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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더블클릭!>내부 텅텅, 비 뚝뚝, 血稅 둥둥… 두 번 미룬 개장 또 연기할 판
내년 2월 개장목표 ‘세빛둥둥섬’ 가보니…
문화일보|박정경기자|입력 2011.12.07 14:11

6일 오후 1시 서울 서초구 반포한강공원에 들어서자 아파트 10층 높이의 거대한 섬 세 개가 눈에 들어왔다. 높이 27m에 면적 5490㎡(1660평)로 활짝 핀 꽃 모양을 하고 있는 제1섬, 외관 전면이 유리로 돼 햇빛에 반사된 빛을 반짝거리며 높이 21m, 넓이 3426㎡(1036평) 크기를 자랑하는 제2섬, 제1섬의 3분의 1 크기로 아담한 꽃씨 모양을 하고 있는 제3섬. 흡사 영국의 거대한 축구장이나 영화 속 우주선을 연상시키는 이 섬은 서울시가 '세계 최대 규모의 인공섬'이자 '세계 최초의 수상컨벤션 시설'이라며 야심차게 띄운 '세빛둥둥섬(Floating island)'이다.

↑ 세빛둥둥섬의 꽃봉오리섬 메인홀에서 천장을 통해 떨어지는 빗물을 쓰레기통으로 받고 있다. 신창섭기자

↑ 운영방식과 안전성 문제로 전면개장이 연기된 채 표류 중인 세빛둥둥섬 연결 도교에 접근금지를 알리는 차단줄이 쳐 있다. 신창섭기자 bluesky@munhwa.com


하지만 세빛둥둥섬의 화려한 외관에도 불구하고 섬을 찾는 사람들의 발길은 드물었다. 2시간이 넘는 시간 동안 2∼3명의 방제실 직원만이 둥둥섬 주변을 배외할 뿐이었다. 오후 3시가 넘어 세빛둥둥섬에서 처음으로 만난 사람은 일본인 관광객이었다. 후지이 부부는 "세빛둥둥섬이 한국 드라마 배경이 됐다는 것을 듣고 찾아왔다"고 했다. 그러면서 부부는 "드라마에서 볼 때 외관이 워낙 화려해서 많은 기대를 안고 왔는데 내부가 텅 비어 있어서 깜짝 놀랐다"면서 "사람들도 너무 없어서 허전한 느낌이 든다"고 말했다. 이들은 세빛둥둥섬에 온 지 10분도 안 돼 자리를 떠났다.

세빛둥둥섬 제1섬 안으로 들어서자 건물 내부는 텅 비어 있었다. 제2섬과 제3섬도 건물 로비와 중앙 홀이 비어 있기는 마찬가지였다. 부분 개장한 5월만 해도 전시회를 열어 내부에 볼 것이 있었지만 지금은 그마저도 없어 건물 의자만 한편에 쌓여 있었다. 여자 친구와 세빛둥둥섬을 찾은 대학생 이준우(23)씨는 "건축공부를 하고 있어서 세빛둥둥섬에 관심이 많아 찾아와봤는데 실망스럽다"면서 "화려한 외관과 어울리게 내부도 디자인 콘셉트에 맞는 인테리어 장식 등을 기대했는데 텅 빈 공간에 아무 준비도 안 돼 있어 되레 깜짝 놀랐다"고 말했다.

제1섬에 있는 커피 전문점 직원 조모(여·32)씨는 "5월에 개장했을 때는 사람이 꽤 있었는데 요즘은 하루에 10명도 찾지 않는 것 같다"면서 "아직 미개장이어서 그러겠지만 개장시기가 자꾸 미뤄져서 걱정이다"고 말했다. 서울시 수산사업과 관계자는 "2월 개장을 앞두고 곧 내부 인테리어 공사를 시작할 것"이라면서 "그때까지는 화려한 둥둥섬 외부를 감상하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세빛둥둥섬의 전면개장은 지난 9월부터 두 차례나 연기됐다. 2009년 9월 공사가 시작돼 올해 5월21일 전망공간을 열며 부분 개장을 할 때까지만 해도 세빛둥둥섬은 9월 전면 개장을 목표로 했다. 하지만 개장은 12월로 한 차례 연기가 됐고 내년 2월로 다시 미뤄진 상태다.

세빛둥둥섬 개장이 지연되는 이유는 시행사인 '플로섬'과 운영사 간의 갈등 때문이다. 플로섬은 운영사인 ㈜CR101과 지난해 운영방식을 놓고 마찰이 생겨 계약이 해지됐다. 플로섬은 이후 운영사 공모에 들어가 현재 1개 업체를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지만 아직 최종 계약은 체결되지 않았다. 플로섬 관계자는 "업체와 계약을 맺어야 인테리어 공사가 시작되는 데 벌써 12월이 됐다"면서 "공사 기간까지 포함하면 전면 개장은 빨라야 내년 4월이 되지 않을까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세빛둥둥섬에 대한 안전성 논란도 개장이 지연되는 이유 중 하나다. 실제로 플로섬과 계약을 파기한 ㈜CR101은 세빛둥둥섬과 육지를 연결하는 도교의 안전성에 문제가 있다고 보고 100억여원의 임대보증금 중 35억원만 내고 잔금을 치르지 않았다. 전면개장에 앞서 도교로는 소방차와 응급차 접근이 불가능한 현 상황을 해결할 수 있는 대책이 필요하지만 세빛둥둥섬은 아직까지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 도교 개선 공사에 3∼4개월이 소요된다는 점을 감안할 때 세빛둥둥섬의 전면 개장 시기는 내년 4월을 훌쩍 넘길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까닭이다.

이택근 한강사업본부 수상사업부장은 "안전성 문제는 이중 삼중 장치를 마련해놨다"면서 "기본적으로 모든 설계부터 시공단계에 이르기까지 국토해양부, 서울시 주관 기술심의 등 단계별 기술심의를 거쳤다"고 설명했다. 이날 세빛둥둥섬을 근처를 지나가고 있던 회사원 정상호(27)씨는 "세빛둥둥섬 하면 '불안하다'는 인식이 있어서 굳이 찾아서 가 보고 싶지는 않다"고 말했다.

박정경기자 verite@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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