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https://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3071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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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내자 윤건희, 용산방송 거부" 울먹인 KBS 직원들
[현장] '힘내라 공영방송, 구하자 KBS' 문화제... 시민대표 33인 "윤석열 정권, 철저히 약속 배반"
24.10.18 23:00 l 최종 업데이트 24.10.19 06:24 l 소중한(extremes88)
▲언론장악저지공동행동이 18일 오후 6시 30분 서울 종로구 광화문역 앞에서 '힘내라 공영방송 구하자 KBS' 시민문화제를 열었다. 시민들이 "지키자 MBC, 살리자 KBS, 끝내자 윤건희"라고 적힌 현수막 앞에서 촛불을 들고 있다. ⓒ 소중한
"왜 세월호 참사 10주기 다큐가 불방되고, 일본에 '사과'란 이야기를 제대로 하지 않고, 채 해병 특검 청문회도 중계하지 않고, 이태원 참사를 제대로 돌아보는 프로그램을 만들지 않고, 일하다 쓰러져 가는 노동자들의 이야기를 못하고 있냐는 말씀을 정말 뼈아프게 받아들입니다. 그래서 '이젠 안 되겠다'고 생각해 쟁의행위에 나서려고 합니다. 저희가 부족했지만 더 싸우겠습니다. KBS를 국민의 방송으로 돌려놓기 위해 싸우고 있는 사람이 있다는 걸 잊지 말아주십시오."
박상현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장이 18일 오후 6시 30분 광화문역에서 진행된 '힘내라 공영방송, 구하자 KBS' 시민문화제에서 울먹이며 이 같이 말했다. 언론장악저지공동행동은 이날 시민문화제를 열어 "용산방송 거부한다", "국민이 KBS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인근엔 "지키자 MBC, 살리자 KBS, 끝내자 윤건희"가 적힌 현수막이 나붙었다.
▲박상현 언론노조 KBS본부장이 무대에 올라 발언하고 있다. ⓒ 소중한
이 자리에 참석한 시민대표 33인은 '독립선언'을 통해 "부끄러운 공영방송을 물려주지 않으려면 가장 시급하고 중대한 일이 공영방송에 드리워진 정치적 후견주의를 철저히 걷어내는 것"이라며 "윤석열 정권은 출범 이후 대통령 스스로 '언론장악의 생각이 없다'고 입버릇처럼 해왔던 말을 철저히 배반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오늘 우리에게 주어진 임무는 공영방송의 주인으로서 주인도 모르게 공영방송을 장악하고 있는 정치권력의 암운을 물리치고 어그러진 KBS를 고쳐서 대한민국의 근본이 되는 올곧은 공영방송으로 되돌아오게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세월호·이태원 참사 유족도 참석... "저항 지지"
▲왼쪽부터 쿠팡 택배노동자 강민욱 택배노동자과로사대책위원회 집행위원장, 이태원 참사 유족 오영교(고 오지연씨 아버지)씨, 방혜린 군인권센터 국방감시팀장, 노민영 평화나비네트워크 중앙집행부 활동가, 세월호 참사 유족 최순화(세월호참사가족협의회 대외협력부서장, 고 이창현군 어머니)씨가 무대에 올라 발언하고 있다. ⓒ 소중한
KBS 양대노조(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 KBS노동조합)는 지난 9월 23일~10월 7일 쟁의행위 찬반 여부를 묻는 투표를 진행했고 각각 92.76%, 89%의 찬성률을 기록했다. 이로써 KBS 파업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이날 문화제 무대에 오른 정연욱 KBS 기자(전 주말 뉴스9 앵커)는 "저는 지금 시청자센터에 있다. 왜 이곳에 와 있는지 잘 모른다. 16년 차 기자인데 보도와 상관없는 부서는 처음"이라며 "저희가 7년 전 파업할 때 이 자리에서 매주 이렇게 행사를 했었다. 저희끼리 다시는 시민들에게 민폐를 끼치지 말자고, 다시는 거리로 나오지 말자고 했는데 불행히도 이렇게 돼 버렸다. 죄송하고 감사하다"고 말했다.
이어 "업계 선수들이 봤을 때 저널리즘적으로 일관성도 원칙도 없는 부끄러운 큐시트가 매일 작성되고 있다. 기자협회가 매일 문제를 지적하고 점거 농성도 했지만 변하지 않는다"라며 "오늘 이렇게 궂은 날씨에도 오신 시민들을 보면서 우리가 왜 공영방송인지, 진짜 공영방송의 위기가 뭔지 되새긴다. 같이 뭉쳐서 잘못된 것에 대해 더 큰소리로 싸웠으면 좋겠다"라고 덧붙였다.
▲언론장악저지공동행동이 18일 오후 6시 30분 서울 종로구 광화문역 앞에서 '힘내라 공영방송 구하자 KBS' 시민문화제를 열었다. ⓒ 소중한
조애진 KBS PD(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 수석부본부장)도 "국정감사에 참고인으로 출석해 12시간 자리를 지키며 박민 사장의 수많은 과오를 증언했지만 못다한 이야기가 훨씬 더 많다"라며 "국정감사 그날은 우리가 낙하산 박민 사장 취임 후 싸워온 340일 중 하루일 뿐이다. 아니 KBS가 6~7년마다 수천 일, 수만 일 동안 방송탄압에 맞서 싸운 날 중 단 하루다"라고 호소했다.
발언 중 눈물을 보인 조 PD는 "사장이 취임하기도 전에 방송을 폐지하고, 헌법의 4.19 정신을 정면으로 위배하는 독재자 찬양 다큐를 틀고, 광복절에 기미가요를 내보내고, 기계적 균형조차 내팽개치는 것은 결코 국민의 방송이 아니라고 말하는 것이다. 이 모든 게 국민에 대한 배신의 기록"이라며 "우리는 이 오욕의 시간에 대한 책임과 죄과를 반드시 낙하산 박민 사장과 경영진에게 물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언론장악저지공동행동이 18일 오후 6시 30분 서울 종로구 광화문역 앞에서 '힘내라 공영방송 구하자 KBS' 시민문화제를 열었다. 동아일보 기자 출신의 이부영 전 국회의원과 최승호 전 MBC 사장이 촛불을 든 채 무대를 바라보고 있다. ⓒ 소중한
이날 문화제에선 세월호 참사 유족 최순화(세월호참사가족협의회 대외협력부서장, 고 이창현군 어머니)씨, 이태원 참사 유족 오영교(고 오지연씨 아버지)씨, 쿠팡 택배노동자 강민욱 택배노동자과로사대책위원회 집행위원장, 방혜린 군인권센터 국방감시팀장, 노민영 평화나비네트워크 중앙집행부 활동가가 무대에 올라 발언하기도 했다.
최순화 대외협력부서장은 "(KBS가) 세월호 참사 10주기 다큐를 방송하지 않은 이유는 (그들의 주장대로) '선거에 영향을 끼쳐서'가 아니라 누군가의 심기를 불편하게 할 수 있었기 때문"이라며 "그 누군가는 국민에 속하지 않는 사람이다. 끌어내려야 할 대상일 뿐이다. 오늘 여기 있는 우리 모두의 마음이 모이면 그 시기를 앞당길 수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광화문 이곳은 저희 세월호 유족에게 아주 특별한 곳이다. 자식을 잃고 억울하고 분한 마음에 몸뚱이를 무기 삼아 저항할 때 시민들이 같이 울어주고 안아줬던 투쟁의 본거지"라며 "방송이 본업인 여러분이 취재를 하고 싶어도 못하고 국민의 억눌린 마음을 풀어주지 못했을 때 얼마나 속앓이를 했을지... 여러분의 저항과 파업을 지지한다"라고 덧붙였다.
윤창현 전국언론노동조합 위원장은 "(KBS 노동자들이) 나의 양심과 시민의 권리를 배반하지 않겠다고 들고 일어섰다. 싸움의 끝은 정해져 있다. 시간 문제"라며 "시민들이 포기하지 않으면 빠른 시간 안에 가장 올바른 방향으로 승리를 만들어낼 것이다. MBC를 지켜냈듯 KBS를 구해달라"라고 요청했다.
▲언론장악저지공동행동이 18일 오후 6시 30분 서울 종로구 광화문역 앞에서 '힘내라 공영방송 구하자 KBS' 시민문화제를 열었다. ⓒ 소중한
▲이소선합창단이 공연을 하고 있다. ⓒ 소중한
▲박창진 을들의연대 대표(전 대한항공 사무장)가 무대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고 있다. ⓒ 소중한
▲사회를 본 임재성 변호사가 발언하고 있다. ⓒ 소중한
▲시민들이 "지키자 MBC, 살리자 KBS, 끝내자 윤건희"라고 적힌 현수막 앞에서 촛불을 들고 있다. ⓒ 소중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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