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완종 특사 '보이지 않는 손' 누구?..여야 '진실게임'
JTBC | 이주찬 | 입력 2015.04.23 21:10

 
[앵커]

2007년 12월 성완종 전 회장의 특별사면이 누구에 의해 이뤄졌느냐 하는 문제를 놓고 정치권에선 진실게임이 한창인데요. 여당은 노무현 정부에서 추진한 일이라고 주장하고, 야당은 당시 대통령에 당선된 이명박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서 요청한 것이라며 맞불을 놓고 있습니다. 정치부 이주찬 기자와 한 걸음 더 들어가 보겠습니다.

여야가 서로 엇갈리는 주장을 하고 있는데, 먼저 성 전 회장이 이명박 정부 인수위원회 명단에 포함됐는지 여부, 일단 어제 나온 얘기는 포함이 됐다가 금방 인수위 명단에서 사퇴시켰다고 얘기했었죠?

[기자]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성완종 전 회장은 이명박 대통령직인수위원회 명단에 포함돼 있었고요, 활동한 사실도 취재결과 드러났습니다.

앞서 리포트에서도 보셨듯이 당시 인수위의 핵심인사가 성 전 회장을 강력하게 추천해 들어갔다는 주장이 제기됐는데요.

2007년 말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 비서실에 있으면서 인수위 명단 작성에 핵심이었던 정두언 새누리당 의원에 따르면 "이 핵심 인사 등이 하도 성완종 전 회장을 넣어달라고 여러번 요청했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워낙 전과도 있고 해서 여러 사람들의 반대가 심했는데, 결과적으로 명단에 포함돼서 자신이 비난을 많이 받았다"고 얘기했습니다.

핵심 인사로 거론되는 사람은 "자신은 자문위원까진 관여할 위치에 있지 않았다"고 주장했는데요.

취재진이 입수한 2008년 1월 3일자 인수위원회 주요 임명장 수여자 명단에도 과학비즈니스 벨트 TF 자문위원으로 성 전 회장의 이름을 올렸습니다.

그 뒤 1월 11일자 언론보도 등에 따르면 성완종 전 회장은 해양수산부 청사 회의실에서 태안 기름 유출사고와 관련한 정책 간담회를 주선한 것으로 돼 있습니다.

[앵커]

인수위 자문위원으로서요?

[기자]

네. 자문위원으로서 주도적으로 간담회를 주체했다는 얘기고요. 또 인수위원회가 발간한 백서에도 성 전 회장의 활동한 사진이 실려있습니다.

[앵커]

그 전에 아까 정두언 의원이 한 얘기는 오늘 한 얘깁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오늘 한 말입니다.

[앵커]

왜냐면 그전에도 비슷한 발언을 한 것으로 보도가 됐는데 지금도 같은 입장을 견지하고 있는지 궁금해서 질문한 거고요. 그런데 어제 새누리당 권성동 의원이 JTBC에 전화로 출연해서 성 전 회장이 문제가 있는 사람이라 임명한 지 2~3일 만에 사퇴시켰다고 했습니다. 그러면 이건 권성동 의원이 착각을 한 건가요, 아니면 일부러 다른 말을 한 건지. 어떻게 봐야 됩니까?

[기자]

어제 주장하고는 배치되는 거죠. 2~3일 만에 사퇴시켰다고 했는데, 그런데 1월 11일에도 활동한 사진이 공개가 됐습니다.

당장 새정치연합 서영교 대변인은 "권 의원의 새빨간 거짓말이 드러났다"며 "이완구 총리의 사퇴는 계속된 변명이 만천하에 드러났기 때문", "새빨간 정당의 새빨간 거짓말을 더이상 국민이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공격했습니다.

이에 대해 권성동 의원은 2007년 12월 31일 임명한 뒤 2~3일 만에 사퇴시겼다고 했는데, 이는 날짜를 착각한 것이다. 2~3일보다는 좀 더 있다가 즉 한 일주일에서 보름 있다가 사퇴시킨 것은 분명하다, 이렇게 해명은 했는데요. 이를 뒷받침할 만한 자료는 없다, 이렇게 말했습니다.

[앵커]

아까 1월 11일자 사진이 나왔는데, 1월 11일 이후에도 사퇴를 시킨 건지 사퇴를 한 건지 아무튼 무언가가 있어야 되는데 그에 대한 근거가 없습니까?

[기자]

권성동 의원하고 오전에 통화를 했는데 권 의원이 그렇게 얘기하더라고요, 확인을 해 보니 당시 인수위에 근무했던 직원에 따르면 분명히 그만둔 게 맞다, 그래서 자료가 있느냐 했더니 너무 오래돼서 자료는 갖고 있지 않다고 답했습니다.

[앵커]

그 이후의 활동 내역이 혹시 또 나오면 모르겠는데 안 나오면 그 말이 맞을 수 있는 것이고, 여전히 틀릴 수도 있는 거군요. 일단 알겠습니다. 인수위 활동과 역할을 두고 공방이 벌어지고 있는데, 이 내용이 왜 중요한 것인가요?

[기자]

성완종 전 회장의 특별사면이 이뤄진 시기가 2007년 12월이거든요, 이 때가 정권 교체기이기 때문입니다.

즉 특별사면은 노무현 정부에서 이뤄지긴 했지만, 당시에는 이미 이명박 전 대통령이 당선인 신분이기 때문에 살아있는 권력은 이 전 대통령 측인 것은 당연한 것입니다.

다시 말해 성완종 전 회장이 인수위에 들어가 활동했다는 것 자체가 MB정권과 가까웠다는 것을 입증하는 것이고요, 그래서 야당은 성 전 회장의 특별사면이 살아있는 권력인 이명박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의 요청에 따른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는 것입니다.

당시 청와대 민정수석이었던 새정치연합 전해철 의원은 "성 전 회장은 법무부의 반대 의견으로 1차 특사 명단에서 빠졌지만, 최종적으로는 사면됐는데, 이 과정에서 이명박 정부 인수위의 요청이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앵커]

예 그런데 이 같은 주장은 여권에서도 제기된 상황이죠?

[기자]

네, 여권에서도 나왔죠. 정두언 새누리당 의원의 주장인데요, 중앙일보와의 인터뷰를 보면 "권력을 잡은 (이명박 대통령직) 인수위가 사면에 관여하지 않았다는 게 오히려 비상식적"이라며 "당시 (인수위) 핵심 인사가 성 전 회장의 사면과 공천까지 특별히 챙겼다"고 말했습니다.

논란이 일자 오늘 정 의원은 "그동안 대통령 사면 시 여야 정치권이 협의하에 대상자를 올리는 게 오래된 관행이었다"며 노무현 정부와 인수위가 협의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한발 빼는 듯해 보이지만 결론적으로 당시 MB 인수위원회가 관여했을 것이라는 당초 주장에는 변함이 없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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