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위 점거한 극우 세력, 통행 막고 "이재명, 시진핑 개XX 해봐"
[현장] 전원위 '내란 비호' 안건 통과 요구하며 무력 시위 ...결국 경찰 출동
25.02.10 13:31 l 최종 업데이트 25.02.10 13:42 l 글·사진: 박수림(srsrsrim) 사진: 이정민(gayon)
 
  윤석열 대통령 지지자들이 10일 오전 서울 중구 국가인권위원회 건물 곳곳을 점거한 채 '내란 비호' 지적을 받은 안건의 전원위원회 상정을 요구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 지지자들이 10일 오전 서울 중구 국가인권위원회 건물 곳곳을 점거한 채 '내란 비호' 지적을 받은 안건의 전원위원회 상정을 요구하고 있다. ⓒ 박수림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 건물 일부를 점거한 윤석열 대통령 지지자들이 출입자들의 신원을 확인하는 등 비상식적인 방식으로 '내란 비호 안건'의 전원위원회 통과를 요구하는 일이 벌어졌다.
 
이들은 10일 오전 9시께부터 인권위 건물 앞, 로비, 14층 전원위원회 회의실 앞, 엘리베이터 등에서 "사상 검증을 하겠다"며 출입자들을 통제했고, 결국 경찰이 출동하는 상황까지 이르렀다.
 
"우리가 공권력 돕는 것" 황당 주장
 
 윤석열 대통령 지지자들이 10일 오전 서울 중구 국가인권위원회 건물 곳곳을 점거한 채 '내란 비호' 지적을 받은 안건의 전원위원회 상정을 요구하고 있다. 사진은 14층 엘리베이터 앞의 모습.
▲윤석열 대통령 지지자들이 10일 오전 서울 중구 국가인권위원회 건물 곳곳을 점거한 채 '내란 비호' 지적을 받은 안건의 전원위원회 상정을 요구하고 있다. 사진은 14층 엘리베이터 앞의 모습. ⓒ 박수림
 
특히 일부 유튜버들은 이곳에 모인 사람들을 향해 "이재명 개XX 해봐", "시진핑 개XX 해봐", "김일성 개XX 해봐"라고 주문했고, 이를 거부하는 취재진에게는 "어느 언론사에서 왔냐", "왜 대답하지 않냐", "좌파 언론이라서 말을 못 하는 거 아니냐"라며 근거 없는 비난을 가했다. 한 지지자는 "U.S. ARMY(유에스 아미)" 명찰을 단 군복을 입고 영화에 나오는 '캡틴 아메리카 방패'를 든 채 엘리베이터 앞에서 출입자들의 통행을 막기도 했다.
 
출동한 경찰과 인권위 직원들은 이들에게 "1층으로 내려가라"고 반복적으로 안내했다. 하지만 지지자들은 "좌파들을 막아야 한다. 건장한 성인 남성만 일부 남자. 웬만하면 여성분들은 내려가달라"고 말한 뒤, 3대의 엘리베이터 앞을 계속해서 막았다.
 
그러면서 "우리의 목표는 안창호 인권위원장이 전원위를 무사히 진행하게 하는 것"이라며 "민노총(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이나 전장연(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이 못 오게 잘 막으라"고 여러 차례 강조했다.
 
인권위 전원위 앞두고 윤 지지자들 기자회견 '대통령의 헌정질서 파괴 비상계엄 선포에 대한 국가인권위원회 직권조사 및 의견표명의 건'이 상정된 국가인권위원회 2025년 제2차 전원위원회를 앞둔 10일 오전 자유인권실천국민행동, 반동성애기독시민연대, 세이브코리아, 수도권기독교총연합회가 서울 중구 국가인권위원회 앞에서 3차 기자회견을 열어 "인권위는 윤석열 대통령의 인권보호와 방어권 보장하고 불구속 수사를 권고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인권위 전원위 앞두고 윤 지지자들 기자회견'대통령의 헌정질서 파괴 비상계엄 선포에 대한 국가인권위원회 직권조사 및 의견표명의 건'이 상정된 국가인권위원회 2025년 제2차 전원위원회를 앞둔 10일 오전 자유인권실천국민행동, 반동성애기독시민연대, 세이브코리아, 수도권기독교총연합회가 서울 중구 국가인권위원회 앞에서 3차 기자회견을 열어 "인권위는 윤석열 대통령의 인권보호와 방어권 보장하고 불구속 수사를 권고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 이정민
 
정오께에는 김세의 가로세로연구소 대표도 14층 전원위 회의실 앞에 도착했다. 그는 이곳을 점거하고 있던 이들과 인사를 나누고는 "우리는 오히려 (전원위 회의가 진행될 수 있도록) 공권력을 도와주는 입장"이라고 말한 뒤 1층으로 이동했다.
 
윤 대통령 지지자들은 인권위 건물 1층 로비와 외부에도 대거 모여 있었다. 특히 오전 11시 30분부터는 자유인권실천국민행동, 반동성애기독시민연대, 세이브코리아, 수도권기독교총연합회 등 4개 단체 주최로 '윤 대통령에 대한 인권 보호 촉구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손에는 태극기와 성조기, '대통령의 방어권을 보장하라', '계엄은 고도의 통치행위' 등의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었다.
 
앞서 온라인 커뮤니티 '디시인사이드 미국정치 갤러리' 등에는 지난 9일부터 "내일(10일) 인권위에서 윤석열 방어권 보장 내용이 담긴 안건이 논의된다", "지난번에도 좌파들에 의해 저지되어 (안건 논의를) 못했다", "내일도 좌파단체들이 온다고 하니 막아야 한다"는 내용의 글들이 여럿 공유됐다.
 
인권단체 등 "극우 난동으로 오늘 기자회견 취소"
 
 윤석열 대통령 지지자들이 10일 오전 서울 중구 국가인권위원회 건물 곳곳을 점거한 채 '내란 비호' 지적을 받은 안건의 전원위원회 상정을 요구하고 있다. 사진은 건물 1층 로비의 모습.
▲윤석열 대통령 지지자들이 10일 오전 서울 중구 국가인권위원회 건물 곳곳을 점거한 채 '내란 비호' 지적을 받은 안건의 전원위원회 상정을 요구하고 있다. 사진은 건물 1층 로비의 모습. ⓒ 박수림
 
이들의 점거로 안건 상정에 반대하는 이들은 계획했던 인권위에서의 일정을 취소했다. 인권위 바로잡기 공동행동, 차별금지법제정연대, 윤석열즉각퇴진·사회대개혁 비상행동 등 3개 단체는 10일 오후 2시 인권위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진정서 제출, 전원위 방청을 예고했었다.
 
하지만 이날 정오께 공지를 내고 "인권위에 극우 세력이 결집하여 난동을 부리고 있어 참여자 안전이 보장되지 않는 관계로 오늘 기자회견은 취소한다"라며 "내일(11일) 오전 10시에 (기자회견을) 진행한 후 (진정서를) 제출하려 한다. 오늘 오후 3시 전원위 방청도 하지 않는다"고 알렸다.
 
인권위는 지난달 13, 20일 '내란 비호' 지적을 받은 '계엄 선포로 야기된 국가의 위기 극복 대책 권고의 건'을 전원위원회에 상정하려다 야당·인권단체 등의 반발로 순연·취소한 바 있다. 해당 안건은 최근 "헌법재판소를 부숴버려야 한다"고 말해 문제를 일으킨 김용원 인권위원이 주도해 만들었다.
 
인권위는 상정이 무산된 해당 안건을 10일 오후 3시 다시 상정해 공개 논의할 예정이다.
 
 윤석열 대통령 지지자들이 10일 오전 서울 중구 국가인권위원회 건물 곳곳을 점거한 채 '내란 비호' 지적을 받은 안건의 전원위원회 상정을 요구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 지지자들이 10일 오전 서울 중구 국가인권위원회 건물 곳곳을 점거한 채 '내란 비호' 지적을 받은 안건의 전원위원회 상정을 요구하고 있다. ⓒ 박수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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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civ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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