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바꾼 김기춘 "기억 되살려보니 성완종 만났다"
'성완종 비망록' 나오자 회동 시인, "거금 주면 겁나 못받아"
2015-04-16 13:40:11

대통령 비서실장 재임기간중에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을 만난 적이 없다던 김기춘 전 비서실장이 '성완종 비망록'에서 회동 사실이 들통나자 말을 180도 바꿔 회동 사실을 시인, 거짓말 의혹이 확산되고 있다. 

16일 <문화일보>에 따르면, 김 전 실장은 이날 <문화>와의 전화통화에서 “지금 기억을 되살려 보니 2013년 11월 6일 오후 6시 30분에 성 전 회장을 비롯해 이인제 새누리당 의원 등 충청도 의원 5명과 저녁을 먹었다”고 말했다. 

김 전 실장은 종전에 회동 사실을 강력 부인했던 것과 관련해선 “착각했던 것 같다. 내가 다시 기억을 되살리고 가지고 있는 자료를 보니까 11월 6일은 확실히 기억이 난다”며 “확인해보니 그날 밥값도 내가 결제를 했다”고 말했다.

그는 성완종 비망록에 경남기업 워크아웃 개시 전인 9월 4일, 5일에도 성 전 회장이 자신과 접촉한 것으로 기재돼 있는 데 대해선 “9월 초는 기억이 가물가물한데 만난 것 같기도 하고 정확하지는 않다”고 답을 피했다. 

그는 성 전 회장과 둘이서만 본 적은 없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도 “없다는 건 아니고 확실치 않다”며 “평소에도 성 전 회장이 자유선진당과 합당해서 새누리당의 대선 승리에 기여했다는 점을 호소하고, 억울하게 선거법으로 고초를 겪고 있다는 이야기를 직·간접으로 한 적이 있기 때문에…. 그렇지만 만나서 애로를 들어준 게 있는지는 정확지 않다”고 애매모호한 답을 했다.

이같은 그의 인터뷰 내용은 종전 그의 주장을 180도 뒤집은 것이다. 그는 지난 10일 성 전 회장에게서 2006년 10만 달러를 받았다는 '성완종 리스트'가 폭로됐을 때는 언론인터뷰에서 “비서실장이 된 다음(2013년 8월 5일)엔 성 전 회장을 만난 적이 없다”, "비서실장으로 재직시에는 외부인을 만난다는 의혹을 살까봐 도시락을 먹었다"고 주장해왔다.

그는 이처럼 자료가 드러나자 성 전 회장과의 회동 사실을 시인하면서도 '10만달러 수수설'에 대해선 “맹세코 돈을 받지 않았다”며 “나는 공직이든 국회의원이든 있으면서 거금을 주면 겁나서 받지 못한다. 덜렁덜렁 받는 간 큰 남자가 아니다”고 극구 부인했다.

김혜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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