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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순실의 태블릿PC 아니다’ 억지주장한 사람들 연결고리 풀렸다”
[박근혜게이트 청문회] 박영선, ‘이완영-이경재-정동춘-이정국 친분’ 입증
최지현 기자 cjh@vop.co.kr 발행 2016-12-22 23:30:31 수정 2016-12-23 00:30:02

22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박근혜정부의 최순실등 민간인에 의한 국정농단 의혹사건 진실규명을 위한 국정조사 특위 제5차 청문회'에서 새누리당 이완영 의원이 자신의 위증교사의혹을 해명하고 있다.
22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박근혜정부의 최순실등 민간인에 의한 국정농단 의혹사건 진실규명을 위한 국정조사 특위 제5차 청문회'에서 새누리당 이완영 의원이 자신의 위증교사의혹을 해명하고 있다.ⓒ사진공동취재단

국회 '박근혜 게이트' 국정조사특위 새누리당 간사인 이완영 의원은 청문회 증인인 정동춘 K스포츠재단 이사장과 사전에 말을 맞춰 '태블릿PC는 고영태의 것'이라고 주장하려 했다는 의혹에 휩싸였다. 만약 이 의혹이 사실이라면 이완영 의원은 왜 태블릿PC가 '최순실'이 아닌 '고영태'의 것이라고 몰아갔던 것일까?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의원은 22일 두 사람과 최순실의 변호인인 이경재 변호사,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의 측근인 이정국 정강 전무이사 등 4명이 서로 친분이 있다는 사실을 확인하면서 "이들이 왜 태블릿PC를 최순실 것이 아니라고 계속 억지 주장을 하는지 드디어 연결고리가 풀렸다"고 주장했다.

이들의 얽히고설킨 관계가 탄핵 위기에 몰린 박근혜 대통령을 비호하려는 움직임과 관련이 있다는 해석을 낳고 있다.

학연과 지연으로 얽히고설킨 4명

박영선 의원은 이날 국정조사특위 5차 청문회에서 이완영 의원과 이경재 변호사, 그리고 이완영 의원과 이정국 전무가 술자리 등 사석에서 서로 어울리고 있는 모습이 담긴 여러 장의 사진을 제보 받아 공개했다.

모두 다른 장소에서 찍힌 사진일 뿐만 아니라 웃으면서 어울리는 모습이 담긴 점을 감안하면, 이들은 평소 친분이 깊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의원이 2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5차 청문회에서 위증 공모 의혹을 받고 있는 새누리당 이완영 의원(왼쪽에서 세번째)과 최순실의 변호를 맡고 있는 이경재 변호사(왼쪽 네번째)가 함께 있는 시민 제보사진을 공개했다.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의원이 2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5차 청문회에서 위증 공모 의혹을 받고 있는 새누리당 이완영 의원(왼쪽에서 세번째)과 최순실의 변호를 맡고 있는 이경재 변호사(왼쪽 네번째)가 함께 있는 시민 제보사진을 공개했다.ⓒ박영선 의원실 제공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의원이 2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정농단 의혹 사건 진상 규명을 위한 국회 국정조사특별위원회 5차 청문회에 참석해 새누리당 이완영 의원(왼쪽)과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이 지인이라고 소개한 이정국 정강 전무이사(오른쪽)가 함께 있는 모습이 담긴 사진을 공개했다.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의원이 2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정농단 의혹 사건 진상 규명을 위한 국회 국정조사특별위원회 5차 청문회에 참석해 새누리당 이완영 의원(왼쪽)과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이 지인이라고 소개한 이정국 정강 전무이사(오른쪽)가 함께 있는 모습이 담긴 사진을 공개했다.ⓒ박영선 의원실·고령인터넷뉴스 제공

실제로 이들은 서로 학연과 지연으로 얽혀 있었다. 특히 경북 '고령향우회'가 이들의 연결고리였던 것으로 보인다.

이정국 전무와 이재경 변호사는 고령향우회를 통해 친분을 쌓았다. 이완영 의원은 경북 고령·성주·칠곡이 지역구이기 때문에 고령향우회와도 관계를 맺고 있다. 정동춘 이사장의 경우 고령향우회와 직접 관련이 없지만, 이완영 의원과 대륜고등학교 선후배 관계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번엔 '태블릿PC'를 두고 공모했다?
박영선 "이완영, 대리 심문하고 있다"

이들의 관계를 종합해보면, 이완영 의원의 '위증교사' 의혹이 불거진 배경을 유추해볼 수 있다. 최순실을 변호하는 이경재 변호사 혹은 우병우 전 수석의 측근인 이정국 전무가 이완영 의원에게 '태블릿PC는 최순실의 것이 아니다'라고 주장하도록 했고, 이완영 의원은 정동춘 이사장과 입을 맞춰 이와 같이 주장했을 것이라는 추정이 가능하다.

당초 '박근혜 게이트'를 수사 중인 검찰은 수사 결과 박 대통령의 연설문 등이 담겨 있던 태블릿PC는 최순실의 것이라고 발표했다. 하지만 '최순실 변호인' 이경재 변호사는 첫 재판에서 최순실의 범죄사실과 상관없는 태블릿PC의 증거능력을 문제 삼아 의아함을 자아냈다. 이를 두고 태블릿PC가 박근혜 대통령 탄핵에서 중요한 증거로 쓰일 수 있는 만큼 탄핵을 막기 위한 의도가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최순실 씨(최서원으로 개명)의 변호인 이경재 변호사.
최순실 씨(최서원으로 개명)의 변호인 이경재 변호사.ⓒ정의철 기자

이경재 변호사는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과도 같이 근무했던 인연이 있는 것으로 드러나면서 김기춘 전 실장과 최순실 사이에서 모종의 역할을 하고 있는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왔다. 이 때문인지 최순실은 이경재 변호사에 대해 답답함을 느끼며 다른 변호사를 알아보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자신을 변호하는 데 소홀함을 느꼈던 것으로 보인다.

때마침 국회 청문회에서도 태블릿PC 문제가 새누리당 일부 의원들에 의해 제기됐다. 이완영 의원은 지난 7일 2차 청문회에서 최순실의 측근인 고영태 전 더블루케이 이사에게 "태블릿PC를 들고 다닌 적이 있느냐"며 태블릿PC가 고영태 전 이사의 것이 아니냐는 식으로 몰아갔다.

이를 두고 사전 짜맞추기 의혹이 불거졌다. 이완영 의원이 정동춘 이사장에게 '태블릿PC는 고영태의 것으로 보이도록 하면서 JTBC가 절도한 것으로 하자'고 제의했다는 박헌영 K스포츠재단 과장의 말을 노승일 K스포츠재단 부장이 폭로하면서다. 이완영 의원 뿐만 아니라 새누리당 최교일, 이만희 의원도 비슷한 취지로 '위증교사' 의혹에 휩싸인 상태다.

정동춘 전 K스포츠재단 이사장이 2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박근혜 정부의 최순실 등 민간인에 의한 국정농단 의혹 사건 진상 규명을 위한 국회 국정조사특별위원회' 제5차 청문회에 출석해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정동춘 전 K스포츠재단 이사장이 2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박근혜 정부의 최순실 등 민간인에 의한 국정농단 의혹 사건 진상 규명을 위한 국회 국정조사특별위원회' 제5차 청문회에 출석해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사진공동취재단

반대로 정동춘 이사장은 '박근혜 게이트' 파문으로 인해 설립허가 취소 위기에 처한 재단을 구명해달라고 이완영 의원에게 청탁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박영선 의원이 이날 청문회에서 "재단 구명을 이완영 의원에게 부탁했다는 게 사실이냐"고 추궁하자, 정동춘 이사장은 "말은 그렇게 했지만, 이완영 의원한테는…"이라고 답변했다. 사실상 시인한 셈이다. 정동춘 이사장과 함께 이날 청문회 증인으로 출석한 박헌영 과장과 노승일 부장도 "(그런 얘길) 들은 적이 있다"고 증언했다.

이에 박영선 의원은 "(이완영 의원이) 대리 심문을 하고 있다는 증거"라며 "정동춘 이사장과 박헌영 과장 등이 액세서리로 동원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박영선 의원은 "이경재 변호사를 누가 추천했느냐, 이것도 퀘스천 마크(물음표)"라고 의문을 제기했다.

22일 국회에서 열린 박근혜 정부의 최순실 등 민간인에 의한 국정농단 의혹사건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 5차 청문회에서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질의하고 있다.
22일 국회에서 열린 박근혜 정부의 최순실 등 민간인에 의한 국정농단 의혹사건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 5차 청문회에서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질의하고 있다.ⓒ사진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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