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http://www.hani.co.kr/arti/politics/politics_general/665061.html

복지에 쓸 돈 없다면서…4대강 ‘밑빠진 독’엔 펑펑
등록 : 2014.11.18 19:55수정 : 2014.11.19 08:13

4대강 사업 이후 해마다 되풀이되고 있는 영산강 지류의 녹조 현상. 탁기형·김명진 기자 khtak@hani.co.kr

수공 이자·유지관리비 등 예산 7200억 상임위 통과
‘누리 과정’ 시도교육청 몫의 44% 지원 가능한 금액

22조원의 혈세가 투입된 4대강 사업이 내년에도 관리·보수 비용, 사업비 이자, 마무리 공사 등으로 7200억8900만원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수질 악화, 생태계 파괴 등 이미 심각한 부작용이 나타난 4대강 사업에 대한 근본적 재검토 없이 지금처럼 현상 유지에만 그칠 경우 매년 강에 수천억원씩 퍼붓게 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는 지난 12일 전체회의를 열어 4대강 사업과 관련해 수공 사업비 이자 지원 3121억원, 16개 보 운영, 수변공원 관리 등 4대강 후속 사업인 국가하천유지보수에 1768억8900만원을 투입하는 내용의 2015년도 예산안을 의결했다. 국토부는 또 4대강 사업 중 아직 완공되지 않은 경북 영주댐 건설비, 안동~임하댐 연결수로 건설비로 2311억원이 집행될 예정이라고 국회에 보고했다. 영주댐, 안동~임하댐 사업은 국고가 아니라 수자원공사 예산으로 건설되는 것이지만, 이를 합하면 내년에도 7200억원 넘는 돈이 4대강 사업 유지에 뿌려지는 셈이다.

이 가운데 가장 규모가 큰 수공 이자 지원비는 이명박 정부가 공공기관에 예산을 떠넘겼던 것이 부메랑이 되어 다음 정부에 돌아온 사례다. 거대한 토목공사로 재정 압박이 심했던 이명박 정부는 완전히 사업이 끝날 때까지 원금 상환을 미뤄주고 한시적으로 이자를 지원해주는 조건으로 수공에 8조원에 이르는 예산을 부담시켰다. 3천억원이 넘는 수공 이자 비용은 2010년도 예산안 심사부터 논란이 돼 여야간 격렬한 대립을 빚어왔다. 국토위 예산심사소위 위원인 김상희 의원은 지난 11일 예산소위 회의에서 “매년 이렇게 수천억원을 수공에 지원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 당시 4대강 사업비를 부담하기로 결정했던 수공 이사진에게 구상권 청구 등 전혀 책임을 묻는 조치를 취하지 않았는데 어떻게 순순히 통과시켜주냐”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진다. 예산소위는 수공이 내년 2월까지 채무와 이자를 상환하기 위한 자구계획을 세워 국회에 제출하기로 한다는 약속을 받고 이자율 인하분 49억원만 감액시켰다. 환경운동연합은 “수공은 지난해에도 ‘반드시 2014년까지 자구계획을 세우겠다’고 야당에 서면으로 약속했다”며 “매년 예산만 챙기고 어물쩍 넘어간다”고 비판했다. 수공이 4대강에 설치된 보에서 소수력발전을 통해 흑자를 보고 있는데도 보 운영관리비를 국비로 지원해줘야 하느냐도 논란이다. 예결위 소속인 김미희 통합진보당 의원은 “수공은 지난 2013년 관리비로 335억원을 지출하고 발전수익으로 417억원을 얻어 82억원의 흑자를 봤는데 왜 국가가 전체 운영관리비를 대줘야 하느냐”고 지적했다.
 
내년 4대강 관련 예산 7200억원이면 재정의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시·도교육청의 누리과정(3~5살 유치원·어린이집 통합과정) 어린이집 예산의 44%, 시·도교육청이 분담하는 무상급식 예산의 46%를 감당할 수 있는 규모다. 또 현재 우리나라 65살 이상 노인 70%(447만명)에게 최대 월 20만원을 주고 있는 기초연금도 약 30만명에게는 20만원씩 추가로 지원해 월 40만원씩 줄 수 있다.

예산감시네트워크는 “4대강 사업은 밑 빠진 독에 물 붓기 사업”이라며 “보를 허무는 등 전향적으로 대처하는 게 오히려 앞으로 나갈 예산을 줄이는 방법”이라고 주장했다.

이유주현 기자, 세종/김규원 김소연 기자 edign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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