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바토비 광산 지분, 국민연금이 사려 했다
강병한 기자 silverman@kyunghyang.com  입력 : 2015-04-01 05:59:41

광물공사 2010년 매각 당시
“불확실 사업 국민연금 동원… 정권 실세 입김 없인 불가능”

광물자원공사가 2010년 아프리카 마다가스카르 암바토비 니켈 광산 지분을 매각할 당시 당초 국민연금이 매입을 검토했던 것으로 31일 확인됐다.

정의당 김제남 의원을 통해 입수한 광물자원공사의 2010년 3월2일 ‘암바토비 니켈 개발사업 지분매입안 투자심의위원회 개최(2월25일) 결과’ 보고서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지분 매입 의사를 밝힌 기관 가운데 하나다.

투자심의위에서는 국민연금에 대한 매각 조건이 집중 토론됐다. “공사가 매각 예정인 총 5.5% 지분을 국민연금과 삼성물산이 동일 조건으로 각 2.75%씩 지분매입에 참여하는 것인가”(모 본부장), “국민연금 개입은 공사의 부담을 가중시키지 않는가”(모 실장) 등 질의가 잇따랐다. 이에 암바토비 사업팀 관계자는 “공사 제시 조건은 암바토비 프로젝트의 연수익률(20%)과 원금보장조건의 풋옵션(매수자가 투자한 금액으로 지분을 다시 광물공사에 팔 수 있는 권리)으로 국민연금은 이 조건하에서 검토 중”이라고 설명했다.

광물공사는 사흘 뒤인 3월5일 ‘경남기업 보유 암바토비 지분 매입안 이사회’ 때에도 “국민연금과 CA(비밀유지약정) 체결 및 세부 투자 방안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국민연금은 암바토비 지분을 매입하지 않았다. 

광물공사는 2010년 9월 지분 5%를 풋옵션 조건으로 삼성물산(3%), 현대중공업(1.5%), 현대종합상사(0.5%)에 각각 매각했다. 감사원은 2012년 5월 감사 결과 광물공사가 풋옵션 가격을 낮게 산정해 931억원의 손실이 예상된다고 추산했다. 삼성물산과 현대컨소시엄은 2013년 8월 풋옵션을 행사했다. 

김제남 의원은 “안정성이 생명인 국민연금을 사업성이 확인되지 않은 해외자원개발에 동원하려고 시도한 것은 경악할 만하다”며 “국민연금을 끌어들이려면 정권 실세의 입김 없이는 불가능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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