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태균, 대선 때 홍준표에도 양다리... 오세훈 쪽보다 일 더 많이 해"
[강혜경 인터뷰④] 명태균과 홍준표
24.12.11 06:35 l 최종 업데이트 24.12.12 07:31 l 글·사진: 소중한(extremes88) 글: 복건우(geonwoo20) 김화빈(hwaaa)
 
<오마이뉴스>가 '명태균 게이트' 공익제보자 강혜경씨를 4시간에 걸쳐 인터뷰했다. 이 기사는 총 5편의 기사 중 명태균씨와 홍준표 대구시장의 관계를 담은 그 네 번째다. 해당 인터뷰를 지난 2일 진행했지만, '12.3 윤석열 내란 사태'로 인해 공개가 늦어졌다. 강씨는 지난 6일 공익제보자에게 주는 2024 올해의 호루라기상을 수상했다.[기자말]
 
 강혜경씨가 2일 오후 경남 김해의 한 카페에서 <오마이뉴스>와 인터뷰하고 있다.
▲ 강혜경씨가 2일 오후 경남 김해의 한 카페에서 <오마이뉴스>와 인터뷰하고 있다. ⓒ 소중한
 
"사실 오세훈 쪽보다 홍준표 쪽과 일을 더 많이 했다."
 
강혜경씨는 홍준표 대구시장이 본인과 명태균씨를 연일 "사기꾼"이라고 비난하는 것을 두고 "검찰 조사가 끝나면 홍 시장도 처벌받을 것으로 본다"라며 이렇게 반박했다. 그는 지난 2022년 대선 과정에선 윤석열·홍준표 후보 모두에게 "(명씨가) 양다리를 걸치고 있었다"고 말하기도 했다.
 
강씨는 2021년 6월 홍 시장의 국민의힘 복당을 두고도 "명씨와 이준석 당시 대표가 힘을 합쳐 한 게 맞다"고 증언했다. 그러면서 홍 시장은 명씨와 너무 많이 연관돼 있는데 저를 사기꾼으로 만들었다"라고 덧붙였다.
 
홍 시장은 2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명태균과 (나를) 엮어 보려고 온갖 짓을 다 하지만 아무것도 우리하고 연결된 것을 없을 것"이라며 "대선 후보 경선 때 여론조작한 공범이 명태균·강혜경 아니던가. 그것만으로 감옥에 갔어야 할 여자가 의인인양 행세하는 게 제대로 된 수사인가"라고 주장했다.
 
아래 강씨가 전한 명씨와 홍 시장과의 관계와 명씨가 어떻게 여론조사를 활용했는지를 일문일답으로 정리했다. 인터뷰는 2일 오후 경경남 김해의 한 카페에서 진행했다. 강씨는 각 인물들에 대해 '씨' 또는 직함을 붙여 말했으나 일문일답에선 편의상 이름만 적었다.
 
[관련기사]
 
"홍준표 두 라인, 모두 의뢰하고 서로 말하지 말라고..."
 
 윤석열(오른쪽) 대통령과 홍준표 대구광역시장이 대선 경선 예비후보였던 2021년 9월 16일 1차 TV 토론회에 참석해 토론 준비를 하고 있다. 명태균씨가 실소유주인 것으로 알려진 미래한국연구소는 이 TV 토론회에 대한 평가 등을 묻는 여론조사를 실시했고 명씨는 강혜경씨에게 몇 가지 지시를 내리는데, 여론조사 결과는 이 지시에 따라 바뀌었다.
▲ 윤석열(오른쪽) 대통령과 홍준표 대구광역시장이 대선 경선 예비후보였던 2021년 9월 16일 1차 TV 토론회에 참석해 토론 준비를 하고 있다. 명태균씨가 실소유주인 것으로 알려진 미래한국연구소는 이 TV 토론회에 대한 평가 등을 묻는 여론조사를 실시했고 명씨는 강혜경씨에게 몇 가지 지시를 내리는데, 여론조사 결과는 이 지시에 따라 바뀌었다. ⓒ 유성호
 
- 홍준표와 명태균의 관계는 어떤가.
 
"오늘(2일) SNS에 저를 김대업과 비교하며 여론조사 조작 공범이라고 올렸던데, 검찰 조사가 끝나면 홍준표도 처벌받을 것으로 본다. 본인은 아무 관련이 없다고 하는데 사실 오세훈 쪽보다 홍준표 쪽과 일을 더 많이 했다."
 
- 여론조사 일인가.
 
"그렇다. 홍준표 측근에는 두 라인이 있다. 두 라인으로부터 일(여론조사)을 의뢰받았다. 박재기(전 경남개발공사 사장)가 홍준표 최측근으로 일을 먼저 주기 시작했다. 그런데도 꼬리 자르기를 하고 있다."
 
- 두 라인이라고 하면.
 
"측근이 둘 있는데 서로 소통이 안 되는 것 같았다. 예를 들면 대구시장 선거 때 측근 두 명이 모두 여론조사를 여러 차례 의뢰했다. 조사를 해주고 돈을 모두에게 받았다. (두 명이 의뢰한 것도 이상한데) 서로가 서로에게 여론조사를 의뢰했다고 얘기하지 말라더라."
 
- 홍준표는 명태균과의 관련성을 부인하고 있다.
 
"말이 안 된다. 다 최측근들인데 여론조사를 다 받아 갔고 보고가 됐을 것이다. (홍 시장 입장에선) '왜 똑같은 자료를 보고하지'라고 생각했을 것 같다."
 
- 지난 대선 경선 여론조사를 보면 윤석열을 앞서게 한 것도 있었지만 홍준표를 앞서게 한 것도 있었는데 어떤 의도인가.
 
"양다리를 걸치고 있었다. 윤석열이 중심이었지만 홍준표도, 하태경도, 원희룡도 명태균과 친분이 있었다. 홍준표도 유력한 대통령 후보였기 때문에 (여론조사) 자료가 홍준표 쪽에도 넘어갔을 것이다."
 
- 명태균의 선택은 윤석열이었나.
 
"그렇다."
 
- 명태균과 윤상현의 관계는 어떤가.
 
"윤상현은 김영선과 친한 걸로 안다. (김영선이) 당선된 이후 (윤상현이) 지역구 사무실에 와서 강의를 하기도 했다.
 
- 윤상현 복당에 명태균이 영향을 미쳤다는 이야기도 나오는데.
 
"윤상현 복당과 관련해서 저는 잘 모른다. 홍준표 복당은 명태균과 이준석이 힘을 합쳐서 한 게 맞다."
 
- 이준석이 홍준표 복당을 시사한 인터뷰를 말하는 건가.
 
"그 과정에 명태균이 개입했다. 명태균이 '내가 홍준표에게 복당을 약속했기 때문에 복당을 하도록 해준다'라고 이야기했었다. 홍준표는 명태균과 너무 많이 연관돼 있는데, 홍준표는 명태균에게 사기꾼이라고 하고 오늘(2일)은 저도 사기꾼으로 만들었다."
 
"명태균의 무기, 여론조사"
 
 "명태균은 과시욕이 엄청 강했다. 특히 중앙 정치 쪽 사람들과 연결되면서 심해졌다."
▲ "명태균은 과시욕이 엄청 강했다. 특히 중앙 정치 쪽 사람들과 연결되면서 심해졌다." ⓒ 소중한
 
- 평소 명태균의 과시가 단순히 허풍은 아니었을 텐데. 그의 무기는 무엇이었나.
 
"실제로 있던 자신의 인맥이다. '내가 지금 이런 사람들과 알고 지낸다'는 과시욕이 엄청 강했다. 특히 중앙 정치 쪽 사람들과 연결되면서 심해졌다. 윤석열, 김건희, 이준석, 오세훈 등을 지역 주민들에게 많이 이야기했다."
 
- 여론조사가 명태균의 무기였나.
 
"명태균은 말로만 영업하지 않았다. (여론조사) 자료를 갖고 설명하면 다들 혹했다. 약점을 짚어주고 우세한 쪽을 타킷으로 삼아 전략을 세우라고 접근했다."
 
- 여론조사가 선거에 어떤 영향을 미치나.
 
"자체 (미공표) 조사는 캠프에서 참고하고 (그것을 토대로) 전략회의를 한다. 미래한국연구소에서 의뢰인을 위해 조작한 여론조사를 납품하면 캠프에선 '우리 후보 대단하다'는 식으로 이야기가 나온다. 특히 경선엔 당원 여론조사가 들어가기 때문에 입소문이 난다. 'A 후보가 B 후보보다 앞선다'는 식으로 와전이 되고 그런 게 공표는 안 되더라도 이런저런 방법으로 공유된다. 그러면서 'A 후보가 당선 가능성이 높다', 'A 후보가 경선을 통과할 거다'는 식으로 퍼지는 것이다."
 
- 실제 당선으로도 이어지나.
 
"그렇다. (정치인들이) 조작된 자료를 활용했고, 당선됐다. 그러니 명태균 입장에서는 '내가 (누구를) 만들었다'고 주장하는 것이다."
 
 강혜경씨가 2일 오후 경남 김해의 한 카페에서 <오마이뉴스>와 인터뷰하고 있다.
▲ 강혜경씨가 2일 오후 경남 김해의 한 카페에서 <오마이뉴스>와 인터뷰하고 있다. ⓒ 소중한

 

Posted by civ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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