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http://www.hani.co.kr/arti/politics/defense/803050.html?_fr=mt2
‘수리온’ 결함 알고도 납품 강행…방사청장 수사의뢰
등록 :2017-07-16 21:23 수정 :2017-07-16 22:19
-감사원, 방사청 감사결과 공개-
결빙 성능시험 생략돼 엔진결함, 3차례 추락·비상착륙 원인
기체결함 제대로 검증하지 않아 동체균열·빗물유입 사고 잇따라
1조2천여억원을 들여 개발한 한국형 기동헬기 '수리온'이 전투용은커녕 헬기로서 비행 안전성도 갖추지 못한 것으로 감사원 감사 결과 드러났다. 수리온 헬기는 엔진·기체·탑재장비 등 곳곳에 문제가 있고, 기체 내부에 빗물이 새는 것으로 확인됐다. 사진은 비행 중인 수리온 헬기. 연합뉴스.
국산 기동헬기 ‘수리온’이 기체 및 엔진 등의 결함으로 안전사고가 잇따랐던 것으로 조사됐다. 또 심각한 결함이 발견됐는데도 제때 후속 조치가 이뤄지지 않아 사고를 키웠던 것으로 감사원 감사 결과 드러났다. 감사원은 관리 감독의 책임이 있는 장명진 방위사업청장 등을 검찰에 수사의뢰했다.
감사원은 16일 수리온 개발·운용과 관련해 방사청과 육군본부, 국방과학연구소(국과연) 등을 대상으로 지난해 3~5월과 10~12월 두 차례 감사를 실시한 결과 총 40건의 문제점을 적발했다고 밝혔다.
수리온은 2006년 6월부터 6년간 1조2950억원을 투자해 2012년 6월 개발이 완료된 국산 기동헬기이다. 노후화된 군용 헬기를 대체하고 국내 헬기 개발 역량을 확보하기 위한 사업으로 현재 군에서 60여대를 운용하고 있다.
수리온은 2015년 1월과 2월 육군항공학교에서 비행 중 2대가 잇따라 엔진 과속 후 정지되는 현상으로 비상 착륙했고, 12월에도 같은 결함으로 또 다른 1대가 추락하는 사고를 냈다. 또 2014년 8월엔 메인 로터 블레이드(프로펠러)와 동체 상부 전선 절단기가 충돌해 엔진이 정지했고, 2013년 2월부터 지난해 1월까지 윈드실드(전방 유리)가 5차례 파손됐다. 이밖에 중앙동체 프레임 균열, 기체 내부 빗물 유입 등 크고 작은 사고가 끊이지 않았다.
이에 대해 감사원 감사 결과, 수리온 헬기의 엔진 결함은 헬기의 결빙 성능 시험평가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됐다. 헬기는 비행 중 표면에 구름 입자 등이 충돌해 얼음막이 형성될 수 있다. 이런 결빙 현상은 헬기 성능을 저하하고 심하면 엔진까지 손상할 수 있다. 그럼에도 방사청은 2009년 1월 막연히 “사업 일정 촉박 등을 이유로” 체계결빙 성능시험을 나중에 하기로 결정하고 시험평가를 생략한 채 같은 해 12월 수리온을 납품받았다. 그 결과 결빙을 막는 장치의 결함을 미리 확인하지 못해 2015년 세 차례 헬기 추락으로 이어졌다는 게 감사원의 설명이다. 뒤늦게 2015년 10월~2016년 3월 미국에서 체계결빙 성능검사를 실시했더니, 101개 항목 중 29개 항목이 기준 미달로 나왔다. 그럼에도 방사청은 한국항공우주산업(KAI·카이)이 “2018년 6월까지 보완하겠다”는 계획을 제출하자 아무 근거 없이 수리온 납품을 받아줬고, 카이가 제안한 체계결빙 성능 관련 국방규격 변경도 규정을 위반한 채 승인했다.
또 국방과학연구소는 카이가 메인 로터 블레이드와 기체의 충돌 가능성을 제대로 검증하지 않았는데도, 규격서 및 감항 기준을 충족하는 것으로 처리했다. 육군은 2014년 8월 블레이드와 기체가 충돌하는 사고가 나자, 설계 변경 등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하는 대신 헬기 이륙 때 출력을 60%로 제한하도록 ‘사용자 교범’을 수정했다. 이밖에 국과연과 카이는 전방 유리에 헬기에 적용된 사례가 없는 소재인 솔라디온을 채택했다. 감사원은 “솔리디온은 외부 충격에 취약하고 파손될 경우 잔금이 발생해 시야 확보가 어렵다. 윈드실드가 5차례 파손되는 빌미가 됐다”고 밝혔다.
감사원은 이에 따라 장 청장 등 방사청 관계자 3명을 업무상 배임 혐의로 검찰에 수사의뢰하고, 한국형헬기사업단의 이아무개 단장과 문아무개 팀장의 강등을 요구했다. 또 육군참모총장에게 카이와 한화테크윈이 엔진 결함으로 추락한 헬기의 배상 및 엔진 교환비용 회수 조치를 취하도록 요구했고, 수리온 엔진 결함 후속조치 및 안전조치를 태만히 한 육군항공학교장 등 관련자의 징계를 요구했다.
박병수 선임기자 suh@hani.co.kr
‘수리온’ 결함 알고도 납품 강행…방사청장 수사의뢰
등록 :2017-07-16 21:23 수정 :2017-07-16 22:19
-감사원, 방사청 감사결과 공개-
결빙 성능시험 생략돼 엔진결함, 3차례 추락·비상착륙 원인
기체결함 제대로 검증하지 않아 동체균열·빗물유입 사고 잇따라
1조2천여억원을 들여 개발한 한국형 기동헬기 '수리온'이 전투용은커녕 헬기로서 비행 안전성도 갖추지 못한 것으로 감사원 감사 결과 드러났다. 수리온 헬기는 엔진·기체·탑재장비 등 곳곳에 문제가 있고, 기체 내부에 빗물이 새는 것으로 확인됐다. 사진은 비행 중인 수리온 헬기. 연합뉴스.
국산 기동헬기 ‘수리온’이 기체 및 엔진 등의 결함으로 안전사고가 잇따랐던 것으로 조사됐다. 또 심각한 결함이 발견됐는데도 제때 후속 조치가 이뤄지지 않아 사고를 키웠던 것으로 감사원 감사 결과 드러났다. 감사원은 관리 감독의 책임이 있는 장명진 방위사업청장 등을 검찰에 수사의뢰했다.
감사원은 16일 수리온 개발·운용과 관련해 방사청과 육군본부, 국방과학연구소(국과연) 등을 대상으로 지난해 3~5월과 10~12월 두 차례 감사를 실시한 결과 총 40건의 문제점을 적발했다고 밝혔다.
수리온은 2006년 6월부터 6년간 1조2950억원을 투자해 2012년 6월 개발이 완료된 국산 기동헬기이다. 노후화된 군용 헬기를 대체하고 국내 헬기 개발 역량을 확보하기 위한 사업으로 현재 군에서 60여대를 운용하고 있다.
수리온은 2015년 1월과 2월 육군항공학교에서 비행 중 2대가 잇따라 엔진 과속 후 정지되는 현상으로 비상 착륙했고, 12월에도 같은 결함으로 또 다른 1대가 추락하는 사고를 냈다. 또 2014년 8월엔 메인 로터 블레이드(프로펠러)와 동체 상부 전선 절단기가 충돌해 엔진이 정지했고, 2013년 2월부터 지난해 1월까지 윈드실드(전방 유리)가 5차례 파손됐다. 이밖에 중앙동체 프레임 균열, 기체 내부 빗물 유입 등 크고 작은 사고가 끊이지 않았다.
이에 대해 감사원 감사 결과, 수리온 헬기의 엔진 결함은 헬기의 결빙 성능 시험평가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됐다. 헬기는 비행 중 표면에 구름 입자 등이 충돌해 얼음막이 형성될 수 있다. 이런 결빙 현상은 헬기 성능을 저하하고 심하면 엔진까지 손상할 수 있다. 그럼에도 방사청은 2009년 1월 막연히 “사업 일정 촉박 등을 이유로” 체계결빙 성능시험을 나중에 하기로 결정하고 시험평가를 생략한 채 같은 해 12월 수리온을 납품받았다. 그 결과 결빙을 막는 장치의 결함을 미리 확인하지 못해 2015년 세 차례 헬기 추락으로 이어졌다는 게 감사원의 설명이다. 뒤늦게 2015년 10월~2016년 3월 미국에서 체계결빙 성능검사를 실시했더니, 101개 항목 중 29개 항목이 기준 미달로 나왔다. 그럼에도 방사청은 한국항공우주산업(KAI·카이)이 “2018년 6월까지 보완하겠다”는 계획을 제출하자 아무 근거 없이 수리온 납품을 받아줬고, 카이가 제안한 체계결빙 성능 관련 국방규격 변경도 규정을 위반한 채 승인했다.
또 국방과학연구소는 카이가 메인 로터 블레이드와 기체의 충돌 가능성을 제대로 검증하지 않았는데도, 규격서 및 감항 기준을 충족하는 것으로 처리했다. 육군은 2014년 8월 블레이드와 기체가 충돌하는 사고가 나자, 설계 변경 등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하는 대신 헬기 이륙 때 출력을 60%로 제한하도록 ‘사용자 교범’을 수정했다. 이밖에 국과연과 카이는 전방 유리에 헬기에 적용된 사례가 없는 소재인 솔라디온을 채택했다. 감사원은 “솔리디온은 외부 충격에 취약하고 파손될 경우 잔금이 발생해 시야 확보가 어렵다. 윈드실드가 5차례 파손되는 빌미가 됐다”고 밝혔다.
감사원은 이에 따라 장 청장 등 방사청 관계자 3명을 업무상 배임 혐의로 검찰에 수사의뢰하고, 한국형헬기사업단의 이아무개 단장과 문아무개 팀장의 강등을 요구했다. 또 육군참모총장에게 카이와 한화테크윈이 엔진 결함으로 추락한 헬기의 배상 및 엔진 교환비용 회수 조치를 취하도록 요구했고, 수리온 엔진 결함 후속조치 및 안전조치를 태만히 한 육군항공학교장 등 관련자의 징계를 요구했다.
박병수 선임기자 suh@hani.co.kr
'시사' 카테고리의 다른 글
조선일보는 ‘원전 마피아 세력’인가 - 미디어오늘 (0) | 2017.07.17 |
---|---|
문 대통령 “방산비리는 이적행위…반부패협의회 복원” - 한겨레 (0) | 2017.07.17 |
시민들이 막아낸 일본 헤이트스피치 - 한겨레 (0) | 2017.07.17 |
‘국정원 댓글 사건’ 처벌받지 않은 자들 - 한겨레21 (0) | 2017.07.17 |
"'삼성승계' 메모, 박근혜-이재용 독대 직전 작성 정황" - 노컷 (0) | 2017.07.1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