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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기 법무부 인권국장, 이런 사람은 안된다

[기고] 법무부 인권국 취지 되살려 인선해야… 이명박 정권 인권 침해 ‘옹호’한 홍관표씨 인선 재고해야

명숙(인권운동네트워크 바람 상임활동가) hyena@mediatoday.co.kr 


415총선은 집권여당이 과반수를 넘는 의석을 차지하는 압도적인 승리로 나왔다. 거대 양당이 위성정당이라는 꼼수를 부려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무력화한 결과로 소수정당의 의석수는 더 줄어들었다. 한편 총선결과는 미래통합당 같은 혐오의 정치와 인권의 시계를 거꾸로 돌리는 정치세력에 대한 피곤해하는 민심을 보여준다. 어쩌면 더불어민주당이 잘해서라기보다 퇴행적 정치세력을 대표로 뽑기 싫었던 것이기도 하다.


그동안 문재인정부의 지지자들은 미래통합당이 발목을 잡아서 구태권력을 일소하고 서민을 위한 정책을 세우지 못했다는 변명을 많이 해왔다. 이제 그런 변명은 불가능하다. 정부와 집권여당이 하는 정책은 자신의 의지를 그대로 보여주는 것이 된다. 그런데 많은 사람들은 총선 결과 정부가 공약한 인권정책을 할 지, 노동자 서민과 사회적 소수자의 인권을 향할 지에 대해서 여전히 물음표를 달고 있다.


왜냐하면 그간 집권여당과 정부가 보여줬던 행보 때문이다. 변명에 기반 한 것이든 아니든 간에 그동안 현 정부가 취한 정책에는 노동자, 서민을 위한 정책이 없었기 때문이다. 유엔인권기구를 비롯한 국내외 인권단체들이 포괄적 차별금지법을 제정하라는 요구에 ‘검토 중’이란 말로 일관했던 이명박, 박근혜 정권과 크게 다른 모습을 보여주지 않았다. 특히 노동 분야로 가면 더 심각하다. 최저임금 인상을 의미 없게 만드는 최저임금 산입범위(포함시키는 내역)에 상여금과 복리후생비를 포함시키는 법안을 여야가 합심해서 개악했다. 또 ‘삼성보호법’이라 불릴 정도로 기업에게 국민의 알권리와 건강권을 위해 정보를 공개해야 할 의무를 면제해주는 ‘산업기술보호법’을 제정하기도 했다. 심지어 문재인정부는 국제노동기구(ILO)협약 비준이라는 공약도 지키지 않았다.


인권침해를 줄이기 위해 만든 법무부 인권국


총선결과에 대한 해석을 떠나 문재인정부가 취하는 정책수립과 집행, 인사에서 정권의 성격을 그대로 보여줄 것이다. 뜻하지 않게 그 첫 행보가 다음주초에 발표될 법무부 인권국장 인선이다.


문재인 정부는 법무부 혁신과 검찰개혁을 표방하며 법무부 인권국장을 개방직으로 바꿨다. 시민사회 출신의 경력직을 뽑아 법무부를 혁신하겠다는 취지다. 특히 인권국장은 법무부 내에서 특별한 일들을 하는 부서의 장이다. 법무부 관할 주요 업무는 주로 교정시설(교도소), 검찰 인사, 출입국 관리 등으로 인권침해가 주로 발생한다.


그런데 노무현 정부는 법무행정 집행과정에서 벌어지는 인권침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방안으로 법무부 인권국을 신설했고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 또한 아직까지 인권기본법 등이 없는 상황에서 한국이 비준한 유엔인권협약기구에 보내는 인권상황 관련 정부보고서 작성을 총괄하는 역할을 법무부 인권국이 한다. 그러나 어느새 법무부가 인권의 업무를 총괄하는데 충실하기보다는 검사들이 승진발령이 나올 때까지 대기하는 부서로 전락했다는 혹평을 받고 있다. 이러한 이유로 문재인 정부는 법무부 인권국을 개방직으로 만들었는데 제대로 된 시민사회 출신을 임명하지 않는다면 이전 정부와 다를 바 없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MB 인권침해 옹호한 사람이 인권국장?


그런데 이번에 인권국장 후보에 지원한 사람 중 한 명은 문제가 심각한 사람이다. 그는 이명박 정부의 인권침해를 적극적으로 옹호한 사람이어서 인권단체들은 놀랄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의견서도 내고 기자회견까지 했다. 법조계, 학계가 그렇듯이 인맥에 따라 공직에 진출하는 경우가 워낙 많다보니 판사출신인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어떤 선택을 할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아니, 오히려 유능하면서도 권력에 충실한 사람을 법무부 인권국장으로 앉히고 싶은 건 아닐지 의심할 수밖에 없다.


이번에 인권단체들이 반대하는 홍관표 씨는 사실 노무현 정부 시절인 2006년 법무부 인권국 서기관으로 간 사람이다. 그런데 간 지 얼마 되지 않아 이명박 정부로 바뀌었다. 소신을 갖고 법무부 인권국에서 일한 것이 아니었는지 그는 서기관임에도 국제사회에 이명박 정부의 인권침해를 적극 옹호했다. 즉 그는 어떤 정권이 집권하든간에 권력에 충실하겠다는 태도를 보이는 사람인 것이다. 그런 그가 그때보다 더 높은 직책이자 고위공무원인 법무부 인권국장이 된다면 무슨 일이 벌어질지 눈에 선하다. 그래서 인권단체들은 법무부 추미애 장관에게 4월 6일에 법무부 인권국장은 인권단체와의 협력과 소통이 필수적인 만큼 그러한 사람이 되어서는 안 된다고 의견서를 보낸 바 있다.


용산참사 철거민들에게 사과도 없이


법무부 인권국장 공개채용 공지문에도 나왔듯이, 인권국은 △국가인권기본정책(NAP)수립 총괄 조정, 인권옹호에 관한 협력업무, △인권관련 국제조약 법령에 관한 조사연구 및 행사 홍보, △범죄피해자의 보호지원, 법률구조증진에 관한 업무, △인권침해 예방 및 제도 개선, 여성 아동인권 관련 정책 수립 총괄 업무를 한다. 특히 한국에 인권기본법이 없는 상황에서 유엔인권기구에 한국의 인권상황을 보고하고 권고를 어떻게 이행할지 계획을 세우는 부서인 만큼 인권정책 수립에서 중요한 부서다.


특히 인권운동을 오래 해온 사람으로서 그가 법무부 인권국에 있을 때 보여준 태도는 실망 그 이상이었다. 그저 공무원이라 어쩔 수 없다고 말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었다. 승진과 출세에 집착하는 게 아닌가 싶을 정도로 이명박 정부의 인권침해를 적극 옹호했다. 대표적인 것 하나를 예를 들겠다. 바로 2009년 유엔 경제적․사회적․문화적 권리에 관한 규약(약칭 사회권) 한국정부 보고서 심의 때의 일이다. 당시에 필자도 국제인권 담당이어서 사회권 심의를 하는 제네바 회의에 참여했다.


알다시피 2009년은 용산참사, 쌍용차노동자 강제진압 등 국가폭력이 많았던 해이다. 또한 2008년 광우병의심 미국산 소고기 수입반대 촛불 시위(2008촛불)때 시민들을 강제진압해서 유엔인권기구들은 한국의 인권 퇴행을 심각하게 바라보고 있었던 상황이었다. 2008년 유엔인권이사회에서 심의하는 ‘국가별인권상황정례보고’(UPR)때도 매우 많은 인권관련 권고를 할 정도였다.


그런데 바로 다음에 끔찍한 대형 국가폭력이 여러 번 일어났으니 국제적 위상을 중시하는 이명박 정부로서는 이를 적극적으로 방어할 필요가 있었을 것이다. 그래서 유엔인권기구에서도 놀랄 정도로 40여명이 넘는 대규모로 관료들이 참여했다. 그것을 이끄는 사람이 홍관표 였는지 그는 심의 때 자기가 답변하지 않아도 되는 사안에 대해 나섰다. 손을 높이 들어 반박하거나 질문하는 일이 잦았다. 보통은 해당 부처의 담당공무원이 답변하는데 그렇지 않은 것으로 보아 그는 사회권 심의에 잘 대응해 좋은 인사고과를 받고 싶었나보다.


아무튼 사회권심의에 참여했던 한국NGO 참가단만이 아니라 유엔사회권위원들도 놀라워했던 질문이 있다. 당시 용산 철거민들이 농성에 들어간 지 만 하루도 되기 전에 김석기 경찰청장이 무리하게 강제진압을 해 6명이나 죽어야 했기던 사건이었다. 나비 필레이 유엔사회권 위원은 “왜 농성이 들어간지 하루도 되지 않고 날이 밝기 전에 강제진압을 했냐”고 한국정부 참가단에게 물었다.


그랬더니 홍관표 씨가 손을 번쩍 들어 “용산 철거민들은 지역주민이 아니라 상인들이므로 논의 대상이 아닙니다”라고 대답했다. 사실 답변은 해당 부서인 경찰청이나 행정부 소속 공무원이 하면 되는 일이었으나 공을 세우고 싶었는지 그가 나서서 답한 것도 놀라웠다. 내용도 당시 용산참사에 대한 편견 중 하나를 근거로 해서 필자가 화가 날 정도였다. 즉, 용산 철거민들이 주거세입자가 아니라 상가세입자이므로 사람들이 동정할 정도로 찢어지게 가난한 사람들이 아니라는 취지인 셈이다.


▲ 자료사진.

▲ 자료사진.


그러나 ‘사회권일반논평7-강제퇴거’ 에 나와 있듯이 강제퇴거의 이유는 전쟁, 환경미화, 도시개발이익 등 다양하다. 그는 인권위에 잠시 근무하면서 얻은 짧은 인권지식으로 반박을 하려 시도한 것이다. 아니 다 떠나서 국제인권기준이 명시적으로 없더라도 상인들에게는 폭력을 행사하고 죽여도 된다는 뜻인가. 상인들에게 하면 인권침해가 아니란 말인가.


아무튼 이에 대해 나비 필레이 사회권위원은 “강제퇴거와 관련된 사회권 일반논평에 나와 있듯이 유엔 인권기준은 강제퇴거 대상이 주민인가 아닌가를 기준으로 하고 있지 않다”고 반박해 민망한 상황이 되었다.


사회권 일반논평7에 나와 있는 기준은 이렇다. 정부가 해야 할 보호절차로 (a) 피해자들과의 성실한 협의할 기회, (b) 예정된 강제퇴거일 이전에 모든 당사자들에게 적절하고 합법적인 방법으로 통지, (c) 제안된 강제퇴거에 관한 정보 및 가능한 경우 모든 피해자에게 합리적 기간 내에 토지 및 주택이 이용될 수 있거나 유용하게 쓰여질 수 있는 대안적 용도에 대한 정보, (d) 특히 집단들이 관련된 경우 정부 관리, 혹은 정부 대표들의 현장파견, (e) 모든 퇴거 집행자의 신원 제시, (f) 퇴거당사자들의 동의 없이는 악천후 시, 혹은 야간에 퇴거 감행의 금지, (g) 법적 구제의 제공, (h) 가능한 경우 법원으로부터 배상신청을 할 필요가 있는 자를 도울 법률 구조의 제공 등을 포함하라고 되어 있다. 결국 사회권 심의의 권고에 용산참사와 관련한 권고가 포함됐다.


그 외에도 그는 국방부가 2008년 불온서적 리스트를 발표한 사건에 대해서도, 그는 “불온서적은 표현의 자유 영역이므로 사회권 심의대상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그러나 국제인권기준과 담론에서도 인정하듯이 인권은 사회권과 자유권 등이 딱 구분되어있는 것이 아니라 연결되어 있고, 하나의 사건이더라도 사회권침해이자 자유권 침해일 수 있다. (인권의 상호불가분성) 당시 국방부 불온서적 리스트에는 장하준의 <나쁜사마리아인>이나 소설가 현기영의 소설<지상에 숟가락하나>, 김진숙의 <소금꽃나무>, 노엄촘스키의 <507년, 정복은 계속된다>가 포함될 정도로 심각했다. 이는 군인들의 독서할 권리, 즉 문화적 권리의 침해이기도 했다.


그 외에도 4대강사업과 복지비 등 그가 옹호했던 이명박 정부의 인권침해 사안은 많다. 문제는 그렇게 행동하고 단한 번도 공식적으로 피해자들에게 사과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그가 이제 생각을 바꿔서 인권친화적으로 변했다면, 과거의 과오에 대해 시인하고 피해자에게 사과하는 것이 마땅하다. 또한 2013년 인권법전문대학원에 가서 그가 인권을 가르치고 있는 상황에서 더더욱 사과하고 인권과 관련한 공직에 진출할 생각을 안 하는 것이 피해자에게 상처를 주지 않는 일이다.


추미애 법무부장관이 인권단체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인사를 할지 두고 볼 것이다. 법무부 인권국장 임명은 총선 후 현 정부가 취하는 첫 인사로 정부가 인권에 어떤 태도를 취하는지도 가늠하할 수 있겠다. 최소한의 상식적인 결정을 기대한다.



Posted by civ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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