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간첩 99명' 출처 미국 소식통, 중 대사관 난입 극우 지지자?
<스카이데일리> 기자와 통화 녹취록 공개했다가 삭제..."저를 통해 기사화" 언급
25.02.18 10:33 l 최종 업데이트 25.02.18 11:07 l 임병도(impeter)

▲스카이데일리 보도와 캡틴 아메리카 복장을 하고 극우 활동을 하는 A씨 ⓒ 스카이데일리, 유튜브 갈무리
12.3 내란 사태 당시 주한미군이 선거연수원에서 중국인 간첩 99명을 체포했다는 극우 매체의 보도 출처가 미군 소식통이 아니라 극우 지지자였다는 의혹이 제기됐습니다.
극우 인터넷 매체 <스카이데일리>는 지난 1월 16일 12.3 비상계엄 당시 계엄군이 미군과 공동작전으로 선거연수원을 급습해 중국 국적자 99명의 신병을 확보했으며, 이들은 평택항을 거쳐 일본 오키나와 미군기지로 이송됐다고 보도했습니다.
18일에는 당시 체포된 중국인들이 AI (인공지능)을 활용한 댓글 조작 방식으로 한국 내 여론조작에도 관여했다고 미 정보당국에 자백했다고도 보도했습니다.
<스카이데일리>의 '국내 체포 중국 간첩 99명'이라는 보도는 극우 유튜브 채널을 통해 확산됐고, 윤석열 대통령 탄핵 반대 집회에서도 나왔습니다. 특히 윤 대통령 측 배진한 변호사는 탄핵심판 2차 변론기일에서 "메이저 신문사는 아니지만, 수원 (선관위) 연수원에 있던 중국인들 90명이 오키나와 미군 부대 시설 내에 가서 조사받았고, 부정선거에 대해 자백했다는 뉴스가 나왔다"라며 <스카이데일리> 보도를 인용해 말하기도 했습니다.
해당 보도를 접한 주한미군사령부는 황당하다는 반응이었습니다. 1월 20일에는 공식 입장문을 통해 "한국 매체 기사에 언급된 미군에 대한 기술과 주장은 완전히 거짓"이라고 밝혔습니다.
중 대사관 난입 극우 지지자 공개한 통화 녹취... 기사 방향 조언
주한미군의 공식적인 부인에도 불구하고 <스카이데일리> 측은 신뢰할만한 미군 소식통의 제보라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미군 소식통이 아니라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을 옹호하는 극우 지지자임을 의심할만한 정황이 나왔습니다.
A씨는 캡틴 아메리카 복장을 하고 다니며 탄핵 반대 집회에서 활동하는 극우 지지자입니다. 2월 10일 국가인권위원회 건물에도 캡틴 아메리카 복장을 하고 나타나 회의장 길목을 막기도 했습니다. 14일에는 서울 중구 명동 소재 중국대사관에 난입을 시도하다가 체포되기도 했습니다.

▲캡틴 아메리카 복장을 하고 극우 활동을 하는 A씨는 "스카이데일리가 저를 통해 기사화"했다고 주장했다. ⓒ 온라인커뮤니티 갈무리
A씨는 16일 자신의 SNS에 <스카이데일리> 기자와의 통화 녹취를 공개했습니다. 당시 채팅방에는 A씨가 기자의 실명을 공개하면서 "기자와 저랑 통화 녹취록"라며 "<스카이데일리>가 저를 통해서 기사화되었다"고 주장했습니다.
두 사람의 통화 녹취를 보면 A씨는 "목인으로 알려진 프로젝트로 매크로를 만들었다 쓰시면 된다"면서 "목인이라는 게 매크로 프로젝트가 아니라, AI라는 게 가짜 사람이지 않냐. 그런 식(AI 이름=목인)으로 가는 게 매끄럽지 않나요?"라고 말합니다.
또다른 녹취에는 A씨가 "스카이데일리가 나한테 갑질한다. 내가 써달라고 하는대로 써야지"라며 보도내용을 따지는 듯한 내용도 나옵니다. 다만, 해당 통화를 언제했는지 정확히 밝히진 않았으며 18일 현재 관련 원본 영상은 삭제된 상태입니다. 일각에선 이런 불만 때문에 녹취록을 공개한 게 아니냐고 의견을 내놓았습니다.
A씨는 과거에도 군복과 권총을 착용한 사진을 올리며 자신이 미군이라고 주장했다는 의혹도 있습니다. 또 유엔군에서 한국군으로 복무전환 중이라고 주장하기도 했습니다. 그는 각종 집회 현장에서 가짜 여권과 신분증 등을 제시하며 '주한미군 장교'나 '유엔 직원'을 사칭하고 있다는 의혹도 받고 있습니다.
<스카이데일리>는 '중국 간첩 체포 99명 체포' 보도에 대한 정확한 근거는 밝히지 않고 있습니다. 그저 "전현직 국내외 정보기관 취재원과 백악관을 포함한 미국 현지 취재원들의 첩보"라고만 주장하고 있습니다.
문제의 기사를 쓴 기자는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A씨는 여러 소스 중 한 명으로, 소통한 사실이 있다"면서도 "전현직 국내외 정보기관 취재원과 백악관을 포함한 미국 현지 취재원들이 참여해 첩보를 선별·확인하는 과정을 거쳤다"고 주장했습니다.
일각에선 <스카이데일리>가 유튜브에 올린 '중국인 99명 주일미군기지 압송' 사진이 2016년 10월 12일 <연합뉴스>가 보도한 불법조업 중국선원 사진이었다는 점에서 신뢰할 만한 정보와 근거 없이 '가짜뉴스'를 생산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독립언론 '아이엠피터뉴스'에도 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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