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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평의 이순신 이야기] 동고동락 리더십, 국난을 극복하다!
<혼돈의 시대, 리더십을 말하다> 박종평 이순신 이야기 (23)
박종평 이순신 연구가 | ilyo@ilyoseoul.co.kr [1037호] 승인 2014.03.17 13:25:17
이순신의 수결은 일심(一心, 한마음)
“흐르는 땀에 미래를 걸어라”
최근에 서번트 리더십(Servant Leadership, 섬김 리더십)이 유행했었다. 헤세(H. Hesse)가 쓴 《동방 순례》에서 찾아낸 레오의 리더십이다. 레오의 리더십을 한 외국 경영학자가 서번트 리더십이라고 정의했다. 서번트 리더십은 리더가 목표를 제시하고 질책하면서 이끄는 권위적·하향식 리더십이 아니다.
그와 정반대로 조직의 목표 달성을 위해 구성원들이 적극적·능동적으로 참여해 아래로부터 변화를 만들고, 목표를 성취하게 만드는 리더십이다. 서번트 리더, 섬기는 리더는 무작정 자신의 주장을 강요하지 않는다. 구성원의 동기부여를 중시하고, 주인의식을 갖도록 만들려고 노력한다. 끊임없는 설득과 경청이 그 바탕이다.
오늘날의 많은 리더들은 생소한 외래 용어인 서버트 리더십을 마치 아주 새롭고, 선진적인 경영 리더십인 것처럼 주목하고 따라하려고 노력한다. 그러나 서번트 리더십은 이름만 그럴듯한 외래어일 뿐이다. 우리말로 표현하자면 ‘섬김 리더십’이다. 리더가 구성원과 고객을 섬기고, 항상 솔선수범하면서 동고동락하는 자세이다.
성공한 리더들을 살펴보면 그들 대부분이 섬김 리더십이 몸에 배어있었던 사람들이라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특히 이순신 장군은 두 말하면 잔소리이다. 섬김 리더십을 이순신은 그가 있는 모든 곳, 그가 만나는 모든 사람들에게 실천했다. 백전백성의 위대한 장수가 될 수 있었던 이유, 행정의 달인, 탁월한 경영가 이순신이 될 수 있었던 이유이기도 하다.
“리더가 앞장서라!”
전쟁으로 굶주리는 백성과 군사들을 위해 이순신은 식량을 마련할 수 있는 일이라면, 대장의 계급장은 무시하고 그 어떤 천한 일이라도 마다하지 않았다. 그런 그였기에 심지어 그는 전쟁 중에도 나라에 필요한 각종 진상품을 생산해 공급할 수 있었다.
▲견내량에서 미역 53동(한 동은 말린 미역 10묶음)을 따왔다. (1594년 3월 23일)
▲오늘 무씨 2되 5홉을 심었다. (1594년 6월 7일)
▲미시에 메주 만드는 것을 끝내고 부뚜막에 들여놓았다. (1596년 1월 20일)
그에게 대장 직위나 양반 체면은 부질없는 사치에 불과했다. 자신이 가장 먼저 앞장서서 현장에서 군사와 백성들과 함께 노동을 했고 땀을 흘렸다. 입으로만, 말로만 하지 않았다. 몸으로 실천했다. 그러면서도 전쟁과 노동, 굶주림에 지친 병사들과 동고동락했다. 기쁨도, 슬픔도, 아픔도 함께 했다. 자기 자신은 스트레스와 전염병 등으로 밤새 끙끙거리며 신음했고, 수많은 밤을 온갖 난제와 씨름하며 지새웠지만, 군사의 삶만큼은 늘 챙겼다. 그들을 위로하기 위한 잔치와 놀이도 자주 열었다. 설날과 추석 같은 명절에는 특별한 음식을 만들어 먹게 했다.
▲아침에 본영의 격군 742명에게 술을 먹였다. (1594년 1월 21일)
▲동짓날이라 11월 중임에도 새벽에 망궐례를 드린 뒤에 군사들에게 팥죽을 먹였다. (1594년 11월 11일)
▲늦게 군사들 중에서 힘센 사람에게 씨름을 시켰더니, 성복이란 자가 가장 뛰어나므로 상으로 쌀 한 말을 주었다. (1596년 4월 23일)
섬김도 승리 전략이다
이순신의 섬김과 동고동락은 계획적이었지만(1596년 5월 5일), 자신의 출세와 이익을 위한 전략은 아니었다. 침략자로부터 승리하고, 백성을 죽음의 구렁텅이에서 구출하기 위한 전략이었다. 그 방법은 한편으로는 죽음과 항상 함께 지내는 군사들을 위로해 사기를 높여 한마음을 지닌 군대로 만들기 위한 것이었다. 또 다른 한편으로는 자신의 진영을 찾아온 임금의 대리인과도 같은 상관의 체면을 살려, 나라에 대한 충성심을 키울 목적이기도 했다.
▲(체찰사 방문후 체찰사가 주는 것으로 해서) 군사 5,480명에게 음식을 먹였다. (1595년 8월 27일)
▲어사가 밥을 지어 군사들에게 먹였다. (1596년 4월 12일)
▲ 이순신의 <난중일기> 중 수결 연습 낙서
이순신의 ‘섬김, 솔선수범, 동고동락’의 리더십의 바탕은 그가 《난중일기》에도 남겨놓은 수결(手決, 서명)연습에서도 드러난다. 이순신의 수결은 일심(一心, 한마음)이다. 이 일심은 본래 조선시대 임금을 비롯한 관료들의 공통 수결이었다.
▲ 이순신의 <난중일기> 중 수결
임금이나 관리들이 ‘오직 한마음으로 공심(公心)으로 일하겠다’는 마음가짐을 하늘에 맹세한 선언의 의미가 담긴 것이다. 임금도 고급관리도 하급관리도 모두 일심(一心), 두 글자를 변형해 각자의 서명으로 만들어 사용했다.
《난중일기》에 남겨놓은 일심 서명 연습 부분은 이순신이 자신 만의 서명을 개발하기 위해 연습을 한 증거이기도 하지만, 그 서명을 만드는 연습의 과정에서 ‘오직 한마음으로 공공의 이익을 위해 살겠다’는 각오를 되새기는 모습이기도 하다.
이순신의 리더십은 레오의 서번트 리더십 그 이상이다. 레오는 순례자들을 대상으로 했을 뿐, 이순신처럼 피비린내 나는 전쟁터에서 온갖 사람들을 섬겼기 때문이다. 또한 섬기는 정도를 넘어 그들을 살려냈기 때문이다. 백성과 군사들과 함께 농사를 짓고, 된장을 쑤며 앞장서서 땀을 흘렸던 이순신의 모습과 마음가짐이라면, 어떤 리더든 모두 이순신처럼 존경받는 리더, 위대한 리더가 될 수 있다. 이순신은 서번트 리더십, 그 이상의 진정한 리더십의 생생한 교과서이다.
▲ 각자의 삶의 리더는 자기 자신이다
내 인생의 주인은 나다. 우리 모두의 삶은 영화와 드라마와 같지만, 그 드라마의 주인공은 오직 ‘나’뿐이다. 주인공이 아닌 방관자로만 산다면, 우리는 영원히 다른 삶의 노예가 될 수 밖에 없고, 그 어떤 전쟁에서도 이길 수 없다.
▲ 묵묵히 앞장서고, 흐르는 땀에 미래를 걸어라
땀 흘려 일하는 사람의 얼굴은 그 어떤 미남·미녀 보다 아름답다. 그 아름다움이 진짜 경쟁력이다. 조급하게 알아주길 바라지 말고, 기다려라. 누군가는 반드시 그 땀의 의미를 알고, 리더로 섬길 것이다.
<박종평 이순신 연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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