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http://www.hani.co.kr/arti/international/japan/931642.html?_fr=mt2
아베의 독단…‘한국 입국제한’ 부처 협의도 없이 측근에 지시
등록 :2020-03-08 18:20 수정 :2020-03-09 02:38
아사히 “5일 오전 관계부처 회의” 보도, 총리실, 2주간 ‘조건부 상륙허가’ 제시
후생성 ‘검역법 적용’ 난색 표출하자 일 정부 ‘자발적 14일 대기요청’ 발표
항공사·공항 등 현장에선 혼란 가중
7일 일본 도쿄의 대표적 번화가인 긴자에서 사람들이 마스크를 쓴 채 걸어가고 있다. 도쿄/로이터 연합뉴스
일본 정부가 한국·중국에서 오는 이들(일본인 포함)에 대한 입국 제한을 9일부터 시작한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갑작스러운 결정으로 도쿄 하네다공항 등 현장에선 큰 혼란이 일고 있다.
아베 총리가 한국·중국에서 오는 사람들에 대한 입국 제한을 대폭 강화하겠다는 내용을 자신의 측근에게 전달한 시점은 발표 전날인 4일 오전이었다고 <아사히신문>이 7일 전했다. 일본 정부는 5일 오전 스기타 가즈히로 관방부 부장관 주재로 후생노동성, 외무성, 경제산업성, 출입국재류관리청 간부들이 모여 회의를 시작했다. 총리실이 제시한 원래 방안은 한국·중국에서 입국하는 이들에 대해 검역법에 근거해 2주간 ‘정류’(일정한 장소에 머물게 하는 것)를 요구하고 ‘조건부 상륙허가’를 내주는 내용이었다. 그러나 방역 담당 부처인 후생노동성이 검역법 적용에 난색을 표했다. 정류 및 조건부 상륙허가는 검역법상 ‘감염 의심이 있는’ 사람에게만 적용된다는 게 후생노동성의 반대 이유였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한국·중국에서 오는 이들을 모두 감염 의심이 있는 사람으로 보고 검역법을 적용하는 건 무리가 있다고 본 것이다. 결국 이날 저녁 열린 국가안전보장회의(NSC)에서 일본 정부는 검역법에 근거하지 않은 ‘자발적 14일 대기요청’이라는 애매한 안을 발표했다.
현장과 충분한 상의 없이 결정이 하달되다 보니 일본 정부 부처들도 제대로 된 답변이나 대응을 하지 못한 채 쩔쩔맸다. 이날 저녁 후생노동성이 일본 언론을 상대로 연 설명회 자리에서 ‘일본인도 대상에 포함되느냐’ ‘강제성이 있느냐’ ‘법적 근거는 무엇이냐’는 질문이 집중됐으나, 후생노동성은 “제공할 수 있는 정보가 없다” “총리 지시를 받아서 어떻게 대응할지 조정 중”이라며 분명한 대답을 하지 못했다고 <산케이신문>은 전했다. 이번 조처에는 한국·홍콩·마카오에 대한 ‘무비자 입국’ 정지 및 기존 발급 비자의 효력 정지 내용도 들어 있다. 그런데 외무성이 비자 제한 관련 설명을 누리집에 올린 시점은 5일 저녁이 아니라 6일 새벽이었다. 왕래가 가능한 공항을 나리타공항과 간사이공항으로 제한하는 조처에 대해서도 국토교통성은 5일 항공사에 설명하지 않고 있다가 6일 오전에야 한국·중국 운항 항공사에 운항계획 변경 신청을 요청했다. 후생노동성은 이번 조처에 대한 공식 누리집의 질의응답 내용도 하루 만에 번복했다. 6일엔 한국과 중국에서 출발했더라도 제3국을 경유해 일본에 들어가면 ‘2주 대기’ 요청의 “대상 외”라고 했으나 7일엔 “대상이 된다”고 바꿨다.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은 “이번 조처가 일본 정부가 개최한 전문가 회의 때 검토를 거친 사안은 아니다”라고 인정했다.
아베 정부 내부뿐 아니라 공항 등 ‘현장’에서도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8일 도쿄 하네다공항 등에서는 여러 한국인 유학생 등이 9일 0시 입국 제한이 적용되기 전에 예정보다 일찍 들어오는 풍경이 눈에 띄었다. ‘대기요청’도 대기자 본인이 숙박시설을 예약하고 비용도 내라면서 부담을 모두 떠넘기고 있다. 강제성은 없지만 현행 검역법에 근거한 조처가 아니기 때문이라고 일본 정부는 설명한다. 한국이나 중국에 있던 일본인들조차 이번 조처(자택 격리)가 너무 급작스럽다며 당혹스럽다는 반응이다. 일본 외무성은 6일 경북 봉화군의 감염증 위험정보를 레벨3으로 상향 조정하면서 ‘방문 중지’를 권고했다. 대구시와 경북 8개 지역에 이어 봉화군을 추가 지정했다.
도쿄/조기원 특파원 garde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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