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천안함 프로젝트’ 메가박스서 일방적으로 상영 중단 돼
박순봉 기자 gabgu@kyunghyang.com  입력 : 2013-09-07 00:38:35ㅣ수정 : 2013-09-07 05:14:28

김재섭씨(45)는 지난 5일 기대하던 영화 ‘천안함 프로젝트’를 멀티플렉스 영화관인 메가박스에 예매했다. 7일자로 예매한 영화를 기다리던 김씨는 6일 오후 메가박스로부터 황당한 내용의 문자를 받았다. “어떤 집단이 압력을 넣어서 관객들과 충돌이 생길 수 있어 상영 자체를 취소한다”는 것이었다. 김씨는 영화관 측에 전화했지만 어떤 단체인지는 알 수 없었다. 김씨는 “어떻게 요즘 시대에 특정 영화를 보지 못하도록 하는 집단이 있는지 이해할 수 없다”며 “세상에 과거로 돌아간 것 같다”고 말했다.

멀티플렉스 영화관 메가박스가 다큐멘터리 영화 ‘천안함 프로젝트’ 상영을 갑자기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천안함 프로젝트’ 제작사인 아우라픽처스는 메가박스 22개 관에서 상영하던 ‘천안함 프로젝트’를 7일 자정부터 내리겠다고 메가박스가 아우라픽처스에 통보했다고 6일 밝혔다. 

메가박스는 “상영을 중단하라는 보수단체의 협박이 일반 관객들에게 안전상의 위협을 준다”는 이유로 상영 중단을 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메가박스는 이미 예매한 고객에게 환불 조치를 시작했다.

이 때문에 국내 멀티플렉스 영화관에서는 ‘천안함 프로젝트’를 만나볼 수 없게 됐다. ‘천안함 프로젝트’는 멀티플렉스 중 메가박스에서 유일하게 상영했기 때문이다. 다만, 메가박스 기존 상영관 26개 중 경기도 다양성영화관으로 지정된 백석, 영통, 평택, 남양주점 등 4개 관에서는 상영 가능성을 타진 중이다.

서울의 아트나인과 인디스페이스, 아트하우스 모모를 비롯해 전국의 예술·독립영화관 9개에서는 그대로 상영된다.

지난 5일 개봉한 ‘천안함 프로젝트’는 개봉 이틀 동안 메가박스 상영에 힘입어 관객 2312명을 모으며 다양성영화 부문 박스오피스 1위를 달렸다.

천안함 사건을 둘러싼 의혹과 논란을 다룬 다큐멘터리 ‘천안함 프로젝트’는 천안함 사건 당시 해군장교와 천안함 희생자 유족 등 5명이 낸 상영금지 가처분 신청이 법원에서 기각되는 등 우여곡절 끝에 개봉했다. 하지만, 결국 극장 배급 과정에서 여러 장애에 부딪히면서 많은 관객들을 만나지는 못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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