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http://www.hani.co.kr/arti/politics/defense/663153.html
한국군 개혁 ‘증발’…육·해·공군 전력증강도 주먹구구
등록 : 2014.11.05 20:06수정 : 2014.11.05 2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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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작권 재연기] 흔들리는 군사주권
③ 치러야할 비용은
군 당국은 아직 한국군의 군사 능력이 부족한 만큼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 전환 재연기가 불가피하다는 논리를 내세우고 있다. 그러나 군이 뼈를 깎는 개혁없이 북한의 위협만 강조하며 미군 뒤에 숨을 경우 앞으로 독자적인 전투지휘 능력을 갖춘 군으로 거듭나기 어려울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정부는 그동안 군 개혁을 여러차례 추진했다. 1990년대 중반 이후 김영삼 정부에서는 ‘중장기 국방발전방향’ 구상이, 김대중 정부에서는 ‘국방정책 기본방향’ 등이 제시됐다. 그러나 전작권 전환과 연계해 국방개혁을 본격화한 것은 노무현 정부 들어서다. 당시 정부는 노 대통령의 자주국방 의지와 전작권 환수 의지를 실어 ‘국방개혁 2020’을 제시했다.
국방개혁 2020의 요체는 장차 주한미군 감축에 대비하면서 자체 억제력을 지닌 선진군을 2020년까지 건설한다는 것이었다. 이를 위해 정보수집과 정보통제, 전략적 억제타격 같은 미래 전력을 구축하면서 병력을 감축하고 합동 전력 강화를 위한 합동참모본부 강화, 지상작전사령부 창설 등 군 구조 개편을 추진하겠다는 계획을 내놓았다. 국방비의 연평균 증가률도 8.8%로 대폭 올렸다. 그러나 한국 상황에 맞는 합동전장의 개념도 부족했고, 병력감축에 대한 육군의 반발이 거셌다. 육·해·공 각군이 북한보다는 타군을 의식하며 기득권을 놓지 않으려 했고, 서로 더 많은 무기 소요를 요구하는 등 경쟁을 벌이면서, 주먹구구식 전력 증강이 이뤄졌다.
독자적 지휘능력 하세월, 육해공군 각각 제몫만 신경
그나마 만든 개혁안도 전작권과 연계 사실상 연기
김종대 <디펜스 21> 편집장은 “확실한 전략적 목표와 우선순위 없이 각군이 경쟁적으로 전력 증강을 추진하다 보니 중복투자로 인한 낭비 등 문제가 적지 않았다”며 “이런 경향은 지금도 반복되는데, 이는 자군 이기주의와 이를 안보전략의 큰 틀에서 제어하지 못한 문민통제의 부재, 전략개념 부족 등이 원인”이라고 말했다. 김 편집장은 실례로 북한 장사정포의 위협에 대한 군의 대응과 관련해 “공군 전투기로 무력화할지, 육군의 지대지미사일로 할지, 자주포로 할지, 차기 다련장으로 할지 등에 대한 전략적 우선순위가 없으니까 각자 다 갖추겠다는 식으로 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명박 정부는 취임하자마자 전작권 전환에 대비하는 성격을 지닌 ‘국방개혁 2020’을 수정했다. 또 경제위기를 이유로 노무현 정부에서 8.8%였던 국방비의 연평균 증가률도 5.3%로 줄였다. 그러다가 2010년 천안함 사건 이후 북한의 비대칭 위협과 국지도발에 주로 초점을 맞춘 ‘국방개혁 기본계획 2011~2020’(307계획)을 내놓았다. 내용은 각군 총장에 군령권을 부여하는 상부지휘구조 개편, 서북도서방위사령부 창설, 병력감축 등이다. 그러나 합동 작전 지휘구조 전환을 목표로 추진된 상부지휘구조 개편은 육군의 독주를 우려한 해·공군의 반대 등으로 논란만 일으켰다. 또 부대개편과 병력감축 방안, 당시 440여명인 전체 장군 숫자를 2020년까지 15% 줄이기로 한 방안 등도 정확한 감축 내역이 불확실하고 대부분 이 대통령 임기 이후 추진되는 장기과제여서 개혁 의지를 의심받았다.
박근혜 정부는 올 3월 ‘국방개혁 기본계획 2014~2030’을 발표하며, 처음으로 군 개혁 방향을 제시했다. 그러나 합동작전 강화를 위해 1군·3군 사령부를 통합한 지상작전사령부를 창설하겠다는 방안은 이번에도 전작권 전환과 연계해 결정하겠다고 단서를 달아, 사실상 무기연기했다. 부대개편이나 병력감축 등도 이전 정부의 방침을 대체로 이어받았으나, 계획 실행을 대부분 다음 정권으로 떠넘겼다. 군사전력 개념은 과거 ‘적극적 억제’에서 ‘능동적 억제’로 수정해 공세적 성격을 강화하면서, 매년 7.2%의 국방예산 증가를 예상했다. 그러나 정부는 국방예산으로 전년보다 5.2% 늘어난 37조6천억원을 국회에 요구해, ‘개혁안 따로 실행 따로’란 지적이 나왔다.
박병수 선임기자 su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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