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빚 역대최대 980조... 3개월 만에 17조원 증가
[박근혜 6개월-민생] 주택담보대출 등 큰폭 증가... 가계소득 증가율은 최저
13.08.22 15:10 l 최종 업데이트 13.08.22 15:36 l 최경준(235j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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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와 농협은행은 주택금융공사가 보증하는 일반 전세자금 대출한도를 이날부터 종전 1억6천600만원에서 2억2천200만원으로 확대한다. 신한, 우리, 국민, 기업은행은 23일께 확대할 계획이다. 사진은 이날 서울 을지로의 한 시중은행에 내걸린 전세자금대출 광고판. ⓒ 연합뉴스

"다시 한 번 '잘 살아보세'의 신화를 이루겠다."

지난해 대선을 하루 앞둔 12월 18일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가 기자회견에서 "오직 국민만을 생각하는 민생 대통령이 되겠다"면서 한 말이다. 박 후보는 "헌신하는 어머니의 마음으로 국민 여러분 한 분 한 분의 삶을 돌보는 민생 대통령이 되겠다"며 "새로운 변화와 개혁으로 대한민국 최초의 여성 대통령 시대를 열어 달라"고 지지를 호소했다.

그러나 취임 6개월을 맞은 박근혜 정부의 민생 정책에 빨간불이 켜졌다. 공공요금·농산물 등 서민 생활에 직접적인 부담을 주는 물가의 가파른 상승과 전세대란 등으로 국민의 삶이 피폐해진 것이다. 특히 가계부채가 역대 최대치를 기록하면서 1000조 원에 성큼 다가섰고, 가계부채 연체율도 증가하고 있다. 박근혜 정부의 '빚 권하는 부동산대책'이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박 대통령 '저도의 추억' 새길 때, 국민은 민생 대란"

한국은행이 22일 발표한 '가계신용(잠정)' 자료에 따르면, 2분기말 현재 한국의 가계부채는 980조 원으로 집계됐다. 1분기말 963조1000억 원에서 16조9000억 원이 늘어났다. 

가계신용이란 사실상의 가계빚 총량으로, 가계가 금융기관에서 빌린 '가계대출'과 카드·할부금융사의 외상판매인 '판매신용'을 합한 수치다.

지난해 말 가계신용은 963조8000억 원을 기록했고, 올해 1분기 말에는 963조1000억 원까지 내려갔다. 금융위기 이후 처음 수위를 낮춘 것이다. 그러나 3개월 만에 가계부채가 다시 급상승하면서 위기감이 조성되고 있다.

2분기 가계신용 증가율은 전년 같은 시기 대비 5.5%로 8분기 만에 반등했다. 가계신용 증가율은 2011년 2분기(9.6%) 이후 7분기 연속 둔화세였다. 느려지던 부채 증가속도가 다시 빨라지기 시작한 것은 금융기관에서 빌린 가계대출 때문이다. 이 기간 가계대출만 17조5000억 원 늘어난 926조7000억 원에 달했다. 

지난 6월 말 취득세 감면혜택 종료를 앞두고 주택대출이 크게 증가한 것이 주된 요인으로 꼽혔다. 주택담보대출과 함께 마이너스 통장 등 생계형대출(기타대출)도 큰 폭으로 증가했다. 

전세대란으로 인한 전세대출도 큰 폭으로 증가했다. 국민·신한·우리·하나은행의 전세자금 대출 잔액을 집계한 결과 지난해 1월 4.9조 원에서 올해 7월 9.2조 원으로 88.1% 급증했다. 여기에 더해 주택시장 활성화를 위한 정부의 취득세 영구인하 단행이 점쳐지면서 연말에 가계부채가 1000조 원을 돌파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반면 2분기 판매신용은 1분기에 비해 6000억 원 감소한 53조3000억 원으로 나타났다. 신용카드 대신 체크카드 이용이 늘어나기도 했지만, 최근 소비심리 위축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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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22일 오전 서울 종로구 청와대 인근 청운동 동사무소 앞에서 열린 '박근혜 정부의 신규 전세대출 확대안을 비판 및 제대로 된 전월세 대책 촉구 기자회견'에서 제윤경 금융정의 연대 상임이사(사진 왼쪽부터)와 최창우 전국세입자협회 공동대표, 이선근 민생연대 대표를 비롯한 회원들이 치솟는 전월세 문제의 해결을 촉구하는 퍼포먼스를 벌이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 유성호

이와 관련 가계소득 증가율도 3년 6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1분기 전국 2인 이상 가구당 월평균 명목소득은 419만3000원으로 지난해 1분기에 비해 1.7% 증가하는 데 그쳤다. 지난 2009년 3분기 때 -0.8% 증가율 이후 최저치다. 

한국은행은 올 상반기 소비자 물가가 전년대비 1.3% 상승하는 데 그칠 것으로 전망하고 있지만, 외식비·전세가격 등 서민 생활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물가의 인상폭이 크다는 게 문제다. 

민주당은 이날 '박근혜 정부 6개월 평가' 자료집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청와대 장막 뒤에서 국민들과 불통하고, 여름 휴가지 모래바닥에 '저도의 추억'을 새겨가며 '과거 암울했던 유신으로 회귀'하는 동안 중산층·서민들은 가계부채 대란, 전세 대란, 생활물가 대란으로 하루하루 힘겹게 버텨 나가고 있다"고 질타했다.


Posted by civ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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