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지영 감독 "단체압력에 '천안함프로젝트' 상영중단, 사상초유 일"
출처 뉴스엔 | 입력 2013.09.07 13:12 | 수정 2013.09.07 13:53

정지영 감독 "사상초유의 일, 단체 압력으로 영화 내리는 것 이해 못해"

'천안함 프로젝트' 제작자 정지영 감독이 메가박스 상영중단에 대해 입을 열었다

영화 '천안함 프로젝트'(감독 백승우/제작 아우라픽처스)가 개봉 이틀 째인 지난 9월6일 저녁 메가박스 측으로부터 7일 자정부터 메가박스에서의 '천안함 프로젝트' 상영중단을 통보 받았다. 이는 '개봉 도중 상영 중단'이라는 사상 초유의 사태다.


'천안함 프로젝트' 배급사 아우라픽처스는 7일 0시부터 메가박스에서의 '천안함 프로젝트' 상영금지를 통보 받았다.

메가박스 측에 따르면 "일부 단체의 강한 항의 및 시위에 대한 예고로 인해 관람객 간 현장 충돌이 예상돼 일반 관객의 안전을 보장하기 위해 배급사와 협의 하에 부득이하게 상영을 취소하게 됐다"고 밝혔다.

특히 '천안함 프로젝트'는 개봉 첫 날부터 적은 개봉관에도 불구하고 다양성 영화 박스오피스 1위, 전체 박스오피스 11위를 차지하며 이미 주말 예매가 상당수 진행되고 있었다. 또 주말 서울 지역 메가박스에서의 감독 무대인사가 예정돼 있었다. 이런 영화관 측의 갑작스러운 상영 중단은 한국영화사상 전무한 일로 높은 반발이 예상된다.

이에 '천안함 프로젝트' 제작자인 정지영 감독은 "사상 초유의 일이 벌어지고 있다. 관객이 많이 드는 영화를 어떤 단체의 압력으로 내린다는 것은 이윤을 추구하는 극장의 특성상 이해할 수 없는 설명이다"고 밝혔다.

연출자인 백승우 감독은 "세계 영화 사상 이런 일이 있을까? 있었다면 찾아보고 싶다. 내가 과연 21세기에 살고 있는지 의심스럽다. 또한 개봉 직후 이틀 연속 다양성영화 박스오피스 1위를 하고 있었기에 더욱 안타깝다"고 말했다.

온라인에서도 '천안함 프로젝트' 공식 트위터(@cheonanship)를 통해 상영중단이 공지되자 뜨거운 논란이 일고 있다. 온라인에서는 "천안함 프로젝트 온라인상에서 자발적인 관람료 지불 후 다운로드 받아 볼 수 있는 방안을 고려해 주세요" "안전상의 이유라는 것을 혹시 핑계가 아닐까?" 등 다양한 의견들이 오갔다.

또 네티즌들은 "정치가 문화를 통제하고 검열하는 시대" "보수단체의 압박으로 빚어진 비극입니다. 이게 보수 진보의 문제입니까? 진실 여부를 판단할 여지도 못 남기게 하다니요. 이럴수록 많은 분들이 이 영화를 보셔야 할 겁니다" "천안함 프로젝트가 종영됐다. 이건 무서워서 뭘 할 수나 있을까? 시계가 거꾸로 돌아가고 있다" 등 의견을 올렸다.

특히 메가박스 측이 밝힌 '공식적인 이유인 일부 보수단체들의 강력한 항의로 인한 중단'이라는 뜻은 일제시대에 진행된 현대판 '임검석'의 부활은 아닌지 우려를 낳고 있다. '임검석'(臨檢席)이란 일제시대 당시 영화 검열을 나온 순사들을 위한 좌석으로, 자신들의 기준에 거슬리는 내용이 나오면 경찰관은 주의와 함께 곧바로 호루라기를 불었으며 공연 중 세 번 호루라기가 울리면 공연이나 상영을 중단해야 했다.

'천안함 프로젝트'는 개봉 하루 전 날 극적인 법원의 '상영금지 가처분 기각' 결정으로 5일 정식 개봉해 이틀 연속 다큐멘터리 장르로 다양성 박스오피스 1위를 기록하며 흥행을 이어가고 있다.

메가박스 측의 갑작스러운 상영중단 통보에 따라 인디스페이스, 아트나인, 아트하우스 모모 등 서울시내 3곳의 예술영화관과 인천 영화공간인 주안, 대전 아트시네마, 광주극장, 강릉 신영극장, 부산 아트시어터 씨앤씨, 대구동성아트홀, 부산 국도앤가람, 거제아트시네마 등 각 지역의 예술영화전용관에서만 만날 수 있게 됐다.

[뉴스엔 홍정원 기자]

홍정원 m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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