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703201630011
'독재는 짧고 예술은 영원하다' 예술로 박근혜에 항거한 광화문캠핑촌 해단식
이진주 기자 jinju@kyunghyang.com 입력 : 2017.03.20 16:30:01 수정 : 2017.03.20 17:17:58
문화예술인들이 20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박근혜 퇴진 광화문캠핑촌’ 해단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강윤중기자
“추위 속에서도 풍물이 힘이 되었다는 시민들의 격려에 너무나 행복했습니다. 앞으로도 광장 민주화가 꽃피웠으면 좋겠고 그 자리에 풍물이 함께 했으면 좋겠습니다.”
문화예술인으로 구성된 ‘박근혜 퇴진 광화문캠핑촌’은 20일 오후 1시 서울 광장문광장에서 캠핑촌 해단식 기자회견을 연 가운데 촛불집회때마다 풍물을 선보였던 하애정씨는 이렇게 소회했다.
하씨는 “돈과 권력의 노예가 되는 사회에서 순수예술이 없어질 수도 있겠다는 위기감에 광장에 나왔다”면서 “풍물로 싸워서 행복했고, 앞으로도 소외된 이들을 위해 광장에 함께 하겠다”고 말했다.
광화문캠핑촌 일동은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많은 예술인들과 노동자들이 지난해 11월4일 이 자리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텐트를 설치했다”며 “박근혜 전 대통령이 대통령직에서 파면되면서 1차 목표가 달성돼 광화문 캠핑촌은 해단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판화작가 이윤엽씨는 “촛불집회를 20여차례 하면서 단 한번도 폭력이 없었다. 이는 문화예술인들이 촛불시민들의 마음을 담은 예술작품을 만들어서 폭력을 행사할 틈이 없었던 것이 아니었나 싶다. 예술가들의 힘과 역할을 앞으로 잘 이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캠핑촌 촌장’으로 불리는 시인 송경동씨는 “얼굴과 당 이름만 바뀌는 정권교체는 바라지 않는다”며 “한국사회의 새로운 윤리, 새로운 민주주의 방향이 들어서야 한다. 그렇지 않을 때 저희는 다시 배낭을 맬 것”이라고 말했다.
백기완 통일문제연구소 소장은 “이렇게 문화예술인들이 싸워서 한 정권의 반조각 이상을 와르르 무너뜨린 것은 역사상 처음”이라며 “짓밟을수록 더욱 불꽃이 일어나는 불씨인 우리 서덜들이 앞장서서 거짓말 독재, 유신독재 잔당을 없앨때까지 이 채알(천막)을 거두어두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광화문캠핑촌 일동은 “뼈마저 시린 한기를 녹여준 건 시민들이 쥐고 나온 촛불의 온기였다”며 “광화문캠핑촌은 촛불로 친 텐트였고 촛불로 만든 마을이었다”며 “모든 사태의 총책임자 박근혜의 시대가 끝났다”고 평가했다.
문화예술인들은 회견이 끝난 후 예술가들의 각종 작품을 이끌고 조선일보 앞까지 행진했다. 예술가들은 광화문캠핑촌의 작품들을 ‘흉물’이라고 비난한 조선일보 사설에 항의하기 위해 퍼포먼스를 준비했다고 전했다. 이들은 작가들의 작품을 끌고 코리아나호텔 앞 조선일보 현판 앞에서 ‘조선일보’ ‘흉물’ 등의 문구가 적힌 종이를 붙인 작품을 부순 뒤 말끔히 정리하는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앞서 광화문캠핑촌 예술인들은 박근혜 정부의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가 알려진 직후인 지난해 11월4일 첫 노숙농성을 시작했다. 이날 이들은 예술인 7449명이 서명한 ‘우리 모두가 블랙리스트 예술가다. 박근혜 퇴진 문화예술인 시국선언’을 발표했다. 그날 100여명의 예술가들이 광장에 천막을 치고 노숙을 한 것이 광화문캠핑촌의 시작이다.
최병수 작가는 “이제는 평화가 아니면 안된다는 의미”를 담아 평화라는 뜻의 영어 ‘Peace’ 조형물을 광화문 앞에 세웠다.
그간 캠핑촌에 모인 예술인들은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를 풍자하는 작품을 만들었다. 블랙리스트에 항거하는 의미에서 면도날 모양의 조형물을 만든 최병수 작가는 “그동안 ‘하야’, ‘퇴진’, ‘퇴장’ 등의 조형물을 선보였는데 마지막으로 평화라는 뜻의 영어 ‘Peace’ 조형물을 광장에 세웠다”며 “이제는 평화가 아니면 안된다는 의미”라고 했다.
송경동씨는 “한국 사회의 새로운 민주주의를 향한 행진은 이제 시작“이라면서 ”광장을 달궜던 주권자들의 명령처럼 박근혜 정권의 잔재가 모두 폐기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들은 노숙 142일째인 오는 25일 촛불집회와 함께 해단 문화제를 열고 텐트촌을 철거한다.
'독재는 짧고 예술은 영원하다' 예술로 박근혜에 항거한 광화문캠핑촌 해단식
이진주 기자 jinju@kyunghyang.com 입력 : 2017.03.20 16:30:01 수정 : 2017.03.20 17:17:58
문화예술인들이 20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박근혜 퇴진 광화문캠핑촌’ 해단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강윤중기자
“추위 속에서도 풍물이 힘이 되었다는 시민들의 격려에 너무나 행복했습니다. 앞으로도 광장 민주화가 꽃피웠으면 좋겠고 그 자리에 풍물이 함께 했으면 좋겠습니다.”
문화예술인으로 구성된 ‘박근혜 퇴진 광화문캠핑촌’은 20일 오후 1시 서울 광장문광장에서 캠핑촌 해단식 기자회견을 연 가운데 촛불집회때마다 풍물을 선보였던 하애정씨는 이렇게 소회했다.
하씨는 “돈과 권력의 노예가 되는 사회에서 순수예술이 없어질 수도 있겠다는 위기감에 광장에 나왔다”면서 “풍물로 싸워서 행복했고, 앞으로도 소외된 이들을 위해 광장에 함께 하겠다”고 말했다.
광화문캠핑촌 일동은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많은 예술인들과 노동자들이 지난해 11월4일 이 자리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텐트를 설치했다”며 “박근혜 전 대통령이 대통령직에서 파면되면서 1차 목표가 달성돼 광화문 캠핑촌은 해단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판화작가 이윤엽씨는 “촛불집회를 20여차례 하면서 단 한번도 폭력이 없었다. 이는 문화예술인들이 촛불시민들의 마음을 담은 예술작품을 만들어서 폭력을 행사할 틈이 없었던 것이 아니었나 싶다. 예술가들의 힘과 역할을 앞으로 잘 이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캠핑촌 촌장’으로 불리는 시인 송경동씨는 “얼굴과 당 이름만 바뀌는 정권교체는 바라지 않는다”며 “한국사회의 새로운 윤리, 새로운 민주주의 방향이 들어서야 한다. 그렇지 않을 때 저희는 다시 배낭을 맬 것”이라고 말했다.
백기완 통일문제연구소 소장은 “이렇게 문화예술인들이 싸워서 한 정권의 반조각 이상을 와르르 무너뜨린 것은 역사상 처음”이라며 “짓밟을수록 더욱 불꽃이 일어나는 불씨인 우리 서덜들이 앞장서서 거짓말 독재, 유신독재 잔당을 없앨때까지 이 채알(천막)을 거두어두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광화문캠핑촌 일동은 “뼈마저 시린 한기를 녹여준 건 시민들이 쥐고 나온 촛불의 온기였다”며 “광화문캠핑촌은 촛불로 친 텐트였고 촛불로 만든 마을이었다”며 “모든 사태의 총책임자 박근혜의 시대가 끝났다”고 평가했다.
문화예술인들은 회견이 끝난 후 예술가들의 각종 작품을 이끌고 조선일보 앞까지 행진했다. 예술가들은 광화문캠핑촌의 작품들을 ‘흉물’이라고 비난한 조선일보 사설에 항의하기 위해 퍼포먼스를 준비했다고 전했다. 이들은 작가들의 작품을 끌고 코리아나호텔 앞 조선일보 현판 앞에서 ‘조선일보’ ‘흉물’ 등의 문구가 적힌 종이를 붙인 작품을 부순 뒤 말끔히 정리하는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앞서 광화문캠핑촌 예술인들은 박근혜 정부의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가 알려진 직후인 지난해 11월4일 첫 노숙농성을 시작했다. 이날 이들은 예술인 7449명이 서명한 ‘우리 모두가 블랙리스트 예술가다. 박근혜 퇴진 문화예술인 시국선언’을 발표했다. 그날 100여명의 예술가들이 광장에 천막을 치고 노숙을 한 것이 광화문캠핑촌의 시작이다.
최병수 작가는 “이제는 평화가 아니면 안된다는 의미”를 담아 평화라는 뜻의 영어 ‘Peace’ 조형물을 광화문 앞에 세웠다.
그간 캠핑촌에 모인 예술인들은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를 풍자하는 작품을 만들었다. 블랙리스트에 항거하는 의미에서 면도날 모양의 조형물을 만든 최병수 작가는 “그동안 ‘하야’, ‘퇴진’, ‘퇴장’ 등의 조형물을 선보였는데 마지막으로 평화라는 뜻의 영어 ‘Peace’ 조형물을 광장에 세웠다”며 “이제는 평화가 아니면 안된다는 의미”라고 했다.
송경동씨는 “한국 사회의 새로운 민주주의를 향한 행진은 이제 시작“이라면서 ”광장을 달궜던 주권자들의 명령처럼 박근혜 정권의 잔재가 모두 폐기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들은 노숙 142일째인 오는 25일 촛불집회와 함께 해단 문화제를 열고 텐트촌을 철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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