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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최순실 게이트]안종범·정호성 꼼꼼함에 덜미 잡힌 ‘VIP’
구교형·곽희양 기자 wassup01@kyunghyang.com 입력 : 2016.11.15 06:00:06 수정 : 2016.11.15 06:01:02


ㆍ정씨 휴대전화서 ‘검찰 수사 대응’ 문건도 나와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

‘최순실 게이트’를 수사 중인 검찰이 지난달 31일 최씨를 긴급체포한 지 불과 2주일 만인 지난 13일 박근혜 대통령에게 ‘대면 조사’를 통보했다. 이처럼 수사가 속전속결로 진행되는 데는 수시로 메모와 녹음을 하는 핵심 피의자들의 ‘꼼꼼한 성격’이 한몫을 했다.

검찰 특별수사본부는 대기업에서 774억원을 강제모금한 미르·K스포츠 재단 설립·운영에 박 대통령이 개입했다는 의혹을 비교적 쉽게 입증했다. 모금에 실무 총책 역할을 한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57·구속)이 보관 중이던 업무일지와 다이어리, 명함첩, 수첩 등에 재단과 관련된 박 대통령의 지시 내용이 빼곡하게 적혀 있어서다. 

안 전 수석과 함께 업무를 했던 이들은 하나같이 그의 세심함에 혀를 내둘렀다. 지난해 4월 박 대통령이 남미 순방을 마친 뒤의 일이다. 당시 청와대 경제수석이던 안 전 수석은 ‘순방외교 성과보고회’ 개최를 앞두고 청와대와 대한상공회의소를 오가며 책자와 영상을 만드는 일을 총괄했다. 당시 영상 제작에 참여했던 ㄱ씨는 “안 전 수석이 옆에 앉아 영상에 들어갈 자막을 한 자 한 자 챙겼다”면서 “지시하는 사람이 청와대 수석비서관일 거라고 상상도 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성균관대 교수 출신인 안 전 수석은 기억력도 출중해 검찰에서 박 대통령의 깨알 같은 업무지시를 상세하게 진술했다고 한다. 결국 검찰은 안 전 수석으로부터 “박 대통령이 미르·K스포츠 재단 설립·운영을 세세하게 지시했다”는 진술을 받아내는 데 성공했다. 

정호성 전 청와대 부속비서관
정호성 전 청와대 부속비서관

반면 입이 무거워 ‘자물통’이라고 불리는 정호성 전 청와대 부속비서관(47)은 검찰 압수수색에서 확보된 증거물 앞에 무장해제됐다. 집에 보관 중이던 휴대전화에서 박 대통령과 최씨의 밀착관계를 암시하는 녹음파일이 발견됐기 때문이다. 정 전 비서관을 잘 아는 법조계 인사는 “이 사람이 말을 잘 안 한다”면서 “조사 중 오후 내내 말을 하지 않은 적도 있다”고 전했다. 정 전 비서관의 변호인이 답답한 나머지 “잠깐 이야기 좀 하겠다”면서 그를 데리고 조사실 밖으로 나간 적도 있다고 한다. 여기에 정 전 비서관은 청와대 연설문 작성을 총괄한 책임자답게 검찰 조서에 남긴 기록을 조사까지 꼼꼼하게 검토하는 등 진술도 상당히 조심스럽게 하고 있다. 

특히 정 전 비서관은 박 대통령과 18년간 고락을 함께한 최측근이어서 박 대통령에게 불리한 진술을 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그러나 그 역시 ‘VIP(대통령) 지시사항’을 제대로 수행하기 위해 보관해둔 휴대전화 녹음파일로 인해 박 대통령을 향한 충성심을 끝까지 지키지 못했다. 특히 그의 휴대전화에는 청와대가 이번 사건에 대해 조직적으로 증거인멸 등을 시도한 정황이 담긴 문건이 사진 형태로 들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문건에는 재단 설립과 모금에 법적 문제가 없다는 해명은 물론 검찰의 휴대전화 압수수색에 대한 대응방안 등도 포함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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