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가 생태공원?'… 폐기물·균열에 몸살 앓는 화명생태공원
2015-04-03 08:38 부산CBS 송호재 기자

공사장 소음·분진에 잡초까지 무성… 등 돌린 시민들

예산 400억 원이 투입된 부산 북구 화명생태공원에 폐기물 집하장이 없어 수 톤의 폐기물이 그대로 노출돼 있다. (사진=부산CBS 송호재 기자)

4대강 사업의 하나로 만들어진 부산 북구 화명생태공원이 공원 내 자전거 도로 곳곳의 균열과 인근 공사로 인한 소음·분진 등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심지어 폐기물 집하장도 없어 산책로 곳곳이 쓰레기장으로 변하면서 시민들의 외면을 받고 있다. 

3일 오후 부산 북구 화명생태공원. 봄기운이 완연한 4월이지만 생태공원은 황량하기 그지없었다. 

면적 1.4㎢에 달하는 대형 생태공원이지만 축구장이나 야구장 일대 외에는 인기척이 끊겨 을씨년스럽기까지 했다. 

자전거를 타는 시민이나 산책로를 걷는 시민의 모습도 눈에 띄게 줄었다. 

이처럼 시민들이 화명생태공원을 외면하는 데는 이유가 있었다. 

시민들이 사용하는 운동기구 주변 풀밭은 오랫동안 관리가 되지 않아 잡초가 자라면서 마치 폐허 같은 모습을 보였다. 

제대로 된 폐기물 처리 시설도 없어 산책로 바로 옆 공터에 쌓여있는 폐기물 수 톤이 그대로 노출돼 있었다. 

화명대교 연결 교량 공사가 한창이라 소음에 분진까지 '생태'공원과는 거리가 먼 모습을 보였다. 

예산 400억 원이 투입된 부산 북구 화명생태공원의 자전거 도로 곳곳이 균열로 몸살을 앓고 있다. 낙동강 관리본부가 땜질식 보수공사를 하고 있지만 연약한 강변 지반 때문에 균열은 끝없이 이어져 있다. (사진=부산CBS 송호재 기자)

길이 7㎞의 자전거 도로는 곳곳에 균열이 생겨 안전사고의 위험도 도사리고 있었다. 

강변의 연약지반과 지난해 수해 등에도 불구하고 일부 땜질식 보수공사만 이어지고 있지만, 균열의 끝은 보이지 않았다. 

운동 중인 한 시민은 "운동하러 나올 때마다 자전거 도로에서 보수공사를 하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었다"며 "매번 땅을 갈아서 땜질 처방을 하지만 심각한 균열이 여기저기 끊이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상황이 이런데도 관리책임이 있는 낙동강관리본부는 여유로운 모습을 보였다. 

관리본부 조헌정 주무관은 "따로 폐기물 집하장이 없어 강변에서 수거한 폐기물 포대를 한곳에 쌓아 놓았다"며 "매년 폐기물 처리업체에 용역을 맡기고 있어 올해 용역 업체가 선정되는 대로 폐기물을 치울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자전거길 보수와 관련해 관리본부 사업시설팀 여태양 팀장은 "자전거 길 재료가 부실한 데다 강변 지반이 연약해서 곳곳에 균열이 있는 것은 확인했다"면서도 "자전거를 타는 데 방해가 되지 않아 부분마다 균열을 메우는 처방을 할 뿐 대대적인 보수계획은 아직 없다"고 말했다. 

무려 예산 400억 원이 투입되고도 애물단지로 전락하고 있는 화명생태공원과 이를 보면서도 태평한 모습을 보이는 관리 당국에 대한 시민들의 불신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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