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체크] '빈곤층' 감소하고 '빈부격차' 좁혀졌다?
오대영 입력 2017.08.03 22:16
[앵커]
지난 월요일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빈곤층'의 숫자입니다. 2014년 336만명에서 2015년 309만명으로 줄었습니다. 이 발표 이후 빈곤층이 줄고 빈부격차가 좁혀졌다는 보도들이 나왔습니다. 이를 근거로 일각에선 복지 재정 확대에 반대하는 의견도 내고 있습니다. 과연 이 통계가 말하고 있는 사실이 무엇인지, 또 빈곤층이 줄어든 것이 사실인지 팩트체크를 해보죠.
오대영 기자! 우선 빈곤층의 기준부터 설명해주실까요?
[기자]
네, 소득을 기준으로 가장 중간에 있는 사람의 소득을 '중위소득'이라고 합니다.
이 소득의 50% 미만을 벌어들이면 '빈곤층'으로 분류합니다. 예를 들어 100만원이 중위소득이면 50만원 미만인 사람들은 빈곤층인 겁니다.
복지부의 발표는 여기에 해당하는 사람이 2014년에서 2015년 사이에 27만명 줄었다는 뜻입니다. 이를 두고 '빈곤층이 감소했다', '빈부 격차가 줄었다' 이런 보도들이 나온 것이죠.
[앵커]
27만명이면 결코 작지 않은 숫자인데, 왜 이렇게 줄어든 겁니까?
[기자]
복지부는 정부의 복지 혜택이 늘어서 그만큼의 빈곤층이 줄었다는 입장을 내놓고 있습니다.
[앵커]
복지 덕분이다? 어쨌든 실제로 빈곤층이 줄어든 게 사실이라고 봐야 하는 겁니까?
[기자]
저 수치 자체는 줄었습니다. 하지만 이 통계만으로 사실로 보기는 어렵습니다.
복지부 자료는 2014년과 2015년, 그러니까 2년을 비교한 것입니다. 3년마다 실태조사를 벌이기 때문에 복지부에서는 최신 데이터가 이것 뿐입니다.
반면에 통계청에서는 매년 별도의 동향 조사를 합니다. 2016년까지의 수치를 확인하면 도리어 빈곤층이 늘었습니다.
2014년 14.4%에서 2015년 13.8%로 떨어졌지만, 2016년에 14.7%로 오른 겁니다. 빈곤층 감소 주장이 설득력이 떨어지는 겁니다.
[강신욱/보건사회연구소 선임연구위원 : 그걸(2016년 통계를) 가지고 계산했을 때는 빈곤율이 많이 늘었고 저소득층의 소득이 굉장히 많이 안 좋아진 걸로 나타납니다.]
[앵커]
그러니까 일부의 통계만을 가지고 확대 해석했다고 볼 수가 있는 것이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특히 지난 11년 간의 추이를 보면 오히려 빈곤층 감소라는 것은 설득력이 더 떨어진다는 것을 알 수가 있는데요.
2006년 14.3%였다가 오르고 내리다가 결국 2016년 14.7%였습니다.
오히려 빈곤율이 더 늘었다는 지표도 있습니다. 바로 '시장소득'을 기준으로 한 빈곤율인데요, 2006년 16.6%에서 2016년 19.5%까지 올랐습니다.
시장소득은 단순히 말하면 가구가 벌어들인 소득입니다. 정부가 지원한 복지가 반영되지 않은 수치입니다.
복지가 반영되지 않은 통계에서 빈곤율이 증가했다는 것은 복지가 그나마 빈곤율 상승을 억제해왔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앵커]
그렇다면 빈부 격차가 감소했다는 주장은 어떻게 봐야합니까?
[기자]
이 역시 사실로 보기 어렵습니다. 통계청은 소득에 따라 적으면 1분위에서 많으면 5분위까지 가구를 나누는 조사도 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1분위 가구의 월평균 소득은 전년 대비 5.6%가 줄어 144만7천원으로 나타났습니다. 반면에 5분위에서는 2.1%가 늘어난 834만8천원이었습니다.
최하위는 줄고 최상위는 늘어 2016년 빈부 격차가 벌어진 겁니다.
10년간의 추이를 봐도 개선과 악화가 반복되며 2006년 빈부 격차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앵커]
네, 팩트체크 오대영 기자와 함께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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