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2306425
선두에는 항상 박근혜가 있었습니다
[대선기획-100인의 편지 ①] 철저히 진상규명해 책임자 처벌할 수 있길... 정의로운 나라를 만들어 주십시오
17.03.14 20:51 l 최종 업데이트 17.03.14 22:25l 글: 박종대(jdp1053) 편집: 박정훈(twentyrock)
박근혜 대통령이 탄핵됐습니다. 이제는 '새로운 나라'에 대해 이야기할 때입니다. <오마이뉴스>는 '내가 살고 싶은 나라, 내가 꿈꾸는 국가'에 대한 각계각층의 목소리를 대선 기획 '100인의 편지'를 통해 전하고자 합니다.
이번 기획은 '열린 기획'으로 시민기자 누구나 참여할 수 있습니다. 차기 정권에 하고 싶은 말, 바라는 바에 대해 적어 기사로 보내주세요. '이게 나라냐'는 탄식을 넘어 '이게 나라다'라는 새로운 지향점을 여러분과 함께 열어나가겠습니다. [편집자말]
(세월호 참사 이후 이 정부의 실체를 알게 되면서 나는 박근혜를 대통령으로 생각해 본 적이 단 한 번도 없습니다. 그래서 이 글에서는 무례하겠지만 "대통령"이라는 호칭은 생략하도록 하겠습니다.)
"수현아! 우리 사진 찍으러 갈까?"
"예. 아빠~~~~"
해마다 6월쯤이면 안산 인근 관곡지의 연꽃이 꽃망울을 터트리기 시작했고, 어김없이 나의 역마살도 다시 도지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언제부터인지 기억은 정확하지 않지만, 나의 사랑하는 아들 수현이가 초등학교에 들어갈 무렵부터는 그곳에 함께 가기 위해 새벽에 이런 식으로 아들을 깨우곤 했습니다.
어린 나이였음에도 아들은 단 한 번도 따라 나서기 싫다거나 더 자야겠다고 버티지 않았고, 언제나 흔쾌히 못난 애비를 따라 나서 주었습니다. 이렇게 시작된 아들과의 인생 여행은 추운 겨울날이면 시화호 갈대습지와 눈 덮인 산을 주름 잡았고, 매년 단풍이 물드는 계절이면 설악산과 북한산 등을 함께 오르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이런 호사스런 생활은 2014년 4월 15일까지 쭉 이어졌지만, 지금은 다시는 돌아갈 수 없는 슬프고 아픈 과거가 되어 버렸습니다. 쥐면 터질까 불면 날릴까 고이고이 키워서, 법과 원칙을 지킬 줄 아는 사람, 철학과 소신과 양심이 있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정치인으로 만들고 싶었던 사랑하는 나의 아들이 다시는 돌아오지 못할 곳으로 가 버렸기 때문입니다.
노란리본 앞 흐르는 눈물 세월호 침몰사고 12일째인 27일 오전 전남 진도 팽목항에 실종자들의 무사귀환을 바라는 노란리본 앞에서 실종자 가족이 눈물을 흘리고 있다.
▲ 2014년 4월 27일, 당시 실종자 가족이 눈물을 흘리고 있다. ⓒ 이희훈
치과의사와 곤충학자, 공룡학자, 그리고 문학과 음악을 하고 싶어 하는 등 어려서부터 자신의 인생에 대해 매우 많은 꿈을 꾸었던 아들은 죽어서 모든 꿈을 빼앗기고 법적으로 '도시 일용근로자'가 되어 버렸습니다(정부는 세월호 희생자 배·보상금을 최저수입인 도시 일용근로자 일당 기준으로 잡았다 - 편집자 말).
그렇습니다. 이렇게 말씀드리면 대한민국 사람이면 제가 어떤 삶을 살고 있는지 너무나도 잘 알고 계십니다. 남들은 우리를 '세월호 유가족'이라 부르고 저는 그것을 박근혜가 달아준 훈장이라 칭합니다.
아직도 모른다, 왜 우리가 이런 일을 겪어야 하는지
2014년 4월 16일 10시 8분, 수현이 엄마로부터 세월호 침몰 소식을 접한 뒤부터 날마다 너무나도 많은 새로운 경험을 하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리고 참으로 험하고 모진 1060여 일의 세월을 흘러 보냈습니다.
아들이 죽어가던 그 긴급한 상황에서 "전원구조"라는 오보를 접했고, 환호성을 지르며 박수도 쳐 보았습니다. 대한민국 만세도 불러 보았고, 이 나라 구조시스템에 대한 찬사도 읊어 보았습니다. 수영을 매우 잘했던 아들이었기에 선장이 "뛰어 내려"라는 선내 방송을 했다고 하니 분명히 살아있을 것이란 실낱같은 희망을 가슴에 품고 진도를 향해 죽음의 질주도 해 보았습니다.
흔히 말하는 골든타임에 아들이 살아있기만을 간절히 기도하면서 3~4일 동안 오직 생수만 먹고 살아도 봤습니다. 아들은 아직 차가운 바닷속에 있는데 그래도 살아 보겠다고 꾸역꾸역 목구멍 속으로 눈물 섞인 밥알을 밀어 넣어도 보았습니다. 이별한 지 7일 만에 팽목항 시신안치소에서 저승으로 가고 있는 아들을 만나도 보았습니다.
누워서 말이 없던 아들은 마치 '엄마의 젖을 실컷 먹은 후 깨끗하게 목욕을 하고 씨~익 웃으면서 자고 있는 갓난아이' 같았습니다. "숨이 멎는다"라는 표현을 처음으로 실감했습니다. 수현이 엄마는 실신 직전까지 갔습니다. 아들의 상여도 매 보았고, 차갑게 식어가는 아이의 유골함을 붙잡고 이별을 한탄했던 적도 있습니다. 아들이 사망하기 몇 분 전에 찍어 놓았던 동영상과 사진을 보면서 늦은 밤 동네가 떠나가도록 벽을 두드리며 오열도 해 봤습니다.
유품이 돌아오던 날 온 집안을 뒤흔들던 야릇한 바다 냄새를 맡으며 피눈물도 흘려 보았습니다. 이 지독한 경험은 부모로서 그리고 인간으로서는 절대 겪어서는 안 되는 것이었고, 신이 인간에게 내린 가장 가혹한 형벌이었습니다. 우리 유가족들은 왜 이 가혹한 형벌을 받아야 했는지 아직까지도 그 영문을 모르고 있습니다. 다만 국가가 우리에게 이 가혹한 형벌을 가하고 있으므로, 오직 철저한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위해 눈물을 감추고 울음을 삼키면서, 그날을 위해 차마 죽지 못하고 살아 숨 쉬고 있을 뿐입니다.
모질고, 나쁜 대통령 박근혜
▲ 박근혜는 세월호 참사 관련 대국민담화를 발표하며 눈물을 흘렸지만, 정작 유가족에게 약속한 내용은 지키지 않았다. ⓒ 연합뉴스
그런데 지독한 고통은 이것이 끝이 아니었습니다.
우리 유가족들이 인식하는 이 아픔의 진짜 가해자는 박근혜와 그 수하들, 그리고 국민을 위해 열심히 일하겠다고 선거에서 다짐했던 새누리당 의원들이었습니다. 아직까지도 무슨 이유인지 모르겠지만 그들은 일베와 어버이연합 등을 동원했고, 각종 관변단체를 집회에 앞장세워 방금 자식의 상여를 메었던 유가족을 조롱하고 탄압했습니다.
우리 유가족들이 진정으로 원했던 것은 아직까지 가족의 품으로 돌아오지 못한 미수습자를 가족의 품에 안겨 주는 것, 그리고 세월호 참사에 대한 철저한 진상규명과 책임자를 처벌하는 것이었고, 이것을 달성하기 위해서 수사권과 기소권이 보장되는 강력한 특별법을 주장했던 것이 전부였습니다.
그런데 박근혜는 자신의 입으로 2014년 5월 16일과 19일에 유가족과 국민을 향해 약속했던 부분마저도 안면몰수하고 판을 엎어 버렸습니다. 그들은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을 위한 국회 국정조사와 청문회를 방해했고, 특별법 제정과 특조위 활동을 원천적으로 봉쇄했습니다. 진상규명과 관련하여 그들에게서 양심과 염치는 찾아볼 수가 없었으며, 마치 그들의 얼굴은 철판이 깔린 사람들 같았습니다.
그 선두에는 항상 박근혜가 있었던 것으로 기억이 됩니다. 2014년 5월 8일, 우리는 박근혜를 면담하기 위해 KBS를 거쳐 청운동 동사무소 앞 네거리에 터를 잡았으며, 난생처음 노숙을 경험했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너무나도 순진한 생각이었지만, 솔직히 저는 그 상황 그 자리에서 버티고 있으면 박근혜가 "늦은 밤이라 만날 순 없지만 훗날을 기약"하면서 뜨거운 물이라도 한 사발 줄 것으로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돌이켜 보면 그에게 있어 세월호 유가족의 존재는 소중한 국민이 아니라 조용히 입 다물고 있어야 할 개·돼지에 불과했기 때문에, 뜨거운 물 한 그릇을 기대하는 것 자체가 너무 과한 망상이었습니다. 그는 단원고 교실 책상위에 널려있던 흰 국화를 애써 외면했습니다. 수원 연화장에서 10분마다 반복되어 진행되었던 장례를 보지 않기 위해 아예 눈을 감아 버렸습니다. 우리에게 박근혜는 그렇게 모질고 매우 나쁜, 악질적인 대통령으로 기억되고 있습니다.
다음 대통령, 촛불의 의미를 생각해야
▲ 지난해 12월 3일 오후 서울 광화문일대에서 열린 '촛불의 선전포고-박근혜 즉각 퇴진의 날 6차 범국민행동'에서 수많은 시민들이 박근혜 퇴진을 촉구하고 있다. ⓒ 사진공동취재단
2017년 3월 10일 11시 21분, 많은 국민들과 우리 유가족들에겐 꿈속에서라도 이루고 싶었던 일이 드디어 실현되었습니다. 판결의 내용이 다소 기대에 못 미치지만, 그래도 이날은 참사 당일과 더불어 우리네 인생에서 영원히 잊지 못할 날로 기억될 것입니다. 재임 이후, 특히 국회의 탄핵소추가 가결된 이후, 단 한 번도 대통령다운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던 박근혜의 탄핵이 인용된 날이며, 유가족들에겐 진상규명이란 희망의 불씨를 다시 살린 날입니다.
또한 대한민국 국민들에게는 오직 국가와 국민만을 생각하고, 국민의 안전과 행복을 위해 열심히 일할 자세가 되어있는 다음 대통령을 기다릴 수 있게 만든 날입니다. 물론 박근혜의 잔당들은 국회선진화법 뒤에 숨어서 계속 거센 저항을 할 것입니다. 하지만 이미 승리를 맛본 국민들은 결코 그들을 용서하지 않을 것입니다. 우리는 다음 대통령이 될 당신이 누구인지 예측할 순 없지만, 당신이 누구이든 상관하지 않고 무조건 이런 세상을 만들어 주실 것을 간절하게 소망할 것입니다.
다음 대통령은 영하의 추운 날씨에 광장을 뜨겁게 데워 주었던 촛불의 진정한 의미를 잊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촛불은 이 땅의 민주화를 위해, 경제발전을 위해, 그리고 국가 권력에 의해 힘들게 살고 억울하게 희생되었던 사람들의 불꽃 같은 혼이 담겨 있습니다. 촛불의 눈물 속에는 억울하게 죽어가고 핍박받으며 살아남아야 했던, 이 나라의 진정한 주인 국민들의 피와 땀과 한 맺힌 눈물이 들어 있습니다. 촛불의 함성 속에는 이 나라를 이 꼴로 만든 부패한 정권에 대한 원망이 들어 있지만, 당신이 정의로운 나라로 만들어 달라는 희망가도 들어 있습니다.
촛불의 불꽃은 모든 적폐를 불사르고 공직비리, 정경유착, 불법행위 이런 잘못된 제도와 관습을 청산해달라는 국민들의 염원이 담겨 있습니다. 금수저가 없고 흙수저가 없는 나라, 누구나 노력하면 잘사는 공정하고 공평한 나라, 약자를 보호하고 배려하는 인간적인 나라, 이런 소박한 나라에 살고 싶은 꿈이 촛불에 담겨 있다는 것을 잊지 말아주십시오. 촛불은 독재정권에 항거하였으나 개혁엔 실패한 과거의 아픔을 딛고, 어렵게 다시 피어난 민주화의 소중한 꽃이란 것을 결코 잊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사람이 사람답게 살 수 있는 나라를 만들 마지막 기회란 것도 잊지 않았으면 합니다.
다음 대통령께서는 세월호 참사 및 가습기 사건 등을 비롯하여 많은 국민들이 의문을 제기하는 사건에 대하여, 부패한 기득권 범죄세력의 저항을 물리치고, 철저한 진상규명과 책임자가 처벌이 될 수 있는 나라를 만들어 주십시오.
어떤 사건이든 가족들에게 있어 진상규명이란 빛이 없는 암실에서 잃어버린 소중한 물건을 찾는 것과 같은 매우 불확실하고 고된 작업입니다. 하지만 언제나 진실을 찾아가는 열쇠는 국가가 쥐고 있었습니다. 당신이 소명의식을 가지고 약간의 빛만 비추어 준다면 진상규명은 결코 멀리 있지 않습니다.
당신은 쉬운 길을 찾기 위해 부패한 범죄세력과 손잡지 말아야 합니다. 안전한 나라와 살기 좋은 나라는 결코 부패한 기득권 범죄세력과 공존할 수 없습니다. 피해자와 그 가족들의 손에 진상규명과 관련된 서류 뭉치를 들려주는 나라는 참으로 나쁜 나라입니다. 늦었지만 그들이 얼었던 마음을 풀고, 희생된 가족들의 명복을 빌면서 맘 놓고 다시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는 지극히 정상적인 나라로 만들어 주실 것을 부탁드립니다.
검찰과 언론을 믿을 수 있는 나라, 당신이 만들어주세요
▲ 지난 10일 헌법재판소가 박근혜 대통령 탄핵을 '만장일치'로 인용한 가운데, 광화문광장에 설치된 세월호참사 합동분향소에 ‘경축 박근혜 탄핵. 진실은 침몰하지 않는다’ 꽃다발이 놓여 있다. ⓒ 권우성
다음 대통령은 검찰의 중립성이 보장되고 언론의 자유가 보장되는 나라를 만들어 주십시오. 돌이켜 보면 세월호 참사는 국정을 책임진 최고 통수권자 대통령부터 구조를 위해 사고 현장에 출동했던 말단 해경까지 매우 광범위한 많은 국가기관이 관련된 사건이었지만, 불행하게도 그 누구도 자신에게 주어졌던 미션을 성실하고 적정하게 수행하지 못했습니다.
만약 이들 중 극히 일부분이라도 본래 존재했어야 할 자신의 모습만 지켰더라면, 최악의 대형 참사는 막을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구조와 관련한 그들의 점수는 예외 없이 전원 '0'점이었고, 이 잘못에 대해 진정으로 책임진 사람은 아직까진 아무도 없는 것 같습니다.
사태가 이 지경에 이르게 된 데에는 밝혀지지 않은 여러 가지 요인이 있었겠지만, 저는 대통령의 책임을 제외하면 검찰과 언론에게 가장 큰 책임을 묻고 싶습니다.
검찰이 정권의 눈치를 보지 아니하고 손톱만 한 의혹도 없이 철저하게 수사했었더라면, 언론이 정권에 길들지 않고 사실을 사실대로 보도만 했었더라면, 오늘과 같은 불행한 사태는 결코 없었을 것이라 감히 단언합니다. 검찰의 수사결과를 신뢰하고, 언론의 보도를 믿을 수 있는 나라, 이것이 당신이 만들어야 할 진정한 나라입니다.
박근혜에 대한 탄핵인용이 결정된 순간부터 우리 유가족들은 또 다른 걱정을 하고 있습니다. 그것은 "박근혜의 참사 당일 기록이 검찰의 손으로 전달되지 아니하고 국가기록원으로 이관되어 7시간에 대한 진상규명을 영원히 하지 못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걱정입니다. 세월호 참사는 지구상에서 다시는 발생해선 안 될 사건입니다.
하지만 지위 고하를 막론하고 이 참사의 철저한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이 없다면 이 땅에서 다시 발생할 수도 있는 사건입니다. 구조를 책임진 해경의 소형 함정은 어떤 핑계를 대서라도 출동을 회피할 것입니다. 승객의 안전을 책임진 선장, 선원들은 해경이 구조를 위해 출동하는 것과 상관없이 승객들을 바다에 빠뜨려 놓고 책임을 다했노라고 발뺌할 것입니다. 이러한 상황은 대통령에게도 예외없이 동일하게 적용될 것입니다.
따라서 이러한 대형 참사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철저한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은 필수일 수밖에 없고 대통령도 결코 예외가 될 수 없습니다. 만약 참사당일 박근혜와 관련된 기록을 관련법에 따라 이관한다면, 이 사건의 진실은 영원히 묻혀버릴 것입니다. 기록 이관과 관련하여 저항세력의 방해가 극심하겠지만 정의를 위해, 재발 방지를 위해, 박근혜의 범죄기록은 검찰의 손에 들려주실 것을 부탁드립니다.
나는 지금까지 '불행'의 반대말을 '행복'으로 인식하고 살았습니다. 하지만 이 참사를 겪으면서 그것은 매우 잘못된 생각이며, '행복'이 아니라 '다행'이었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날마다 나와 내 가족이 죽지 않고 살아 있다는 것에 대해 항상 감사해야 하고, 오늘도 다치지 않고 온전하게 살아남았다는 것에 '다행감'을 느끼며 사는 나라, 이것이 박근혜 정부의 민낯이었던 것입니다.
모든 국민들이 이 나라에서 살아서 숨 쉬는 것 자체를 행복해하고, 대한민국의 이름을 부르고 듣는 것에 자부심을 느끼고 자랑스러워하는 나라, 그것을 당신이 꼭 만들어 주실 것을 믿습니다.
선두에는 항상 박근혜가 있었습니다
[대선기획-100인의 편지 ①] 철저히 진상규명해 책임자 처벌할 수 있길... 정의로운 나라를 만들어 주십시오
17.03.14 20:51 l 최종 업데이트 17.03.14 22:25l 글: 박종대(jdp1053) 편집: 박정훈(twentyrock)
박근혜 대통령이 탄핵됐습니다. 이제는 '새로운 나라'에 대해 이야기할 때입니다. <오마이뉴스>는 '내가 살고 싶은 나라, 내가 꿈꾸는 국가'에 대한 각계각층의 목소리를 대선 기획 '100인의 편지'를 통해 전하고자 합니다.
이번 기획은 '열린 기획'으로 시민기자 누구나 참여할 수 있습니다. 차기 정권에 하고 싶은 말, 바라는 바에 대해 적어 기사로 보내주세요. '이게 나라냐'는 탄식을 넘어 '이게 나라다'라는 새로운 지향점을 여러분과 함께 열어나가겠습니다. [편집자말]
(세월호 참사 이후 이 정부의 실체를 알게 되면서 나는 박근혜를 대통령으로 생각해 본 적이 단 한 번도 없습니다. 그래서 이 글에서는 무례하겠지만 "대통령"이라는 호칭은 생략하도록 하겠습니다.)
"수현아! 우리 사진 찍으러 갈까?"
"예. 아빠~~~~"
해마다 6월쯤이면 안산 인근 관곡지의 연꽃이 꽃망울을 터트리기 시작했고, 어김없이 나의 역마살도 다시 도지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언제부터인지 기억은 정확하지 않지만, 나의 사랑하는 아들 수현이가 초등학교에 들어갈 무렵부터는 그곳에 함께 가기 위해 새벽에 이런 식으로 아들을 깨우곤 했습니다.
어린 나이였음에도 아들은 단 한 번도 따라 나서기 싫다거나 더 자야겠다고 버티지 않았고, 언제나 흔쾌히 못난 애비를 따라 나서 주었습니다. 이렇게 시작된 아들과의 인생 여행은 추운 겨울날이면 시화호 갈대습지와 눈 덮인 산을 주름 잡았고, 매년 단풍이 물드는 계절이면 설악산과 북한산 등을 함께 오르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이런 호사스런 생활은 2014년 4월 15일까지 쭉 이어졌지만, 지금은 다시는 돌아갈 수 없는 슬프고 아픈 과거가 되어 버렸습니다. 쥐면 터질까 불면 날릴까 고이고이 키워서, 법과 원칙을 지킬 줄 아는 사람, 철학과 소신과 양심이 있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정치인으로 만들고 싶었던 사랑하는 나의 아들이 다시는 돌아오지 못할 곳으로 가 버렸기 때문입니다.
노란리본 앞 흐르는 눈물 세월호 침몰사고 12일째인 27일 오전 전남 진도 팽목항에 실종자들의 무사귀환을 바라는 노란리본 앞에서 실종자 가족이 눈물을 흘리고 있다.
▲ 2014년 4월 27일, 당시 실종자 가족이 눈물을 흘리고 있다. ⓒ 이희훈
치과의사와 곤충학자, 공룡학자, 그리고 문학과 음악을 하고 싶어 하는 등 어려서부터 자신의 인생에 대해 매우 많은 꿈을 꾸었던 아들은 죽어서 모든 꿈을 빼앗기고 법적으로 '도시 일용근로자'가 되어 버렸습니다(정부는 세월호 희생자 배·보상금을 최저수입인 도시 일용근로자 일당 기준으로 잡았다 - 편집자 말).
그렇습니다. 이렇게 말씀드리면 대한민국 사람이면 제가 어떤 삶을 살고 있는지 너무나도 잘 알고 계십니다. 남들은 우리를 '세월호 유가족'이라 부르고 저는 그것을 박근혜가 달아준 훈장이라 칭합니다.
아직도 모른다, 왜 우리가 이런 일을 겪어야 하는지
2014년 4월 16일 10시 8분, 수현이 엄마로부터 세월호 침몰 소식을 접한 뒤부터 날마다 너무나도 많은 새로운 경험을 하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리고 참으로 험하고 모진 1060여 일의 세월을 흘러 보냈습니다.
아들이 죽어가던 그 긴급한 상황에서 "전원구조"라는 오보를 접했고, 환호성을 지르며 박수도 쳐 보았습니다. 대한민국 만세도 불러 보았고, 이 나라 구조시스템에 대한 찬사도 읊어 보았습니다. 수영을 매우 잘했던 아들이었기에 선장이 "뛰어 내려"라는 선내 방송을 했다고 하니 분명히 살아있을 것이란 실낱같은 희망을 가슴에 품고 진도를 향해 죽음의 질주도 해 보았습니다.
흔히 말하는 골든타임에 아들이 살아있기만을 간절히 기도하면서 3~4일 동안 오직 생수만 먹고 살아도 봤습니다. 아들은 아직 차가운 바닷속에 있는데 그래도 살아 보겠다고 꾸역꾸역 목구멍 속으로 눈물 섞인 밥알을 밀어 넣어도 보았습니다. 이별한 지 7일 만에 팽목항 시신안치소에서 저승으로 가고 있는 아들을 만나도 보았습니다.
누워서 말이 없던 아들은 마치 '엄마의 젖을 실컷 먹은 후 깨끗하게 목욕을 하고 씨~익 웃으면서 자고 있는 갓난아이' 같았습니다. "숨이 멎는다"라는 표현을 처음으로 실감했습니다. 수현이 엄마는 실신 직전까지 갔습니다. 아들의 상여도 매 보았고, 차갑게 식어가는 아이의 유골함을 붙잡고 이별을 한탄했던 적도 있습니다. 아들이 사망하기 몇 분 전에 찍어 놓았던 동영상과 사진을 보면서 늦은 밤 동네가 떠나가도록 벽을 두드리며 오열도 해 봤습니다.
유품이 돌아오던 날 온 집안을 뒤흔들던 야릇한 바다 냄새를 맡으며 피눈물도 흘려 보았습니다. 이 지독한 경험은 부모로서 그리고 인간으로서는 절대 겪어서는 안 되는 것이었고, 신이 인간에게 내린 가장 가혹한 형벌이었습니다. 우리 유가족들은 왜 이 가혹한 형벌을 받아야 했는지 아직까지도 그 영문을 모르고 있습니다. 다만 국가가 우리에게 이 가혹한 형벌을 가하고 있으므로, 오직 철저한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위해 눈물을 감추고 울음을 삼키면서, 그날을 위해 차마 죽지 못하고 살아 숨 쉬고 있을 뿐입니다.
모질고, 나쁜 대통령 박근혜
▲ 박근혜는 세월호 참사 관련 대국민담화를 발표하며 눈물을 흘렸지만, 정작 유가족에게 약속한 내용은 지키지 않았다. ⓒ 연합뉴스
그런데 지독한 고통은 이것이 끝이 아니었습니다.
우리 유가족들이 인식하는 이 아픔의 진짜 가해자는 박근혜와 그 수하들, 그리고 국민을 위해 열심히 일하겠다고 선거에서 다짐했던 새누리당 의원들이었습니다. 아직까지도 무슨 이유인지 모르겠지만 그들은 일베와 어버이연합 등을 동원했고, 각종 관변단체를 집회에 앞장세워 방금 자식의 상여를 메었던 유가족을 조롱하고 탄압했습니다.
우리 유가족들이 진정으로 원했던 것은 아직까지 가족의 품으로 돌아오지 못한 미수습자를 가족의 품에 안겨 주는 것, 그리고 세월호 참사에 대한 철저한 진상규명과 책임자를 처벌하는 것이었고, 이것을 달성하기 위해서 수사권과 기소권이 보장되는 강력한 특별법을 주장했던 것이 전부였습니다.
그런데 박근혜는 자신의 입으로 2014년 5월 16일과 19일에 유가족과 국민을 향해 약속했던 부분마저도 안면몰수하고 판을 엎어 버렸습니다. 그들은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을 위한 국회 국정조사와 청문회를 방해했고, 특별법 제정과 특조위 활동을 원천적으로 봉쇄했습니다. 진상규명과 관련하여 그들에게서 양심과 염치는 찾아볼 수가 없었으며, 마치 그들의 얼굴은 철판이 깔린 사람들 같았습니다.
그 선두에는 항상 박근혜가 있었던 것으로 기억이 됩니다. 2014년 5월 8일, 우리는 박근혜를 면담하기 위해 KBS를 거쳐 청운동 동사무소 앞 네거리에 터를 잡았으며, 난생처음 노숙을 경험했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너무나도 순진한 생각이었지만, 솔직히 저는 그 상황 그 자리에서 버티고 있으면 박근혜가 "늦은 밤이라 만날 순 없지만 훗날을 기약"하면서 뜨거운 물이라도 한 사발 줄 것으로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돌이켜 보면 그에게 있어 세월호 유가족의 존재는 소중한 국민이 아니라 조용히 입 다물고 있어야 할 개·돼지에 불과했기 때문에, 뜨거운 물 한 그릇을 기대하는 것 자체가 너무 과한 망상이었습니다. 그는 단원고 교실 책상위에 널려있던 흰 국화를 애써 외면했습니다. 수원 연화장에서 10분마다 반복되어 진행되었던 장례를 보지 않기 위해 아예 눈을 감아 버렸습니다. 우리에게 박근혜는 그렇게 모질고 매우 나쁜, 악질적인 대통령으로 기억되고 있습니다.
다음 대통령, 촛불의 의미를 생각해야
▲ 지난해 12월 3일 오후 서울 광화문일대에서 열린 '촛불의 선전포고-박근혜 즉각 퇴진의 날 6차 범국민행동'에서 수많은 시민들이 박근혜 퇴진을 촉구하고 있다. ⓒ 사진공동취재단
2017년 3월 10일 11시 21분, 많은 국민들과 우리 유가족들에겐 꿈속에서라도 이루고 싶었던 일이 드디어 실현되었습니다. 판결의 내용이 다소 기대에 못 미치지만, 그래도 이날은 참사 당일과 더불어 우리네 인생에서 영원히 잊지 못할 날로 기억될 것입니다. 재임 이후, 특히 국회의 탄핵소추가 가결된 이후, 단 한 번도 대통령다운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던 박근혜의 탄핵이 인용된 날이며, 유가족들에겐 진상규명이란 희망의 불씨를 다시 살린 날입니다.
또한 대한민국 국민들에게는 오직 국가와 국민만을 생각하고, 국민의 안전과 행복을 위해 열심히 일할 자세가 되어있는 다음 대통령을 기다릴 수 있게 만든 날입니다. 물론 박근혜의 잔당들은 국회선진화법 뒤에 숨어서 계속 거센 저항을 할 것입니다. 하지만 이미 승리를 맛본 국민들은 결코 그들을 용서하지 않을 것입니다. 우리는 다음 대통령이 될 당신이 누구인지 예측할 순 없지만, 당신이 누구이든 상관하지 않고 무조건 이런 세상을 만들어 주실 것을 간절하게 소망할 것입니다.
다음 대통령은 영하의 추운 날씨에 광장을 뜨겁게 데워 주었던 촛불의 진정한 의미를 잊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촛불은 이 땅의 민주화를 위해, 경제발전을 위해, 그리고 국가 권력에 의해 힘들게 살고 억울하게 희생되었던 사람들의 불꽃 같은 혼이 담겨 있습니다. 촛불의 눈물 속에는 억울하게 죽어가고 핍박받으며 살아남아야 했던, 이 나라의 진정한 주인 국민들의 피와 땀과 한 맺힌 눈물이 들어 있습니다. 촛불의 함성 속에는 이 나라를 이 꼴로 만든 부패한 정권에 대한 원망이 들어 있지만, 당신이 정의로운 나라로 만들어 달라는 희망가도 들어 있습니다.
촛불의 불꽃은 모든 적폐를 불사르고 공직비리, 정경유착, 불법행위 이런 잘못된 제도와 관습을 청산해달라는 국민들의 염원이 담겨 있습니다. 금수저가 없고 흙수저가 없는 나라, 누구나 노력하면 잘사는 공정하고 공평한 나라, 약자를 보호하고 배려하는 인간적인 나라, 이런 소박한 나라에 살고 싶은 꿈이 촛불에 담겨 있다는 것을 잊지 말아주십시오. 촛불은 독재정권에 항거하였으나 개혁엔 실패한 과거의 아픔을 딛고, 어렵게 다시 피어난 민주화의 소중한 꽃이란 것을 결코 잊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사람이 사람답게 살 수 있는 나라를 만들 마지막 기회란 것도 잊지 않았으면 합니다.
다음 대통령께서는 세월호 참사 및 가습기 사건 등을 비롯하여 많은 국민들이 의문을 제기하는 사건에 대하여, 부패한 기득권 범죄세력의 저항을 물리치고, 철저한 진상규명과 책임자가 처벌이 될 수 있는 나라를 만들어 주십시오.
어떤 사건이든 가족들에게 있어 진상규명이란 빛이 없는 암실에서 잃어버린 소중한 물건을 찾는 것과 같은 매우 불확실하고 고된 작업입니다. 하지만 언제나 진실을 찾아가는 열쇠는 국가가 쥐고 있었습니다. 당신이 소명의식을 가지고 약간의 빛만 비추어 준다면 진상규명은 결코 멀리 있지 않습니다.
당신은 쉬운 길을 찾기 위해 부패한 범죄세력과 손잡지 말아야 합니다. 안전한 나라와 살기 좋은 나라는 결코 부패한 기득권 범죄세력과 공존할 수 없습니다. 피해자와 그 가족들의 손에 진상규명과 관련된 서류 뭉치를 들려주는 나라는 참으로 나쁜 나라입니다. 늦었지만 그들이 얼었던 마음을 풀고, 희생된 가족들의 명복을 빌면서 맘 놓고 다시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는 지극히 정상적인 나라로 만들어 주실 것을 부탁드립니다.
검찰과 언론을 믿을 수 있는 나라, 당신이 만들어주세요
▲ 지난 10일 헌법재판소가 박근혜 대통령 탄핵을 '만장일치'로 인용한 가운데, 광화문광장에 설치된 세월호참사 합동분향소에 ‘경축 박근혜 탄핵. 진실은 침몰하지 않는다’ 꽃다발이 놓여 있다. ⓒ 권우성
다음 대통령은 검찰의 중립성이 보장되고 언론의 자유가 보장되는 나라를 만들어 주십시오. 돌이켜 보면 세월호 참사는 국정을 책임진 최고 통수권자 대통령부터 구조를 위해 사고 현장에 출동했던 말단 해경까지 매우 광범위한 많은 국가기관이 관련된 사건이었지만, 불행하게도 그 누구도 자신에게 주어졌던 미션을 성실하고 적정하게 수행하지 못했습니다.
만약 이들 중 극히 일부분이라도 본래 존재했어야 할 자신의 모습만 지켰더라면, 최악의 대형 참사는 막을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구조와 관련한 그들의 점수는 예외 없이 전원 '0'점이었고, 이 잘못에 대해 진정으로 책임진 사람은 아직까진 아무도 없는 것 같습니다.
사태가 이 지경에 이르게 된 데에는 밝혀지지 않은 여러 가지 요인이 있었겠지만, 저는 대통령의 책임을 제외하면 검찰과 언론에게 가장 큰 책임을 묻고 싶습니다.
검찰이 정권의 눈치를 보지 아니하고 손톱만 한 의혹도 없이 철저하게 수사했었더라면, 언론이 정권에 길들지 않고 사실을 사실대로 보도만 했었더라면, 오늘과 같은 불행한 사태는 결코 없었을 것이라 감히 단언합니다. 검찰의 수사결과를 신뢰하고, 언론의 보도를 믿을 수 있는 나라, 이것이 당신이 만들어야 할 진정한 나라입니다.
박근혜에 대한 탄핵인용이 결정된 순간부터 우리 유가족들은 또 다른 걱정을 하고 있습니다. 그것은 "박근혜의 참사 당일 기록이 검찰의 손으로 전달되지 아니하고 국가기록원으로 이관되어 7시간에 대한 진상규명을 영원히 하지 못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걱정입니다. 세월호 참사는 지구상에서 다시는 발생해선 안 될 사건입니다.
하지만 지위 고하를 막론하고 이 참사의 철저한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이 없다면 이 땅에서 다시 발생할 수도 있는 사건입니다. 구조를 책임진 해경의 소형 함정은 어떤 핑계를 대서라도 출동을 회피할 것입니다. 승객의 안전을 책임진 선장, 선원들은 해경이 구조를 위해 출동하는 것과 상관없이 승객들을 바다에 빠뜨려 놓고 책임을 다했노라고 발뺌할 것입니다. 이러한 상황은 대통령에게도 예외없이 동일하게 적용될 것입니다.
따라서 이러한 대형 참사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철저한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은 필수일 수밖에 없고 대통령도 결코 예외가 될 수 없습니다. 만약 참사당일 박근혜와 관련된 기록을 관련법에 따라 이관한다면, 이 사건의 진실은 영원히 묻혀버릴 것입니다. 기록 이관과 관련하여 저항세력의 방해가 극심하겠지만 정의를 위해, 재발 방지를 위해, 박근혜의 범죄기록은 검찰의 손에 들려주실 것을 부탁드립니다.
나는 지금까지 '불행'의 반대말을 '행복'으로 인식하고 살았습니다. 하지만 이 참사를 겪으면서 그것은 매우 잘못된 생각이며, '행복'이 아니라 '다행'이었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날마다 나와 내 가족이 죽지 않고 살아 있다는 것에 대해 항상 감사해야 하고, 오늘도 다치지 않고 온전하게 살아남았다는 것에 '다행감'을 느끼며 사는 나라, 이것이 박근혜 정부의 민낯이었던 것입니다.
모든 국민들이 이 나라에서 살아서 숨 쉬는 것 자체를 행복해하고, 대한민국의 이름을 부르고 듣는 것에 자부심을 느끼고 자랑스러워하는 나라, 그것을 당신이 꼭 만들어 주실 것을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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