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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만의 ‘특별한 외침’, “야합 깨고 세월호특별법 제대로 만들자”
[광화문 현장] 단식 27일째 유민 아빠 “8월15일 촛불 밝혀달라”
최명규 기자 acrow@vop.co.kr 발행시간 2014-08-09 23:25:58 최종수정 2014-08-10 00:59:26

세월호 특별법 재협상 촉구하는 시민들
세월호 특별법 재협상 촉구하는 시민들
9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위한 아주 특별한 외침, 지키자 광화문! 책임져라 대통령! 광화문에서 외치다!'에서 참가자들이 구호를 외치며 여야에 세월호 특별법 재협상을 촉구하고 있다.ⓒ양지웅 기자

세월호 희생자 가족들과 함께하는 '특별한 휴가'가 마무리 된 9일 서울 광화문 광장에는 1만 명의 '특별한 외침'이 울려퍼졌다. 새누리당과 새정치민주연합의 '특별법 합의' 즉각적 폐기와 수사권·기소권이 포함된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는 목소리였다.

이날 저녁 7시부터 광화문 광장에서 열린 '광화문에서 외침!' 문화제에는 세월호 희생자 가족들과 각계각층의 시민 연인원 1만여명(주최측 추산. 경찰 추산은 1천500명)이 모여 특별법을 '제대로' 만들자는 의지를 모았다. 8월 15일 예정된 범국민대회에 함께하자는 호소도 이어졌다.

문화제 시작 전 27일째 목숨을 건 단식농성을 이어가고 있는 고 김유민 양의 아버지 김영오씨가 백기완 선생과 함께 행사장에 들어서자 참가자들은 일어나 뜨거운 격려의 함성과 박수를 보냈다.

정치권에서는 진보정당들이 참석했다. 통합진보당 이정희 대표와 오병윤 원내대표, 김재연 의원, 정의당 심상정 원내대표 등과 각 당의 당원들이 모습을 보였다.

"우리가 원한 건 진실인데 정치권의 답은 '야합'이었다"

이 날 문화제에서는 지난 7일 새누리당 이완구·새정치연합 박영선 원내대표가 유가족들의 요구를 배제한 채 수사권·기소권이 없는 세월호 특별법을 합의한 데 대한 분노가 곳곳에서 터져 나왔다.

문화제 사회를 맡은 고 김동혁 군의 어머니 김성실씨는 "(합의가 나온 뒤) 어제 오늘 많이 힘들었다"며 "우리가 원하는 것은 진실인데 정치권의 답은 야합이었다"고 울분을 토로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포기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참가자들은 '양당야합 원천무효', '수사권·기소권 있는 특별법 제정'이라고 적힌 노란색 손피켓과 세월호 가족들의 염원이 담긴 노란 바람개비를 높이 흔들며 호응했다.

두 아이와 부인과 함께 참가한 오모(42)씨는 "여야간 야합에 대한 분노도 있었고, 유가족들에게 이후 싸움에 힘을 보태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에서 왔다"고 말했다. 오씨는 새정치연합을 향해 "유가족들과 얘기도 없이 완전히 새누리당에 백기투항했다"며 "유가족을 기만했다"고 비판했다.

역시 가족들과 함께 온 서울 강남구에 사는 김모(40)씨는 "(새정치연합이) 유가족들과 협의되지 않은 내용을 합의한 것이 가장 큰 문제"라며 "가족들과 마지막까지 얘기했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무대에 오른 세월호 참사 국민대책위원회 이호중 서강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새정치연합은 8월 7일 수사권과 기소권이 빠진 특별법을 합의하고 특검은 청와대 손에 넘겨주는 야만적인 제2의 참사를 저질렀다"며 "유가족과 국민의 요구를 철저하게 짓밟은 정치적 야합을 당장 국민의 이름으로 파기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교수는 전국에 있는 새정치연합의 당사와 지구당 사무실에 항의 전화, 항의 방문을 하는 '항의 운동'을 함께 전개하는 한편, 광화문 광장에 매일 모여 성역없는 진상조사를 위한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요구하며 농성을 벌이자고 호소했다.

세월호 특별법 촉구하는 김영오 씨
세월호 특별법 촉구하는 김영오 씨
9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위한 아주 특별한 외침, 지키자 광화문! 책임져라 대통령! 광화문에서 외치다!'에서 27일째 단식농성 중인 세월호 희생자 단원고 유민이의 아버지 김영오 씨가 발언하고 있다.ⓒ양지웅 기자
 
단식 27일째 유민 아빠 김영오씨 "박영선, 완전히 실수했다"
"8월 15일 촛불 밝혀 달라, 그때까지 버티겠다"

여야 합의 이후 이틀째 청와대 앞 1인 시위를 전개한 김영오씨는 무대에 올라 큰 절을 하며 참가자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마이크를 잡은 김씨는 27일째 단식으로 서 있는 것조차 힘든 상황에서도 "결코 굽히지 않겠다"며 의지를 보였다. 그는 "박영선 의원이 저희한테 완전히 실수했다. 유가족들한테 한 마디 상의도 없었다"며 "여야 의원들은 전혀 못 믿겠다. 그래서 청와대로 직접 간 것"이라고 말했다.

김씨는 "16일까지 (유가족이 원하는) 법안이 통과가 안 되면 저는 관을 짜놓고 여기서 쓰러져 죽을 때까지 단식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8월 15일 촛불을 밝혀 달라"고 호소하며 "제가 그 때까지 버티겠다"고 말했다. 이에 참가자들 사이에서는 안타까움 섞인 탄식이 터져나왔고, "아버님, 힘내세요!"라는 응원의 목소리도 전해졌다.

광화문 농성에 함께하고 있는 한국기독교장로회 이윤상(47) 목사는 '희망'을 역설했다. 이 목사는 "가족들은 '우리는 아프지만 아이들의 즐거움은 앗아갈 수 없다'며 광화문 광장에 분수 가동을 요청했다"고 전했다. 그는 "분수가 솟아오르니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들렸다. 가족들은 아이들의 뛰노는 모습을 바라봤다"며 "이것이 대한민국의 희망"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무대 위에서는 정한별 밴드, 가수 백자, 록밴드 시나위 등이 노래로 세월호 가족들을 위로하고 격려했다. 통일대행진단 대학생들도 '함께 가자 우리 이 길을', '당신과 함께라면 할 수 있어요'를 합창하며 분위기를 이끌었다.

마지막 무대에 나선 시나위는 '새가 되어가리', '슬픔의 이유', '크게 라디오를 켜고'를 부르며 참가자들에게 힘을 불어넣었다. 리더 신대철은 "올바른 일을 하는데 용기가 왜 필요합니까!"라고 외쳤고, 보컬 윤지현은 "여러분은 혼자가 아니다"라고 말해 뜨거운 호응을 받았다.

문화제 말미에는 '야합'에 항의하며 이날 오후부터 새정치연합 당사 점거 농성에 들어간 고 최성호군의 아버지 최경덕씨의 목소리가 전해졌다. 최씨는 "어두운 사무실에 갇혀 있으니 세월호 속에 갇힌 아이가 된 느낌"이라고 말해 참가자들의 눈시울을 붉어지게 했다.

참가자들은 2시간 반동안 진행된 문화제를 마치고 세월호 유가족 11명이 점거 농성에 들어간 서울 여의도 새정치연합 당사로 향했다.

세월호 촛불 문화제 함께 한 시민들
세월호 촛불 문화제 함께 한 시민들
9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위한 아주 특별한 외침, 지키자 광화문! 책임져라 대통령! 광화문에서 외치다!'에 많은 시민들이 함께하고 있다.ⓒ양지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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