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경제뉴스] 올해 주요국 통화 중 원화 가치 하락률 2위…강달러에 속수무책
기자명 고재학 기자 입력 2024.11.18 07:39
[2024년 11월18일 뉴스버스 픽 경제뉴스]
'돈줄 죄기' 여파…서울 아파트 실거래가지수 올해 들어 첫 하락
배춧값 한 달 만에 63% ‘뚝’… 평균 소매가격 포기당 3,257원
(연합뉴스 자료사진)
1. 원화값 약세에 10월 외화예금 51억달러↓…기업 달러예금 감소
달러당 원화값 약세로 지난달 국내 외화예금이 51억달러(약 7조1,200억원) 급감했다. 올해 1월(57억8,000만달러) 이후 최대 규모 감소다.
17일 한국은행이 내놓은 ‘거주자 외화예금 동향’에 따르면, 10월 말 기준 외국환은행의 거주자 외화예금 잔액은 989억7,000만달러로 집계됐다. 거주자 외화예금은 내국인과 국내 기업, 국내 6개월 이상 거주한 외국인, 국내 진출 외국 기업 등의 국내 외화예금을 말한다. 9월(1,040억4,000만달러)까지 4개월 연속 증가세를 보이다 지난달 감소세로 전환했다.
통화 종류별로는 미국 달러화(827억4,000만달러)가 31억달러 감소했다. 유로화(41억8,000만달러)도 일부 기업의 현물환 순매도 등으로 8억달러 줄었다. 위안화(10억6,000만달러)는 6억달러, 엔화(98억달러)는 5억4,000만달러 감소하는 등 주요 외화의 예금 잔액이 일제히 줄었다.
최근 원화값 약세가 본격화하며 기업들이 수입품에 대해 결제대금 지급을 서둘렀고, 보유 중이던 수출대금을 달러값 오름세에 맞춰 원화로 환전했기 때문이라는 게 한은 분석이다. 개인의 달러화 예금도 원화값 하락에 따른 환전 차익 실현 수요가 몰리면서 6억3,000만달러 감소했다.
실제 달러당 원화값은 15일 현재 1,398.80원으로, 작년 말(12월 28일 1,288.00원)보다 8.60% 올랐다. 원화 가치가 그만큼 떨어졌다는 의미다. 주요국 통화 중 원화보다 약세를 보인 건 엔화(10.71%)가 유일했다.
트럼프 재선 가능성과 함께 달러 강세 흐름이 뚜렷해지기 시작한 10월 이후만 봐도, 원화 절하율(-6.51%)은 유로(-5.60%), 파운드(-5.36%), 대만 달러(-2.68%), 위안(-3.41%)보다 높았다. 원화보다 가치가 더 많이 깎인 통화는 엔화(-9.28%), 호주 달러(-6.84%) 정도였다.
2. 9월 서울 아파트 실거래가지수 -0.01%…대출 규제로 매수심리 위축
최근 서울 아파트 거래가 부진하면서 실거래가지수가 올들어 처음 하락했다.
17일 한국부동산원이 내놓은 공동주택 실거래가지수에 따르면, 9월 서울 아파트 실거래가지수는 0.01% 하락했다.
서울 아파트 실거래가지수가 하락한 것은 작년 12월(-1.19%) 이후 9개월 만에 처음이다. 실거래가지수는 시세 중심의 가격 동향 조사와 달리 실제 거래된 실거래가격을 이전 거래가와 비교해 지수화한 것이다.
서울 아파트 실거래가지수가 하락한 것은 9월부터 2단계 스트레스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시행과 함께 시중은행들이 대출 금리를 인상하고 유주택자의 대출을 제한하는 등 돈줄 죄기에 나섰기 때문이다.
실제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올해 7월 9,181건(계약일 기준), 8월 6,474건을 기록했지만 대출 규제가 본격화한 9월에는 3,089건으로 반토막이 났다. 올들어 강남권을 비롯한 일부 지역에서 신고가 단지가 속출하는 등 가격 상승 피로감이 커진 데다 대출 규제마저 강화되자 매수 심리가 위축된 것으로 보인다.
권역별로는 강남 4구(강남·서초·송파·강동구)가 있는 동남권 지수가 0.86% 올라 상승세가 이어진 반면, 은평·서대문구 등이 있는 서북권은 0.90% 하락해 서울에서 낙폭이 가장 컸다. 노도강(노원·도봉·강북구)이 위치한 동북권도 0.42% 내렸다.
서울과 달리 지방 아파트 실거래가지수는 0.20% 올랐다. 이 영향으로 전국 아파트 실거래가지수는 0.09% 상승했다. 다만 상승폭은 8월(0.67%)에 비해 크게 둔화했다. 서울은 10월에도 실거래가지수 하락이 이어질 전망이다. 지난달 말까지 신고된 매매계약 건으로 산출한 10월 실거래가지수 잠정지수는 서울이 0.36%, 전국은 0.06% 하락할 것으로 관측됐다.
3. 김장철 채소 출하 본격화…배춧값 아직 지난해보다 21.5% 비싸
김장철을 맞아 가을배추 출하가 본격화하면서 배추가격이 한 달 만에 60% 이상 떨어졌다.
17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조사에 따르면, 15일 기준 배추 평균 소매가격은 포기당 3,257원으로 한 달 전보다 63.3% 하락했다.
폭염 여파로 여름 배추 공급이 줄면서 9월 배추 평균 소매가격은 1만원에 근접했으나 가을배추 출하가 본격화하며 지난달 하순부터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
15일 기준 배추 가격은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 3년 평균인 3,552원보다 8.3% 낮은 수준이다. 다만 1년 전과 비교하면 21.5% 비싼 것으로 나타났다.
농림축산식품부 관계자는 "출하 물량이 증가하면서 배추 가격이 하향 안정세로 접어들었다"며 "이달 중순부터 최대 산지인 호남 지역 재배 물량 출하가 본격화하면 가격이 더 안정될 것"으로 내다봤다.
여기에 정부 할인 지원과 유통사 자체 할인이 더해지면서 소매가격은 더 낮아질 전망이다. 이마트는 김장철을 맞아 가을배추 39만 포기를 포기당 1,600원대에 선보인 데 이어 30만 포기를 1,400원대에 판매하기로 했다. 농협 하나로마트도 절임 배추와 젓갈 등 김장 재료를 최대 38% 할인 판매한다.
무 소매가격은 15일 기준 개당 2,524원으로, 한 달 전과 비교해 29.8% 떨어졌다. 하지만 1년 전과 비교하면 아직 72.4% 비싼 수준이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앞으로 나올 겨울 무 생산량은 33만3,000톤으로 지난해보다 5.9%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고재학 기자 goindol040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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