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의 죽음, 검찰복도 전관예우도 포기했다"
[저자와의 대화] <검사 그만뒀습니다>의 저자 오원근 변호사
11.12.16 17:37 ㅣ최종 업데이트 11.12.16 17:37 오대양 (seamind5)
▲ "노무현의 죽음, 부끄러움에 검찰복도 전관예우도 포기했다." 검사 생활과 그 이후의 삶을 담은 신간 '검사 그만뒀습니다'을 낸 오원근 변호사는 지난 15일 <오마이뉴스> '저자와의 대화'를 찾아 전관예우까지 포기하면서 검찰복을 벗어던진 사연을 밝혔다. ⓒ 오대양
2009년 5월,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노제가 열린 덕수궁 일대. 고인을 추모하기 위해 모여든 30만 인파 가운데 '국민참여재판 1호 검사' 오원근씨도 있었습니다.
참배를 마치고 들어가는 길, '더이상 비겁하게 살지 말자'는 결심이 선 그는 가족들에게 10여년 간 몸담았던 검찰을 떠나야겠다고 말했습니다.
"김대중, 노무현 정권 10년 동안에 검사 생활을 할 수 있어 행복했다"고 말하는 오 변호사.
검사 생활과 그 이후의 삶을 담은 신간 <검사 그만뒀습니다>를 낸 그는 지난 15일 <오마이뉴스> '저자와의 대화'를 통해 전관예우까지 포기하면서 검찰복을 벗어던진 사연을 밝혔습니다.
"(노무현 대통령 영결식 때) 덕수궁 앞에 갔었다. 가서 줄서서 기다렸다. 네 시간 기다렸는데, 다른 사람들을 보니 너무 진실되다고 할까, 너무 선하고… 내가 부끄러워졌다. 전관예우 때문에 하기 싫은 검사하고 있는 게 부끄러워진 것이다. 그때 결심이 섰다. 더는 비겁하게 살지 말자."
▲ 오원근 변호사 '중수부 폐지'와 '공직비리수사처 신설', 그리고 '국민참여재판의 확대' 등의 해결 방안을 제시한 오 변호사는 검찰 내부의 '출세주의'만큼은 제도적 개선으로 해결할 수 없는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 오대양
10여 년간 검사직을 몸소 체험한 오 변호사는 검찰의 '정치적 귀속'과 '출세주의' '실적주의' 그리고 '검찰만능주의'가 정연주 KBS사장 해임사건과 PD수첩 사태, 미네르바 사건 등의 문제를 낳았다고 진단했습니다.
'중수부 폐지'와 '공직비리수사처 신설', 그리고 '국민참여재판의 확대' 등의 해결 방안을 제시한 그는 검찰 내부의 '출세주의' 만큼은 제도적 개선으로 해결할 수 없는 부분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검찰총장이 정권의 눈치를 봐야하는 상황에서 제도적 개선이나 개인의 노력만으로는 검찰을 변화시킬 수는 없다는 겁니다.
"당연히 중수부는 폐지돼야 한다. 결국 검찰의 반발에 의해 지금 또 가라앉았다. 검찰통제기관으로 얘기나오는 게 공직비리수사처다. 이 부분은 적극적으로 검토해봐야 한다. 출세주의, 이것은 제도로는 못 바꾼다고 생각한다. 제도를 아무리 바꿔도 총장을 대통령이 임명하는 체제하에서는 총장이 정권의 눈치를 보지 않을 합리성을 기대하기 어렵다. 방법은 민주적인 정권을 수립하는 것밖에 없다. 지금 이 정권에서 극명하게 보고 있지않나. 정권 잘못 선택하면 어떤 문제 생기는지…."
생명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가지고 있었던 김대중 대통령, 권위주의를 혁파하려 했던 노무현 대통령.
고인이 된 두 대통령을 차례로 회고한 오 변호사는 이 시기에 우리나라 검사제도가 제대로 정착될 기회가 있었지만, 결국 검찰은 변하지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검찰이 굉장히 권위적이었다. 지방검찰청에서 근무하는데, 대검에서 검찰총장이 지도방문을 한다. 방문한 총장이나 검사장에게 전 직원이 인사를 한다. 인사하고 이렇게 "검사 오원근!" 이렇게 군대식으로 인사한다. 군사독재 때 관행이 생긴 것같다. 또 지금 넥타이 안매고 왔는데, 노무현 대통령 때는 '넥타이도 메지마라, 쓸데없이' 하더라. 그래도 검사들은 다 매더라."
▲ 오원근 변호사 검사 생활을 정리한 오 변호사는 그간의 삶에서 180도 돌아서 '자신을 내려놓는 삶'을 쫓고 있다고 말했다. ⓒ 오대양
검사 생활을 정리한 오 변호사는 그간의 삶에서 180도 돌아서 '자신을 내려놓는 삶'을 좇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3주간의 변산공동체 생활과 100일간의 행자 수행. 그 과정에서 얻은 '자신의 기준을 타인에게 강요해서는 안된다'는 깨우침은 그가 일생에 지고 있던 아버지와의 갈등도 풀어줬습니다.
"(스님이 말하길) '네 기준에 아버지가 안 맞는다 해서 미워하는 것이다. 아버지 문제가 아니라 네 문제. 네가 옳다는 생각에서 미움이 나오는 것이다. 아마 오원근 행자의 가족들도 힘들 것이다.' 거기서 저 자신을 돌아보게 되더라. 그때부터 참회의 기도를 시작했다. 100일 출가 마치고 아버지께 삼배도 올리고 아버지에 대한 마음이 유연해졌다. 아버지 뿐만아니라 사람과의 관계에 있어서도 부드러워졌다."
막강한 권력을 지닌 검사에서부터 시골의 농부에 이르기까지. 신간 <검사 그만뒀습니다>는 '마음의 민주주의'를 좇아 떠나는 한 '귀농검사'의 여정과 그의 유별난 '자연 사랑'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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