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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민, 부여 금강. Pigment Print. 100x150cm. 2013ⓒ박정민
4대강은 진정 살아났나? 박정민 작가의 ‘4대강+1운하 사진’전
이동권 기자 su@vop.co.kr 발행시간 2014-10-31 07:32:00 최종수정 2014-10-31 07:32:00
박정민, 부여 금강. Pigment Print. 100x150cm. 2013ⓒ박정민
갖가지 우려에도 불구하고 강과 국토를 파헤치는 4대강 사업이 시행됐다. 이 사업에는 22조원이라는 막대한 세금이 투입됐다.
첫 삽을 뜰 때부터 회복 불가능한 재앙은 예고됐다. 하지만 이명박 정부는 '4대강 살리기'라는 이름으로 공사를 강행했다. 4대강 사업의 이름은 처음엔 '한반도 대운하'였지만 '4대강 정비사업'으로, 그리고 다시 '4대강 살리기'로 바뀌었다.
당시 정부의 홍보는 대단했다. 집중호우와 가뭄 등 기상이변에 대비하고, 수자원을 효과적으로 활용하는 한편, 수질개선과 생태하천 조성으로 문화레저 사업이 활성화되면 삶의 질까지 높아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공사가 완료된 이후 결과는 정부의 주장과 달랐다. 물은 썩고, 생태계는 파괴됐으며, 문화유산은 망가졌다.
4대강뿐만 아니라 지난 몇 년간 전 방위적인 토목공사가 벌어졌다. 경인아라뱃길도 뚫렸고, 여의도 샛강생태공원 같은 공간도 새롭게 조성됐다. 하지만 하천 유역에 대한 총체적인 조사와 분석, 관리 계획이 부실한 상태에서 개발이 진행돼 갖가지 부작용을 낳았다.
박정민 작가는 이 비극의 현장을 묵묵히 쫓아다녔다. 낙동강 강변에서 포클레인이 벌건 모래를 퍼 올리고, 여주 남한강에 날아온 새가 쓰레기 위에서 휴식을 취하고, 푸릇한 잔디처럼 녹조가 들어찬 부여 금강 등을 사진으로 기록했다.
박 작가는 4대강 사업이 시작될 2010년 봄부터 완공 이후인 2013년 가을까지 40여 차례에 강을 찾았다. 그리고 사실 그대로의 모습을 전달하는 것에 초점을 뒀다. 대신 그는 사진을 통해 물음을 던지는 방식으로 관람객과 말걸기를 유도했다. 환경문제에 대한 보다 깊은 자각과 성찰을 유도하기 위한 의도였다.
그의 사진을 보면 강은 개발하는 것보다 인간과 자연의 안식처로서 더욱 가치가 있다는 것이 느껴진다. 세계 여러 나라들이 댐과 보를 철거하고, 자연과 함께하는 '강 살리기' 운동에 나서는 이유도 다르지 않겠다. 우리나라보다 150년이나 앞서 강을 수로로 정비한 독일과 스위스는 엄청난 비용을 들여 다시 강 살리기를 하고 있다. 물은 자연스럽게 흐르도록 내버려두는 것이 가장 좋다는 것을 뒤늦게 깨달았기 때문이다.
박정민 작가는 그동안 기록했던 4대강을 몇 차례에 걸쳐 소개했다. 이번에는 대전 도어북스에서 <다운 바이 더 리버(Down by the River)-박정민 4대강+1운하 사진전>을 마련했다. 이번 전시는' 제1회 한국다큐멘터리 사진의달' 행사의 일환으로 준비된 사진전이기도 하다. 11월 한 달 동안 다양한 다큐멘터리 사진전이 전국 수십 곳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열릴 예정이다.
박정민 작가는 "사진의 역할이 기록인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내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건 기억이다. 사람들 머릿속에 4대강 문제가 계속 기억되고, 기억돼야만 반성과 성찰로 이어진다. 사진이 이슈를 따라가는 경우가 많다. 그러면 떴다가 가라앉고, 떴다가 가라앉고 그렇게 된다. 4대강에서 강정마을로, 강정마을에서 밀양송전탑으로……이슈가 터지면 휩쓸려 버린다. 연속성을 생각하고 계속 같이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 반복적인 관심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어 "전시를 할 때 가장 고민하는 것이 사진을 고르는 일이다. 나는 내 사진을 계속 본다. 수십 번 여러 달에, 여러 해에 걸쳐 보면서 질리는 사진을 뺀다. 오랫동안 쳐다보면서 생각할 수 있는 사진, 오래 기억되는 사진을 고르려고 한다"고 소개했다.
박정민, 예천 낙동강. Pigment Print. 100x80cm. 2010ⓒ박정민
박정민, 여주 남한강. Pigment Print. 70x105cm. 2011ⓒ박정민
박정민, 공주 곰나루. Pigment Print. 105x70cm. 2011ⓒ박정민
박정민, 창녕 낙동강. Pigment Print. 75x100cm. 2010.ⓒ박정민
박정민, 인천 경인아라뱃길. Pigment Print. 75x100cm. 2010ⓒ박정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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