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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대통령, 팽목항 방문…실종자 가족들 “애들이 다 죽었다” 원성 쏟아내
박 대통령 “사고발생부터 수습까지 무한 책임 느껴”
진도=윤정헌 기자  발행시간 2014-05-04 15:36:02 최종수정 2014-05-04 15:36:02

진도 팽목항 방문한 박근혜 대통령
진도 팽목항 방문한 박근혜 대통령
박근혜 대통령이 세월호 침몰 19일째인 4일 오후 전남 진도군 팽목항을 방문해 실종자 가족대책본부 상황실로 향하고 있다.ⓒ뉴시스

박근혜 대통령은 세월호 참사 19일째인 4일 전남 진도 팽목항을 방문해 실종자 가족들을 만났다.

팽목항에는 구조·수색작업을 지휘하는 정부의 현장상황실과 실종자 가족대책본부가 자리잡고 있다. 또 희생자 시신이 수습되면 배를 통해 팽목항으로 들어와 신원확인 절차를 거치기 때문에 실종자 가족들이 애를 태우며 소식을 기다리는 곳이기도 하다.

박 대통령이 진도를 방문한 것은 지난달 17일 이후 두 번째이다. 당시에는 실종자 가족들이 구조소식을 기다리고 있는 진도 실내체육관을 방문했으나, 팽목항에 들르지는 않았다.

박 대통령은 이날 오후 12시 5분께 팽목항에 도착, 실종자 가족 대책본부 상황실 천막에서 100m 가량 떨어진 시신 신원확인소 앞에서 차량에서 내려 이주영 해양수산부 장관과 함께 걸어서 들어왔다. 이어 12시 10분께 가족 대책본부 상황실에 들어갔고 50여 명의 가족들과 면담을 진행했다.

면담이 시작되자 가족들 사이에서는 고성과 함께 원성이 터져 나왔다. 한 실종자 아버지는 "앞으로 어떡하실 생각이냐", "애들이 다 죽었다. 대통령께서 잘못하신 부분은 어떻게 하실 거냐"고 항의하며 답변을 요구했다.

한 실종자의 어머니는 "아이들을 빨리 꺼내는 게 중요하지 언제까지 이렇게 둘 거냐"며 "빨리 애들을 꺼내 달라. 이제 형제도 못 알아본다"고 성토했다. 또 흐느끼며 "직접 가서 보세요. 그 말 못 하실 겁니다"라고 말했다. 또 다른 어머니는 "살점만 만져도 부서질 것 같은 아이들을 보는 부모의 심정을 아느냐"고 따지기도 했다.

천막 앞을 지나던 한 실종자의 가족은 "(대통령이) 와서 뭐해! 뭘 해 줄 거야! 해 준 게 뭐 있나"라며 "들어가서 이야기를 들어 볼 필요도 없다. 그냥 갈 거다"라고 소리쳤다.

박 대통령은 면담에서 "사고가 발생한 지 20일이 지났는데 그동안 얼마나 힘드셨겠느냐"며 "살이 타들어 가는 듯한 심정이실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여러분의 심정이 어떠실지 생각하면 가슴이 미어지고 눈앞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가족을 잃은 사람의 슬픔을 겪어봐 잘 알고 있다. 여러분이 어떠실지 생각하면 가슴이 메인다"며 "실종자 분들의 생환을 기원했지만 아직도 돌아오지 못한 분들이 많다. 여러분의 참담한 심정을 헤아리며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해 구조작업을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더불어 박 대통령은 "사고발생부터 수습까지 무한한 책임을 느낀다"며 "그동안 여기 계시면서 마음에 담아두신 얘기를 해주시면 한시라도 빨리 조치를 하겠다"고 밝혔다.

실종자 가족 중 한 명이 "여기 계신 이주영 해양수산부 장관을 어떻게 하실 거냐"고 묻자 박 대통령은 "사고에 책임이 있는 사람, 죄를 지은 사람들은 철저히 밝혀서 엄벌에 처할 것"이라며 "합수부에서 사고원인과 경위를 단계 단계 별로 찾는 중이다. 공직자와 정부 관계자도 책임을 못 다한 사람은 엄중 문책하겠다"고 답했다.

박 대통령은 실종자 가족들과 약 30분 동안 면담을 한 뒤 오후 12시 40분께 상황실을 나섰다. 박 대통령은 이 장관과 함께 시신 신원확인소로 이동, 12시 45분께 안으로 들어가 시신확인 과정을 점검했다. 경호원과 경찰은 입구를 막고 출입을 통제했다.

박 대통령은 오후 1시 5분께 시신 확인소에서 나선 뒤 배편으로 세월호 사고 해역으로 이동해 현장을 둘러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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