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님이 문 뿌셔서라도 끄집어 내오래"... "전기 끊을 수 없냐, 전기?"
검찰, 특전사 국회 현장 지휘관 전화통화 녹취록 공개... 박안수·곽종근, 구속기소
25.01.03 12:11 l 최종 업데이트 25.01.03 12:23 l 이병한(han)
▲계엄사령관을 맡았던 박안수 육군참모총장(육군대장)과 곽종근 육군 특수전사령관(왼쪽부터) ⓒ 남소연, 유성호
검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본부(본부장 박세현, 이하 특수본)는 3일 박안수 육군참모총장(대장)과 곽종근 육군특수전사령관(중장)을 군사법원에 구속기소했다. 내란중요임무종사 및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다. 이로써 12.3 윤석열 내란 사태와 관련해 재판에 넘겨진 피의자는 김용현, 여인형, 이진우에 이어 모두 5명으로 늘었다.
특수본은 두 사람의 기소 사실을 알리면서 계엄 당시 국회로 투입된 특전사 현장 지휘관들의 전화통화 녹취록을 공개했다. 2024년 12월 4일 새벽 0시 30분부터 1시 사이에 이루어진 총 5개 통화 녹취록이다.
▲특전사 현장 지휘관들의 전화통화 녹취록 ⓒ 검찰
새벽 0시 30분 통화에서 상급 지휘관으로 보이는 A는 "담 넘어서 국회 본관으로 들어가"라며 "본관으로 들어가서 의원들 다 끄집어내"라고 지시한다.
이어 0시 39분 A는 "지금 얘들이 문 걸어잠그고 의결하려고 하고 있대"라며 "문짝 부셔서라도 다 끄집어내"라고 지시한다.
0시 47분 하급 지휘관으로 보이는 B가 "지금 너무 격렬합니다"라면서도 "그냥 뚫고 들어가겠습니다"라고 보고했고, A는 "어, 뚫고 들어가 봐"라고 승인한다.
하지만 4분 뒤인 0시 51분 "정문은 지금 막혀서 완전 못 들어가고, 진입하려다 실패했습니다"라고 B가 보고하자 A는 말한다. "유리창이라도 깨."
잠시 후 국회에서 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이 통과되기 직전인 1시 정각, A와 B의 전화통화다. "대통령님이 문 뿌셔서라도 끄집어 내오래"라고 지시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이 사령관에 직접 전화한 지시가 국회에 출동한 현장 병력들에게 명확히 전달됐음을 확인할 수 있는 내용이다. 또한 "전기를 끊을 수 없냐, 전기?"라고 묻자 "확인해보겠습니다"라고 답한다.
B : 후문으로 문은 부시고 들어왔는데, 앞에 내부에서 또, 내부 안쪽문 두 번째 문을 돌파 못 하고, 소화기하고 소화전으로 격렬히 저항하고 있습니다.
A : 거기 지금 몇 명 있어?
B : 한 40명 있습니다.
A : 40명? 대통령님이 문 뿌셔서라도 끄집어 내오래. 니들 온 쪽으로 O대대를 유도해. O대대 만났어? 앞에 40명이야? 다른 애들은?
B : 일부 인원은 진입을 못해서 차량 하차 지점에 있습니다.
A : 야, 전기를 끊을 수 없냐, 전기?
B : 확인해보겠습니다 ㅁㅁ장님
▲특전사 간부의 휴대폰 메모 ⓒ 검찰
또한 특수본은 특전사 간부의 휴대폰 메모도 공개했다. 이 메모에는 국회 병력 투입 당시 혼란스러웠던 상황과 함께, 이후 조직적인 은폐 정황이 담겨 있다.
메모에 따르면, 계엄 해제 발표 후 여인형 방첩사령관으로부터 사령관에게 보안폰으로 전화가 왔는데, "옆에서 들린 내용 중 일부"라며 이렇게 적혀 있었다.
1) "'몰랐다. 당일 방송을 보고 알았다'(로 하자)"
2) "지워라 : 통화기록, 문자"
특수본이 계엄사령관을 맡았던 박 총장에게 적용한 구체적인 혐의는 ▲위헌·위법한 포고령을 발령 ▲계엄사령부 구성 ▲경찰청장에게 국회 경력 증원 요구 ▲707특수단 탑승 헬기의 서울 상공 진입 승인 등이다. 특수본은 "포고령 제1항은 헌법상 입법권을 가지는 국회의 기능을 완전히 정지시켜 사실상 폐지하는 것과 같고, 정당 활동의 자유, 집회·결사의 자유를 완전히 침해"했다고 지적했다.
곽종근 사령관에 대해서는 ▲국회, 선관위 출동 및 봉쇄 지시 ▲국회의사상 침투 및 계엄해제 의결 방해 시도 ▲선관위 출동 및 봉쇄한 혐의를 적용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3일 저녁 비상계엄을 선포한 가운데 4일 밤 서울 국회의사당에서 계엄군이 국회 본청으로 진입하고 있다. 2024.12.4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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