. 어쩔 수 없었다. 따라갔다. 물이 말라버린 계곡으로 들어갔다. 한참을 가니 인기척이 났다. 돌 깨는 작업을 하고 있던 중늙은이를 향해 택시기사가 반갑게 아는 체 한다.

“형, 나야 영웅이.”
“어, 너구나”

펑청시에 나가 삼륜 택시기사를 하는 영웅(英雄ㆍ40)씨는 봉황산 남쪽자락 아랫 마을의 토박이인 강(康)씨 집안의 일곱째였고, 돌 깨는 형 영량(英亮ㆍ52)는 넷째다. 함께 작업을 하던 인부는 동네 사람 후방국(候方國ㆍ46)씨.

이들까지 하던 일을 멈추고 길잡이로 나섰다.

“위로 올라가면 뾰족한 봉우리 사이에 두 곳이나 성벽이 있다”며 자신만만하게 앞장섰다. 그래도 처음 10여분 동안은 잡풀과 잡목이 무성한 길이 있었고, 돌 위에 계단을 만들어 놓은 흔적도 보였다. 먼 옛날 고구려인들이 산성으로 오르내리기 위해 만든 돌길이란 말인가. 이끼 낀 틈새와 세월의 풍상 속에 깎여나가 모양만 겨우 남아있는 계단의 모습이 산성의 존재를 말해주는 듯 했다.


‘바다 해(海)’를 새겨 놓은 돌덩어리도 발견했다. 산에서 내려와 바다로 가는 방향을 표시하기 위함이었으리라.

돌 계단을 지나자 길이 없었다. 워낙 인적이 드문 곳이고, 산 짐승 밖에는 찾아오는 이가 없으니 잡목만 무성하다. 강씨 형제도 헷갈리는 모양이다. 후씨와 방향을 나눠 산성 가는 길을 찾는다. 얼마나 지났을까. 먼저 올라간 후씨가 소릴 질렀다. “이 쪽이요.” 켜켜이 쌓인 낙엽 늪에 푹푹 빠지면서 오르고 또 오르고, 이리저리 삐져나온 나뭇가지를 피해가며 가뿐 숨을 몰아쉬다보니 잘 정돈된 성벽이 보였다.


높지 않았다. 길지 않았다. 10여m 정도만 성곽의 원형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었고, 그 옆은 나무와 또 다른 암릉이 이어졌다. 오골성 서남쪽 성벽의 일부가 분명했다. 

성벽 옆 암릉에 서자 오골성의 내부가 훤하게 눈에 들어왔다. 저 건너 동대정자산의 동쪽 능선이 장쾌하다. 바위봉우리 사이로 보이는 서쪽 능선 위의 송신탑은 코 앞에 있는 듯하다. 

봉황산을 서쪽 방어 능선으로, 동대정자산을 동쪽 방어 능선으로 삼고 있는 오골성이 천혜의 요새임을 깨달게 한다. 북에서 남으로 길고 넓게 펼치진 완만한 굴곡을 낀 평지는 중국역사서 ‘요동지(遼東誌)’가 기술했던 대로 ‘십만대군’이 숙영하고, 훈련하면서 최정예 군대로 거듭나기에 충분한 조건을 갖춘 지형이다.

고구려 최대의 성, ‘대성지관(大城之冠)’

오골성은 고구려 최대의 성이자 현존하는 최대의 석축산성으로, ‘대성지관(大城之冠)’이라 불릴 정도다.

천혜의 암릉을 포함한 성의 전체 둘레가 무려 16km이다. 성벽은 총 7527m이고, 현재 비교적 보존이 잘 된 곳은 약 2355m, 많이 훼손된 곳이 5170m로 조사됐다. 성벽의 아랫폭은 5~6m, 윗폭은 3~4m이며 높이는 5~8m다. 성벽 86개 구간과 천연 장벽 87개 구간으로 나뉜다.


오골성에는 남, 북, 동 3곳에 성문이 있었고 점장대(点將臺), 봉화대(峰火臺), 고산초소(高山哨所), 기간좌(旗杆座), 우물과 채석장의 유적 등이 발견됐다.

랴오닝성의 동남부 교통 요지에 위치한 오골성은 서남쪽으로 ‘백암성’, 동쪽으로 압록강 하류와 인접해 있기 때문에 대륙에서 한반도로 들어오려면 반드시 오골성을 거쳐야 한다. ‘요녕사적자료’에 따르면 612년 수나라의 설세웅(薛世雄), 우중문(于仲文) 등이 대군을 이끌고 고구려를 침공할 때도 이 곳을 거쳐 갔고, 당나라 역시 고구려 원정에나설 때 ‘오골성 공락’을 주요 전략으로 삼았다. 

중국은 ‘오골성’을 고구려 시대, 고구려인들에 의해 만들어진 성으로 인정하고 있다. 그러나 고구려의 역사를 중국 역사의 일부라고 주장한다. 지금 동북 3성에 살고 있는 소수민족 조선족과 고구려족은 다르며, 그 옛날 고구려족은 이미 중국 민족으로 흡수됐다는 것이다.

오골성의 속살, 너른 들판

오골성의 남문터로 들어서다 보면 동쪽으로 긴 담장을 만난다. 그 옆으로 북문터 로 이어지는 길이 나있다.


휑한 벌판에 서있는 작은 표지석 하나만이 이곳이 1500년 전 강한 고구려인들이 요서 지방에서 침공하는 수나라, 당나라 대군을 막아내던 ‘오골성’임을 알려줄 뿐이다. 그것도 ‘봉황산산성’이란 이름으로.

남문터에는 마치 무너진 봉분 같은 펑퍼짐한 흙덩어리가 있다. 앞에서 보면 그저 토산일 뿐이다. 그러나 뒤로 돌면 무너져 내린 흙더미 사이로 가지런히 정돈된 돌들이 드러나 있다.


석성을 만든 뒤 흙을 쌓아올린 것인지, 석성 위에 세월이 흙을 덮은 것인지 알 수 없지만 분명한 성벽임을 알려준다. ‘점장대’로 추정되는 곳이다. 좌우로 거대한 병풍처럼 산이 솟아있기 때문에 이 곳 위에 서면 탁 트윈 전방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다. 

제 아무리 막강한 군대가 침공해도 평지로 이어지는 이 곳과 산과 산 사이의 고개 역할을 하는 북문만 철통같이 막아내면 ‘철옹성’이 되는 곳이 ‘오골성’이다. 

그 많던 고구려 병사들은 어디에 있는 것일까.
우렁찬 함성이 둥글게 둘러싼 봉우리를 타고 메아리 되어 울려퍼진다. <浩>


* 클릭하면 크게 보입니다.
고구려 돌계단
봉황산의 남쪽 계곡에서 산성으로 오르는 길에서 발견한 고구려의 돌계단.
봉황산 송신탑
봉황산 송신탑이 있는 능선이 날카로운 형상을 하고 있다.
남쪽 성벽에 오른 사람들
봉황산 아랫마을의 토박이인 후씨와 강씨 형제(앞쪽부터)가 산성 옆 봉우리에서 쉬고 있다.
오골성의 남쪽 성벽
짧지만 잘 정돈된 오골성의 남쪽 성벽.
미답지 남쪽 성벽
인적이 드문 봉황산 남서쪽 능선 사이에 있는 고구려 성벽.
서남쪽에서 본 오골성 내부
험준한 봉우리 사이에 있는 봉황산 서남쪽 능선에서 본 오골성의 북문터 방향과 너른 평야지대.
점장대의 앞 모습
남문터 입구에는 점장대로 추정되는 흙무덤이 있다. 앞은 토산이지만 뒤로 돌아가면 흙더미 속에 석성이 드러나 있다.
남능과 아랫마을
봉황산의 남쪽 능선과 아랫마을. 이곳은10여채가 사는 작은 마을이지만 돌담을 잘 쌓아 놓은 모습이 인상적이다.
북문터로 가는 길
오골성의 남문터에서 북문터로 가는 길. 안으로 들어갈수록 넓은 개활지가 나온다.
오골성 남문터 옆의 긴 담장
남문터 옆의 긴 담장은 중국의 군사시설이다. 그 뒤로 동쪽 성벽 역할을 하는 능선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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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civ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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