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2031593 
관련글 : 추석연휴기간 광화문 세월호 광장 일정  http://tadream.tistory.com/12755

"이 일베 같은 놈아" 광화문서 '폭식투쟁' 일베 풍자 연극
강산에, 연극인 등 참여해 문화 공연... "참사 반복되지 않도록 끝까지 함께"
14.09.10 21:52 l 최종 업데이트 14.09.10 21:52 l 유성애(findhop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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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끝까지 함께 할게' 촛불 든 시민들 10일 오후 7시께,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는 가수 강산에의 노래와 대학로 연극인들의 연극이 함께 하는 문화 공연이 펼쳐졌다. 시민 300여명이 들고 있는 촛불 종이컵에는 '언제까지나 함께 있을게'란 글귀가 새겨져 있었다. ⓒ 유성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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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월호 유족들과 함께하는 추석연휴' 노래 부르는 강산에 10일 오후 7시께,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는 가수 강산에의 노래와 대학로 연극인들의 연극이 함께 하는 문화 공연이 펼쳐졌다. 짙은 청색 모자에 노란 리본을 단 강산에는 "이런 귀한 시간을 같이 할 수 있어서 영광"이라고 말했다. ⓒ 유성애

"모든 사람이 평화 속에서 살 수 있다고 생각해보세요. 당신은 제가 몽상가라 말할지 모르지만 저만 그런 건 아녜요. 언젠가 당신도 우리와 함께 했으면 좋겠어요. (Imagine all the people, living life in peace/ You may say that I'm a dreamer, but I'm not the only one/ I hope someday you'll join us)"

앞에 앉은 시민들이 촛불을 들고 조용히 바라보는 가운데, 광화문 광장에는 가수 강산에가 부르는 존 레논(John Lennon)의 곡 'Imagine'이 울려 퍼졌다. 세월호 단식 농성장 앞 곳곳에 앉고 선 시민 300여 명 중 일부는 눈을 감고 두 손을 머리 위로 들어 음악에 맞춰 흔드는 모습이었다.  

10일 오후 7시께,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는 가수 강산에의 노래와 대학로 연극인들의 연극 등이 함께 하는 문화 공연이 펼쳐졌다. 세월호 참사 국민대책회의는 앞서 추석 연휴인 6일부터 세월호 특별법 퀴즈대회, 연극 공연과 윷놀이 등으로 세월호 희생자 유가족들과 시민들이 함께 하는 행사를 진행했다.

짙은 청색 모자에 노란 리본을 단 강산에는 검은 티셔츠를 입고 운동화를 신은 편안한 차림이었다. 그는 "이런 귀한 시간을 같이 할 수 있어서 영광"이라며 이어 '…라구요', '넌 할 수 있어', '거꾸로 강을 거슬러 오르는 저 힘찬 연어들처럼' 등 자작곡들을 불렀다. 

'안전한 나라에서 살고 싶어요, 수사권·기소권 특별법 제정'이라고 쓰인 티셔츠를 입고 농성장 제일 앞에 앉은 유가족들도 박수를 치며 즐거워했다. 촛불을 흔들며 노래를 듣던 시민들은 강산에에게 "고마워요"라고 외치기도 했다. 이들이 들고 있는 촛불 종이컵에는 '언제까지나 함께 있을게'란 글귀가 새겨져 있었다. 

폭식 투쟁한 일베 풍자하는 연극·노래 공연 이어져... "유족들 아픔에 함께"

단상도 없는 단출한 무대 뒤로는 40일 넘게 단식했던 김영오씨가 그려진 유가족 대기실이 있었다. 대기실 위로 유족들과 농성자들이 지난 8일 만든 '진실의 배'가 하늘에 떠 넘실거렸다. 풍선으로 만들어진 '진실의 배'는 바람을 타고 앞뒤로 움직였다. 

여기에는 "(단원고) 2학년 6반 얘들아 사랑해", "우리 아들 순범아 보고 싶구나", "우리가 원하는 건 철저한 진상규명" 등 유가족들과 희생자 지인들이 써 놓은 간절한 바람이 담겨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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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촛불 든 시민들... "세월호 가족들과 함께" 두시간 가량 이어진 문화 공연은 이를 준비한 주최 측과 참여한 시민 300여명이 함께 "참으로 나는 암울한 세대에 살고 있구나"라고 시작하는 시인 베르톨트 브레히트의 시 '후손들에게(1938년 작)'를 읽는 것으로 끝이 났다. ⓒ 유성애

문화 공연에서는 지난 6일 광화문 광장에서 '폭식 행사'를 했던 온라인 커뮤니티 '일간베스트(아래 일베)'를 풍자하는 대학로 연극인들의 연극도 이어졌다. "윗사람이 시켜서 어쩔 수없이 한 것"이라며 이웃에게 사기를 치는 극중 인물에게 상대역이 "더러운 놈, 야 이 일베 같은 놈아"라고 대사를 하자, 연극을 보던 시민들은 박수를 치며 환호했다.  

성악가 송현상씨(바리톤)도 '메밀밭에서' 등 노래를 부르며 함께 했다. 송씨는 "단식농성장 옆에서 폭식 투쟁을 하는 일베를 보며, 무고한 제주도민들이 1만 명 넘게 희생된 4·3 항쟁 당시 앞서서 이들을 공격하던 (극우반공단체인) 서북 청년단이 생각났다"며 제주도민들을 기리는 노래 '잠들지 않는 남도'를 불렀다.  

노래를 마친 송씨는 "우리는 짐승이 아닌, 남의 아픔에 공감할 수 있는 '인간'이기 때문에 세월호 유족들과 함께 아픔을 나누는 것"이라며 "진실이 밝혀지지 않으면 이런 일은 또 반복될 것입니다, 그러니 이 길이 멀어도 결코 포기하지 말아야 되겠죠"라고 말해 박수를 받았다. 

오후 7시께 시작된 문화 공연은 내내 편안한 분위기에서 두 시간 가량 이어졌다. 문화 공연은 이를 준비한 주최 측과 참여한 시민들이 함께 "참으로 나는 암울한 세대에 살고 있구나"로 시작하는 시인 베르톨트 브레히트의 시 '후손들에게(1938년 작)'를 읽는 것으로 끝이 났다. 공연을 마치기 전, 공연 참가 배우들은 독일 신학자 마르틴 니뮐러의 시 '그들이 왔다(나는 침묵했다)'는 시를 무대에서 크게 외쳤다.   

"처음에 그들은 공산주의자들을 잡아갔다. 하지만 나는 침묵했다. 왜냐하면 나는 공산주의자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 그 다음에 그들은 노동운동가를 잡아갔다. 하지만 나는 침묵했다. 나는 노동자도 노동운동가도 아니었기 때문이다. // 그 다음에 그들은 대학생과 교사들을 잡아갔다. 하지만 나는 침묵했다. 나는 대학생도 교사도 아니었기 때문이다. 

그 다음에 그들은 문인들과 기자들을 잡아갔다. 나는 이때도 역시 침묵했다. 나는 문인도 기자도 아니었기 때문이다. // 그 다음엔 그들은 교회 목사들과 가톨릭 신부들을 잡아갔다. 하지만 나는 여전히 침묵했다. 나는 기독교도 가톨릭도 아니었기 때문이다. 

그러던 어느 날 그들은 나를 잡으러 왔다. 하지만 이미 내 주위에는 나를 위해 큰 소리로 외쳐줄 사람이 아무도 남아 있지 않았다." 



 
Posted by civ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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