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http://www.naeil.com/news_view/?id_art=128851

돈 없다더니 4대강·지역구 예산은 '묻지마'
상임위 예산심사는 아예 비공개 … 4대강 유지·보수에 해마다 7천억대
2014-11-19 11:07:22 게재

정치권이 복지에 쓸 돈이 없다며 연일 정치공방을 벌이는 가운데 지역구 챙기기엔 여야가 '밀실담합'을 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또 22조원이 투입된 4대강 사업을 보수·유지하기 위해 해마다 7000억원대가 넘는 세금이 새고 있어 근본대책이 필요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 정도 예산이라면 논란을 겪고 있는 전국의 무상급식 46%를 해결할 수 있는 규모다.

예산감시네트워크는 19일 "정치권이 예산 부족을 이유로 증액과 복지정책 축소를 걱정하면서, 정작 4대강 관리나 지역구 선심성 사업엔 거액의 혈세를 쏟아붓고 있다"고 비판했다.

예산안 계수조정 소위 1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예산결산특별위원회 3차 예산안등조정소위원회에서 여야 의원들이 예산안을 심사를 하고 있다. 뉴시스 박동욱 기자

◆ 선심성 예산편성 '밀실담합' 

시민단체들로 구성된 '예산감시네트워크'는 18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새누리당과 새정치민주연합의 '밀실 담합'을 규탄했다.

국회 상임위가 내년도 예산 예비심사를 마친 현재, 예산안은 정부안보다 13조5690억원(기금 포함)이 늘었다. 의원들이 지역구 선심성 예산을 새로 편성하거나, 그 대가로 부처의 민원성 예산을 대폭 수용했기 때문이다. 증액된 예산은 지역 SOC(사회간접자본)가 대부분으로으로 국토위 증액분만 7조4765억원이다. 

문제는 각 상임위별 예산심사가 비공개로 진행되고 기록도 제대로 남지 않는다는 점이다. 예산감시네트워크는 "터무니없는 '묻지마 예산 증액'은 국회의 밀실 조정과 회의 비공개 관행에서 비롯된 바 크다"면서 "우선 국회 상임위들이 의결한 예비심사보고서에는 증감된 사업만 있을 뿐, 증감을 요청한 의원의 명단이나 회의록조차 존재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함께 기자회견에 나선 박원석 정의당 의원은 "정부 예산은 국회의원들이 멋대로 나눠 먹는 쌈짓돈이 아니다. 아이들 급식과 보육 예산조차 없을 만큼 국가 재정이 궁핍한 시절에 막무가내 예산 증액은 있어서는 안 될 일"이라며 회의록과 증감요청 발언 의원들을 공개할 것을 요구했다. 시민단체들은 "잘못된 관행을 고집할 경우 국민고발운동을 전개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 계륵된 4대강 사업 

22조원의 혈세가 투입된 4대강 사업 역시 '세금먹는 하마'가 되고 있다. 내년 한해만 직접 관련된 예산만 7200억8900만원이 편성됐다. 관리·보수 비용에 사업비 이자, 마무리 공사 등을 합한 금액이다. 4대강 사업에 대한 근본적 재검토 없이 현상 유지에만 그친다면 매년 수천억원씩 '눈 먼 세금'이 투입될 수 밖에 없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는 지난 12일 4대강 사업과 관련해 수공 사업비 이자 지원 3121억원, 16개 보 운영, 수변공원 관리 등 4대강 후속 사업인 국가하천유지보수에 1768억8900만원을 투입하는 내용의 2015년도 예산안을 의결했다. 국토부는 또 4대강 사업 중 아직 완공되지 않은 경북 영주댐 건설비, 안동~임하댐 연결수로 건설비로 2311억원이 집행될 예정이라고 국회에 보고했다. 영주댐, 안동~임하댐 사업은 국고가 아니라 수자원공사 예산으로 건설되는 것이지만, 이를 합하면 내년에도 7200억원 넘는 돈이 4대강 사업 유지에 투입된다. 4대강과 간접 연관된 예산을 따지면 1조원이 넘는다는 분석이다.

이 가운데 가장 규모가 큰 수공 이자 지원비는 이명박 정부가 공공기관에 8조원에 이르는 예산을 떠넘겼던 것이다. 수공 이자 비용은 2010년도 예산안 심사부터 논란이 돼왔다.

야당이 4대강 사업과 관련한 낭비성 예산을 깎겠다고 벼르고 있지만, 이마저도 쉽지 않다. 4대강이 관리가 안된채 자칫 흉물로 방치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4대강 사업에 대한 국정조사를 통해 문제점과 대안을 모색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예산감시네트워크는 "4대강 사업은 밑 빠진 독에 물 붓기 사업"이라며 "보를 허무는 등 전향적으로 대처하는 게 오히려 앞으로 나갈 예산을 줄이는 방법"이라고 주장했다.

성홍식 기자 ki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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