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http://www.lec.co.kr/news/articleView.html?idxno=35430
우리 고대(古代) 제4의 제국 가야의 건국 신화 분석
오태진의 한국사 이야기
오태진 아모르이그잼 경찰 한국사 | gosilec@lec.co.kr 승인 2014.12.24 12:49:03
가야는(-우리 고대 국가의 대부분이 그러하지만) 다양한 이름으로 불린다. 가락, 임나는 그 대표적인 것으로 가야인들이 스스로 어떻게 불렀는지는 알 길이 없지만, 하여튼 지금 우리가 쓰는 말처럼 ‘가야’라고 했을 것 같지는 않다. 어쨌든 ‘가야’는 그 성립부터 멸망에 이르기까지 고구려, 백제, 신라 3국과 거의 궤를 같이 하지만, 삼국시대에 끼지 못하는 왕따 국가이다.
그렇게 된 이유에는 고구려나 백제보다 약 100여년 먼저 멸망했다는 불운도 있겠지만, 무엇보다도 남겨진 기록이 전무하다시피 하다는 데에 더 큰 원인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가야는 문화적으로나 군사력으로나 결코 무시당할 만한 처지에 있는 국가는 아니다.
1. 가야의 건국 신화
중국의 사서 삼국지는 3세기 경에 12개국의 가야제국들이 병립해 있음을 전하고 있다. 그런데 이 12개국의 나라들은 대국(大國)이나, 소국(小國)이라는 말로 표현되고 있어 각각 크기나 세력이 달랐다는 것은 알 수 있다. 가야의 성립이 언제였는지 기록으로 남아 있지는 않지만 김수로왕을 중심으로 하는 건국 신화와 현재 경상남도 김해 지역의 고고학 자료를 가지고 복원해 볼 수 있는 여지는 있다.
김해 지역의 가락국이라는 소국의 성립을 복원해 볼 수 있다면, 전기 가야의 다른 여러 나라의 출발을 짐작하는 모델로 활용해 볼 수도 있을 것이다.
가락국(본가야, 금관가야라고도 불린다.)의 건국 기록이 등장하는 것은 『삼국유사』이다. A.D 42년에 수로왕이 김해에 있는 구지봉에서 가락국을 세웠고, 이러한 수로왕 이전에 김해는 ‘구간’이라고 불리는 9명의 추장(아도간(我刀干), 여도간(汝刀干), 피도간(彼刀干), 오도간(五刀干), 유수간(留水干), 유천간(留天干), 신천간(神天干), 오천간(五天干), 신귀간(神鬼干))에 의해 다스려지고 있던 마을 연합이었다.
‘왕’의 칭호가 사용되지 않았던 것과 ‘간’이라는 칭호를 통해 아직 군장 국가 단계에 머물러 있었을 가능성이 높다고 하겠다.
어찌됐건 가락국 건국 신화를 복원해보자. 김해 북쪽 구지(龜旨)(이것은 산봉우리의 이름인데 거북이 엎드린 형상과 같으므로 구지라 했다.)에서
김수로 : "여기 누가 있느냐?"
9간 합창 : "우리들이 여기 있습니다."
김수로 : "내가 있는 곳이 어디인가?
9간 합창 : "여기는 구지입니다."
김수로 : "하늘이 나에게 명령하신 것은 이 곳에 와서 나라를 새로 세워 임금이 되라 하셨다. 그래서 내려왔다. 너희들은 이 산 꼭대기를 파며 흙을 집으면서 '신이여, 신이여, ‘수로(이게 나중에 거북으로 바뀌었다.)’를 내놓아라. 내놓지 않으면 구워 먹겠다.’하면서 노래하고 춤을 추어라. 그러면 곧 (하늘에서) 대왕을 맞이하여 (너희들은) 매우 기뻐서 춤추게 될 것이다."
9간들은 그 말을 따라 마을 사람과 함께 모두 기뻐하면서 노래하고 춤추었다. 얼마 후 황금색 알 여섯 개가 모두 화하여 어린이가 되어 있었는데, 용모가 심히 컸으며, 나날이 자라 열 며칠을 지나니 키가 9척이 되어 각각 하나씩의 가야를 맡으니 이것이 곧 6가야였다.
2. 가야 건국 신화 분석
① ‘새’의 숭배
가야의 건국 신화는 고려 제11대 문종 때에 김해의 관리가 남긴 글을 일연이 '삼국유사'에 옮겨 실었다고 한다. 수로 신화는 구지봉에서의 수로의 등장으로 시작한다. 우리 고대 건국 시조가 대부분 그러하듯이 알에서 태어난다. 우리 민족은 북방으로부터 이주하면서 ‘새’를 신성시하였음이 분명해보인다.
고구려 주몽 역시 알에서 태어나고 신라의 김알지, 가야의 김수로 모두 알에서 태어난다. 또한 고구려, 신라인들은 모자에 깃털을 꽂고 다녔음이 벽화로 확인되며 고구려는 삼족오를 숭배하였다. 이를 통해 알에서 태어났다는 것은 그만큼 존귀한 존재라는 것이다.
② ‘거북’의 의미
이 신화에서 중요한 소재는 아마 거북일 것이다. 주몽신화에서 자라가 등장하기도 한다. 또한 사신 중의 현무(玄武)는 거북과 뱀이 어우러진 형태로서 북방의 호위신이다. 한편 거북의 머리는 남근(男根)처럼 생겨서 남근의 상징으로 여겨지고 있다.
거북의 머리를 '생명'으로 보는 것이나, 남근을 귀두(龜頭)라고 하는 것이 다 여기에 이유가 있다. 즉, 이는 풍요와 다산을 기원하는 의미를 지닌다. 기원의 의미는 제사이다.
그러한 의미에서 당시의 군장, 수장, 추장들은 부족이나 마을의 풍요와 다산을 책임지는 사람으로 가장 훌륭한 남성성을 지닌 사람이 수장으로 임명되었던 것이 아닌가 한다. 즉 김수로는 정치적인 군장으로서 뿐만 아니라 제사장의 의미까지 가졌을 수도 있을 법한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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