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대통령, 팽목항 방문. 유족들은 보이콧
유족들, 분향소 문 닫아. 朴대통령 "세월호 빨리 인양"
2015-04-16 13:13:48  

박근혜 대통령은 세월호 1주기인 16일 진도 팽목항을 방문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오전 청와대를 출발해 광주공항에서 헬기를 이용, 정오께 진도 팽목항에 도착해 희생자들을 추모했다.

박 대통령의 팽목항 방문에는 이병기 대통령 비서실장을 비롯, 김관진 국가안보실장, 박흥렬 경호실장, 민정수석을 뺀 나머지 9명의 수석비서관, 국가안보실 1차장, 대변인 등이 수행했다. 유기준 해양수산부 장관은 팽목항에서 박 대통령을 맞았다.

하지만 세월호 유가족들은 팽목항 임시 숙소 주변에 "인양 갖고 장난치며 가족들 두 번 죽이는 정부는 각성하라", "세월호를 인양하라", "대통령령 폐기하라", "박근혜 정부 규탄한다" 등의 플래카드를 내건 뒤 분향소를 임시 폐쇄하고 현장을 떠났다. 

유가족들은 박 대통령이 팽목항이 아닌 안산 분향소를 찾아 온전한 세월호 인양과 세월호특별법 시행령안 폐지를 공식선언할 것을 요구해왔다.

박 대통령은 이에 분향소에 들어가지 못하고 실종자 9명의 사진을 하나하나 바라봐야 했고, 이주영 전 해수부 장관과 유기준 장관이 박 대통령에게 실종자들의 사연을 설명했으며 박 대통령은 말없이 듣기만 했다. 박 대통령은 이어 분향소 옆에 있는 실종자 가족들의 임시숙소를 둘러본 뒤 방파제로 이동, 방파제에 있는 현수막과 여러 사연들을 읽었다. 

당초 진도 팽목항에 약 40분 간 머물며 유가족들을 만난 뒤 대국민 메시지를 발표할 예정이었던 박 대통령은 이에 방파제에서 읽은 메시지를 통해 "얼마 전 세월호 선체 인양이 기술적으로 가능하다는 발표가 있었다"며 "이제 선체 인양을 진지하게 준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필요한 절차를 신속하게 진행해 가능한 빠른 시일 내 선체 인양에 나서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박 대통령은 "아직도 사고해역에는 9명의 실종자가 있다"며 "정부는 실종자들이 가족의 품으로 돌아올 수 있도록 모든 조치를 취해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 대통령은 세월호특별법 시행령과 관련해선 "진상규명과 관련해서는 국회에서 세월호 특별법이 제정되었고, 이에 따라 민관 합동 진상규명 특별조사위원회가 출범하여 곧 추가적인 조사가 진행될 것"이라고 했을뿐, 유족들이 요구하는 시행령 폐기에 대해선 언급을 하지 않았다. 

박 대통령은 그대신 "그동안 정부는 사고 이후 유가족에 대한 긴급지원을 포함하여 다각적인 지원노력을 기울여왔다"며 "앞으로도 유가족과 피해자들이 고통을 덜어드리기 위해 피해 배보상도 제 때에 이뤄지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배보상을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이어 "이제 세월호의 고통을 딛고 그 역경과 시련을 이겨내어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들어가는 길에 나서주기를 간곡히 부탁드린다"며 "우리는 지난 1년간 겪었던 슬픔에 좌절하며 그냥 주저 앉아 있을 수 없다. 이제 모두 함께 일어나 안전한 나라를 만드는 일에 힘을 모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박 대통령은 메시지 발표후 상경해 예정대로 이날 오후 중남미 순방에 나설 예정이다.

이영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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