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http://www.hani.co.kr/arti/politics/diplomacy/801705.html?_fr=mt2
통영 동백나무, 고향 그리워하던 베를린 윤이상 묘에 심기다
등록 : 2017-07-06 11:11 수정 : 2017-07-06 14:17
독일 찾은 문재인 대통령 부부의 ‘선물’
‘동백림 사건’으로 귀국 못했던 윤이상 묘에
전용기로 싣고 온 동백나무 심어
5일(현지시각) 독일을 방문한 문재인 대통령의 부인 김정숙씨가 베를린 교외에 안장된 작곡가 윤이상 묘를 참배하고 있다. 묘비 앞에 고향 통영에서 가져온 동백나무가 심겨 있다. 베를린/연합뉴스
고향을 그리워하다 베를린에서 숨을 거둔 작곡가 윤이상의 묘지에 고향의 향기를 담은 동백나무 한 그루가 심겼다.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참석차 독일을 찾은 문재인 대통령 부부의 선물이다.
문재인 대통령 부인 김정숙씨는 5일(이하 현지시각) 단독 일정으로 독일 베를린 가토우 공원묘지 내 작곡가 윤이상의 묘를 찾아 참배했다. 윤이상은 현대 음악에 족적을 남긴 세계적 작곡가로, 유럽 유학 중이었던 1967년 ‘동백림(동베를린) 간첩단 조작 사건’에 연루돼 사형 선고를 받았다. 2년 뒤 대통령 특사로 석방된 뒤 서독으로 귀화한 그는 1995년 폐렴으로 숨을 거둘 때까지 한국 입국을 허락받지 못했다. 그에게 고향 통영의 동백나무는 각별한 뜻이 담긴 선물이다.
권세훈 주독일한국문화원장의 안내로 윤이상 묘를 찾은 김정숙씨는 추모 화환을 내려놓고 묵념했다. 화환에 달린 검은 리본엔 ”대한민국 대통령 문재인 김정숙, 조국과 통영의 마음을 이곳에 남깁니다”라는 글씨가 새겨져 있었다. 그는 “저도 음악을 전공해 윤이상 선생의 음악을 잘 알고 있다. 음 파괴가 낯설긴 하지만, 작곡했던 선배들은 물론이고 관심이 많았다”며 윤이상의 음악세계에 영향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어 “살아 생전 일본에서 타신 배로 통영 앞바다까지만 와 보고 고향 땅을 못 밟으셨다는 이야기를 듣고 저도 많이 울었다. 그래서 고향 통영에서 동백나무를 가져왔다. 선생의 마음도 풀리시길 바란다”고 기렸다.
통영에서 가져온 동백나무는 어른 어깨높이에 이를 정도로 크고 푸른 잎이 무성했다. 이번 독일 방문길에 전용기에 싣고 와 참배 전에 미리 심어놓은 나무 앞엔 붉은 화강암에 금색으로 “대한민국 통영시의 동백나무. 2017.7.5. 대통령 문재인 김정숙” 글을 새긴 석판이 놓였다.
이날 참배에 동행한 발터 볼프강 슈파러 국제윤이상협회장, 박영희 전 브레멘 음대 교수, 피아니스트 홀가 그로숍 등 윤이상의 제자들은 “독일에 있는 윤이상 생가를 윤이상 재단에서 2008년 매입했지만, 예산 부족 등의 이유로 기념관을 만들지 못하고 있다”며 기념관 건립 지원을 청원하기도 했다. 그는 “노력하겠다”고 답했다.
정유경 기자 edge@hani.co.kr
통영 동백나무, 고향 그리워하던 베를린 윤이상 묘에 심기다
등록 : 2017-07-06 11:11 수정 : 2017-07-06 14:17
독일 찾은 문재인 대통령 부부의 ‘선물’
‘동백림 사건’으로 귀국 못했던 윤이상 묘에
전용기로 싣고 온 동백나무 심어
5일(현지시각) 독일을 방문한 문재인 대통령의 부인 김정숙씨가 베를린 교외에 안장된 작곡가 윤이상 묘를 참배하고 있다. 묘비 앞에 고향 통영에서 가져온 동백나무가 심겨 있다. 베를린/연합뉴스
고향을 그리워하다 베를린에서 숨을 거둔 작곡가 윤이상의 묘지에 고향의 향기를 담은 동백나무 한 그루가 심겼다.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참석차 독일을 찾은 문재인 대통령 부부의 선물이다.
문재인 대통령 부인 김정숙씨는 5일(이하 현지시각) 단독 일정으로 독일 베를린 가토우 공원묘지 내 작곡가 윤이상의 묘를 찾아 참배했다. 윤이상은 현대 음악에 족적을 남긴 세계적 작곡가로, 유럽 유학 중이었던 1967년 ‘동백림(동베를린) 간첩단 조작 사건’에 연루돼 사형 선고를 받았다. 2년 뒤 대통령 특사로 석방된 뒤 서독으로 귀화한 그는 1995년 폐렴으로 숨을 거둘 때까지 한국 입국을 허락받지 못했다. 그에게 고향 통영의 동백나무는 각별한 뜻이 담긴 선물이다.
권세훈 주독일한국문화원장의 안내로 윤이상 묘를 찾은 김정숙씨는 추모 화환을 내려놓고 묵념했다. 화환에 달린 검은 리본엔 ”대한민국 대통령 문재인 김정숙, 조국과 통영의 마음을 이곳에 남깁니다”라는 글씨가 새겨져 있었다. 그는 “저도 음악을 전공해 윤이상 선생의 음악을 잘 알고 있다. 음 파괴가 낯설긴 하지만, 작곡했던 선배들은 물론이고 관심이 많았다”며 윤이상의 음악세계에 영향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어 “살아 생전 일본에서 타신 배로 통영 앞바다까지만 와 보고 고향 땅을 못 밟으셨다는 이야기를 듣고 저도 많이 울었다. 그래서 고향 통영에서 동백나무를 가져왔다. 선생의 마음도 풀리시길 바란다”고 기렸다.
통영에서 가져온 동백나무는 어른 어깨높이에 이를 정도로 크고 푸른 잎이 무성했다. 이번 독일 방문길에 전용기에 싣고 와 참배 전에 미리 심어놓은 나무 앞엔 붉은 화강암에 금색으로 “대한민국 통영시의 동백나무. 2017.7.5. 대통령 문재인 김정숙” 글을 새긴 석판이 놓였다.
이날 참배에 동행한 발터 볼프강 슈파러 국제윤이상협회장, 박영희 전 브레멘 음대 교수, 피아니스트 홀가 그로숍 등 윤이상의 제자들은 “독일에 있는 윤이상 생가를 윤이상 재단에서 2008년 매입했지만, 예산 부족 등의 이유로 기념관을 만들지 못하고 있다”며 기념관 건립 지원을 청원하기도 했다. 그는 “노력하겠다”고 답했다.
정유경 기자 edg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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