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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경한 12만 공무원.교원들 “연금개악 멈추지 않으면 정부 불신임”
공적연금 논의를 위한 사회적 협의체 구성 등 촉구
강경훈 기자 qwereer@vop.co.kr 발행시간 2014-11-01 19:17:04 최종수정 2014-11-01 19:17:04

공무원 연금 개악 저지 결의대회 열린 여의도
공무원 연금 개악 저지 결의대회 열린 여의도
1일 오후 서울 여의도 문화마당에서 전국공무원노동조합과, 대한민국공무원노동조합총연맹, 전국교직원노동조합,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등이 연 '공적연금 개악 저지 공무원, 교원 총궐기 대회'에서 10만 여명의 참가자들이 여의도 광장을 가득 채우고 있다.ⓒ사진공동취재단

“언론과 정부가 지속적으로 재벌의 편에서 공공분야를 민영화하려는 시도를 멈추지 않을 경우 정부 불신임 선언과 함께 국민과 함께 거리로 나설 것임을 선언한다.”

공무원 연금 일괄 삭감을 골자로 한 새누리당의 공무원연금법 개정안에 반발한 전국 각지의 공무원.교원들이 1일 대거 상경해 개정안 추진을 중단하지 않을 경우 정부 불신임 선언도 불사하겠다고 경고하고 나섰다.

이날 오후 3시 서울 여의도광장에서 열린 ‘공적연금 개악 저지 공무원.교원 총궐기 대회’에 집결한 인원은 12만여명(경찰 추산 9만명)이다. 전국공무원노동조합과 대한민국공무원노동조합총연맹, 전국교직원노동조합,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사학연금제도개선을위한공동대책위원회 등 50여개 공무원단체가 연대해 10만명이 넘는 대규모 집회를 연 건 이번이 처음이다.

오후 12시께부터 여의도 일대는 강원도부터 제주도까지 전국 각지에서 올라온 공무원과 교원들로 북적거렸다. 이들이 타고 온 버스가 여의도공원 인근 도로에 5열로 늘어섰고, 각급 단체 시.도지부 깃발 아래에 모인 이들은 기수의 인솔 하에 질서 있게 대회장으로 향했다.

12만여명의 참가자들은 여의도공원 문화마당과 잔디밭을 빈 틈 없이 가득 메우고도 남았다. 몰려든 인파는 산업은행 여의도본점 앞 4차선 도로까지 들어찼다. 20대부터 60~70대 퇴직자들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공무원.교원들이 일제히 ‘공적연금 개악 저지’ 글귀가 적힌 조끼를 입고 피켓을 들고 단합된 모습을 과시했다.

4살짜리 아이를 안고 온 교사 부부와 30년 넘게 근속한 공무원 노부부는 잔디밭에 나란히 앉아 대형스크린을 통해 나오는 노래공연을 보며 어깨를 들썩거렸다.

“30년동안 박봉 받으면서 자식 수발만 해오다보니 모아놓은 돈도 얼마 없어요. 그래도 공무원 연금 때문에 노후가 보장된다는 생각에 정년만 기다리고 있는데, 연금 수급 정년을 연장한다느니, 연금을 20% 삭감한다느니 하는 말에 가슴이 철렁거리지 뭡니까. 남들한테는 배부른 소리 하는 것처럼 보이는 것도 알아요. 그런데 그만큼 국가에 충성하면서 살아왔다고 자부하고, 기존에 받기로 한 연금은 그에 대한 정당한 권리라고 생각합니다. ‘내 것’이 빼앗기는데 가만히 있는 게 오히려 이상한 거죠.”

노부부 중 남편 김모(59.충남.대한민국공무원노동조합)씨가 후배 공무원들의 밴드 공연에 호응하면서도 조목조목 정부.여당의 공무원 연금 개정 추진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를 쏟아냈다.

“딸 둘이 다 서울에서 대학 나오고 거기서 직장까지 구했지만, 아직도 내가 많이 도와줘야 하는 상황입니다. 등록금 대출도 아직 못 갚고, 방세도 비싸서 매달 수십만원씩 보태줘야 돼요. 그러고 나서 퇴직하면 연금에 의존할 수밖에 없어요. 주위 선생님들도 다들 비슷한 형편입니다. 여당이 만든 개정안을 보면 교사들 사정을 몰라도 너무 모른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경상남도의 한 중학교에서 근무하는 양모(57)씨는 “정년도 얼마 안 남았는데,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라며 씁쓸한 웃음을 지었다.

골수 새누리당 지지자라고 자신을 소개한 그는 “이대로 밀어붙이면 다음 선거부터 교총도 새누리당 안 찍는다”고 경고했다.

공무원에게 연금 다운 연금을
공무원에게 연금 다운 연금을
1일 오후 서울 여의도 문화마당에서 전국공무원노동조합과, 대한민국공무원노동조합총연맹, 전국교직원노동조합,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등이 연 '공적연금 개악 저지 공무원, 교원 총궐기 대회'에서 참가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양지웅 기자
“제가 회사다니다가 처음 학교 갔을 때 받은 월급이 23만원입니다. 월급 첫날 선배 교사가 말씀하셨습니다. ‘월급 적지? 우리는 그래도 연금이 있어서 괜찮아’라고. 우리는 그 말만 믿고 분필가루 마시면서 29년을 지내왔습니다. 그랬더니 연금을 깎겠답니다. 이게 무슨 마른하늘에 날벼락입니까.” (황환택 한국교총 전국시도교총 회장협의회 회장)

“하후상박을 이야기합니다. 겨우 200만원 남짓 받는 것을 250만원을 주는 하후상박이 아닌, 200만원 받는 것을 50만원 줄이고, 결국 100만원 넘게 깎겠다는 하후상박이 그 본질입니다.”(김경용 전국공무원노조 서울시청지부 지부장)

“재정적자 운운하지만 구조조정으로, 기금 부당사용으로 기금을 탕진한 사람이 누구입니까? 정부가 말아먹고 공무원이 책임지라는 것입니까? 정부는 국민연금과의 형평성을 위해 개악하겠다고 합니다. 그러나 형평성이 문제라면 국민연금을 개선하고 강화해야지 왜 애꿎은 공무원연금을 개악하는 것입니까?”(정원석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수원중등지회장)

각 단체 시도지부 간부들도 일제히 개정안에 대한 질타를 쏟아냈다.

“사회적 협의체 구성해 폭넓은 논의 필요...무시하고 강행하면 정부 불신임할 것”

대회 참가자들은 투쟁결의문에서 “2016년 임용되는 후배 공무원부터 국민연금과 같이 한다면서 도입하는 퇴직금 제도는 결국 기업의 퇴직연금과 같은 전철을 밟게 될 것이 불을 보듯 뻔하다”며 “이는 민간 금융회사의 배만 불리게 될 것이며, 공적 연금을 약화시켜 필연적으로 사회안전망의 약화를 초래할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이어 “국민의 안정적인 노후를 위해 국민연금을 비롯한 공무원연금 등 공적연금을 강화해 나가야 할 책임을 진 정부.여당이 한평생 국가에 봉직한 공무원의 노후를 일거에 내팽개친다면 800만 공무원.교직원 가족의 분노를 모아 투쟁하겠다”고 선포했다.

연금 개악 저지 총궐기 한 공무원, 교원 노조
연금 개악 저지 총궐기 한 공무원, 교원 노조
1일 오후 서울 여의도 문화마당에서 전국공무원노동조합과, 대한민국공무원노동조합총연맹, 전국교직원노동조합,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등이 연 '공적연금 개악 저지 100만 공무원, 교원 총궐기 대회'에서 참가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양지웅 기자
 
그러면서 ▲ 지속적인 공공분야 민영화 시도를 할 경우 정부 불신임 선언 ▲ 공적연금 전반에 대한 논의기구인 ‘사회적 협의체’ 구성을 통한 민주적인 논의 절차 마련 ▲ 1년 후 ‘복지국가 아젠다’ 발표 등을 결의했다.

각급 대표자들도 “정부.여당의 공적 연금 개악”에 맞선 총력 투쟁을 전개해나가겠다고 의지를 밝혔다.

이충재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위원장은 “대통령과 기재부장관, 새누리당과 한국연금협회까지 한결같이 공적연금을 죽이고 사적연금을 확성화시키는 데 혈안이 돼 있따”며 “이는 재벌 보험사를 위한 개악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우리가 받을 연금은 후불 퇴직금이다. 이런 연금을 재벌에 넘겨선 안 된다”며 “힘차게 단결하고 투쟁해 공적연금을 당정청과 재벌 보험사로부터 지켜내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안양옥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장은 “지금 정부.여당은 이해 당사자인 우리 공무원과 교원들의 의견 수렴을 배제한 채 일방적인 개악을 추진하고 있다”며 “이 뿐 아니라 우리 공무원들을 밥그릇만 지키려는 파렴치한으로 매도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연대발언에 나선 로사 파바넬리 국제공공노련(PSI) 사무총장은 “한국정부의 반사회적 연금개혁은 공적연금을 해체하려는 민영화 정책”이라며 “한국의 공무원·교원 노동자들은 양질의 연금을 받을 권리, 노후를 보장받을 권리를 침해받고 있다”고 꼬집었다.

한편, 공무원.교원단체들로 구성된 ‘공적연금 개악 저지를 위한 공동투쟁본부’는 이날 총궐기 대회를 기점으로 ‘공적연금 강화를 위한 공동투쟁본부’로 명칭을 변경하고, 국민과 함께 전면적으로 투쟁해나가겠다고 선포했다.

연금 개악 반대하는 100만 공무원들
연금 개악 반대하는 100만 공무원들
1일 오후 서울 여의도 문화마당에서 전국공무원노동조합과, 대한민국공무원노동조합총연맹, 전국교직원노동조합,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등이 연 '공적연금 개악 저지 공무원, 교원 총궐기 대회'에서 참가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양지웅 기자

공적연금 지키기 나선 공무원, 교원 노조
공적연금 지키기 나선 공무원, 교원 노조
1일 오후 서울 여의도 문화마당에서 전국공무원노동조합과, 대한민국공무원노동조합총연맹, 전국교직원노동조합,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등이 연 '공적연금 개악 저지 공무원, 교원 총궐기 대회'에서 깃발들이 입장하고 있다.ⓒ양지웅 기자

셀 수 없이 많이 모인 공무원, 교원 노동자들
셀 수 없이 많이 모인 공무원, 교원 노동자들
1일 오후 서울 여의도 문화마당에서 전국공무원노동조합과, 대한민국공무원노동조합총연맹, 전국교직원노동조합,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등이 연 '공적연금 개악 저지 공무원, 교원 총궐기 대회'에서 10만 여명의 참가자들이 여의도 광장을 가득 채우고 있다.ⓒ사진공동취재단

연금 개악에 성난 공무원, 교원 노동자들
연금 개악에 성난 공무원, 교원 노동자들
1일 오후 서울 여의도 문화마당에서 전국공무원노동조합과, 대한민국공무원노동조합총연맹, 전국교직원노동조합,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등이 연 '공적연금 개악 저지 공무원, 교원 총궐기 대회'에서 10만 여명의 참가자들이 여의도
광장을 가득 채우고 있다.ⓒ사진공동취재단

거리에서 연금 개악 반대 투쟁하는 공무원, 교원 노조
거리에서 연금 개악 반대 투쟁하는 공무원, 교원 노조
1일 오후 서울 여의도 문화마당에서 전국공무원노동조합과, 대한민국공무원노동조합총연맹, 전국교직원노동조합,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등이 연 '공적연금 개악 저지 공무원, 교원 총궐기 대회'에서 10만 여명의 참가자들이 여의도 광장을 가득 채우고 있다.ⓒ사진공동취재단

국회 앞에 집결한 10만 여명의 공무원, 교원 노동자들
국회 앞에 집결한 10만 여명의 공무원, 교원 노동자들
1일 오후 서울 여의도 문화마당에서 전국공무원노동조합과, 대한민국공무원노동조합총연맹, 전국교직원노동조합,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등이 연 '공적연금 개악 저지 공무원, 교원 총궐기 대회'에서 10만 여명의 참가자들이 여의도 광장을 가득 채우고 있다.ⓒ사진공동취재단

여의도 가득 채운 연금 개악 반대 공무원, 교원들
여의도 가득 채운 연금 개악 반대 공무원, 교원들
1일 오후 서울 여의도 문화마당에서 전국공무원노동조합과, 대한민국공무원노동조합총연맹, 전국교직원노동조합,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등이 연 '공적연금 개악 저지 공무원, 교원 총궐기 대회'에서 10만 여명의 참가자들이 여의도 광장을 가득 채우고 있다.ⓒ사진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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