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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과천선' 작정하고 물고 뜯은 한국사회 '적폐' [종영기획①]
출처 티브이데일리 | 작성 김진성 기자 | 입력 2014.06.27 11:17

[티브이데일리 김진성 기자] '개과천선'은 끝까지 치열했다. '개과천선'은 한국사회의 부정부패의 온상을 드라마에 끌고 오며 마지막 순간까지 이를 가열차게 물고 뜯었다.

MBC 수목드라마 '개과천선'(극본 최희라·연출 박재범)은 현재 우리 사회가 가지고 있는 갖가지 병폐들, 특히 이른바 '관피아' 세력들이 빚어내는 '적폐'에 주목했다. 최근 국내 드라마 시장에서 이처럼 현 사회의 문제를 진지하게 통찰한 작품은 드물었기에 '개과천선'은 남다른 의미를 갖는다.


개과천선 결말 개과천선 참여정부 개과천선 조기종영

'개과천선'은 건설사 인수전, 태안 기름유출사고, 동양사태 등 실제 발생한 사건들을 작품에 모티브로 끌어들였다. 그리고 이를 통해 우리 사회의 부정한 속내를 꼬집었다.

특히 극 중후반부터는 '키코 사태'를 모티브로 한 중소기업 환율사건을 중심으로 이를 더욱 발전시켰다. 키코 사태는 위험성이 큰 환율 상품을 금융기관이 반강제로 판매한 뒤 위험 관리를 해주지 않아 환차손을 입은 중소기업들이 부도위기를 맞게 된 실제 사건이다. 이에 대한 실제 판결에서 대법원은 '은행의 키코 판매가 불공정하다고 볼 수 없다'며 키코의 불완전 판매·불공정 거래 논란에 사실상 은행 측 손을 들어준 바 있다.

'개과천선'은 키코 사태의 실체에 유사하게 접근하며 법조계, 재벌, 정치권의 추악한 일면을 들춰냈다. 극중 판결에서도 은행의 편을 들어주며 해당 사태가 주는 부당함과 무력함을 고스란히 전했다. 또한 관련 중소기업 대표 등 사건 피해자들의 아픔에도 정서적으로 다가가며 공감을 불러 일으켰다.

'개과천선'은 2회 조기종영이 결정되면서 난관에 봉착하기도 했으나 끝까지 고삐를 늦추지 않았다. 중소기업 환율사건이 마무리되자마자 주인공 김석주(김명민) 변호사는 외국계 투기자본에 피해를 입은 백두그룹 진진호(이병준) 회장의 의뢰를 받아들였다. 이는 지난 1997년 부도 난 진로그룹과 외세 투기자본인 골드만삭스의 싸움을 모티브로 한 사건이다. '개과천선'은 이처럼 막판까지 치열함을 늦추지 않고 제 목소리를 냈다.

또한 이를 다루는 과정에서 현실을 냉철하게 꼬집는 대사로 시청자들을 사유하게 했다. 특히 25일 밤 방송에선 김석주의 아버지 김신일(최일화)이 개성 없는 대법관 구성을 두고 참여정부 시절과 비교하는 발언을 남겨 반향을 일으키기도 했다.

얼마 전 드라마와 관련된 주목할 만한 일화가 하나 있었다. '개과천선'이 다룬 동양사태의 사기 피해자들이 경기도 양주에 위치한 촬영장을 찾아 쌈지돈으로 야식 파티를 열고 제작진에 감사의 마음을 전한 것이다. 이는 그만큼 '개과천선'이 사건을 성실하게 다뤘다는 반추이기도 하다. 또한 잊혀져 가던 사건을 다시 부각시켜 문제점을 상기시켰다는 점에서도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개과천선'은 각종 '적폐'들로 가득찬 2014년 한국사회를 신랄하게 비틀면서 시청자들과 함께 고민을 나눴다. 시대에 대한 분노와 환멸을 드라마가 매만져준 것이다. 물론 '개과천선'이 보여준 현실 안에도 판타지는 존재했고 과장된 사실도 있었다. 그러나 이를 입 다물지 않고 마치 작정이라도 한 듯 '언급'했다는 점에서 우리는 이 드라마를 더 높이 평가할 필요가 있다.


 
Posted by civ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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