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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상했지만 충격적인 박 대통령 발언들
[게릴라칼럼] MB도 예견한 최순실 국정농단, 인신공격이라는 박 대통령
16.10.20 21:01l최종 업데이트 16.10.20 21:01l 글: 하성태(woodyh) 편집: 장지혜(jjh9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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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근혜 대통령이 20일 오후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비서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박(근혜) 후보가 대통령이 될 경우 최(태민)씨 일가에 의한 국정농단의 개연성은 없겠는가."

최근 누리꾼들과 SNS 사용자들에게 성지가 되고 있는 발언 중 일부다. 2016년 10월, 이른바 '최순실 게이트'로 번진 박근혜 대통령 비선 실세 의혹에 대한 정황이 속속 드러나고 있는 지금, 이 발언은 소름끼치는 예언이 돼버렸다. 

게다가 무려 10년 전인 2007년 6월, 당시 한나라당 대선 경선 당시 경쟁 상대였던 이명박 후보 측에서 제기한 의혹이었다. 당시 이명박 후보 측 장광근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이 문제를 제기했다. 

"최 목사뿐만 아니라 최 목사 일가가 전방위에 걸쳐 연루된 의혹이 사실이라면 이는 도덕성과 관련 초연한 입장을 취해왔던 박 후보의 양면성을 그대로 드러내는 것이다. (중략) 최태민 목사 관련 내용들은 가히 충격적이다(중략). 

영남대 이사장 재직시 최씨 가족들이 사학재단 비리를 저질렀다는 의혹, 육영재단 운영에서 최씨 일가의 전횡과 재산증식 의혹, 정수장학회 현 이사장이 과거 박 후보와 최 목사의 연락 업무를 담당했다는 의혹 등이 사실이라면 최태민 일가와의 관계는 과거완료형이 아니라 현재진행형, 미래진행형이다."

그러니까 이미 새누리당의 전신인 한나라당 대선 후보였던 이명박 후보 캠프에서도 언론 보도 등을 포함해 최순실씨를 포함한 최태민 일가와 박근혜 대통령과의 연루설을 감지하고 이를 꼬집은 것이다. 

그리고 10년이 지난 지금, 박근혜 대통령은 속속들이 드러나는 정황들, 그러니까 명백한 국정농단을 단순한 "인식공격"이라 무시하는 중이다. 20일 오후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비서관회의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했다는 발언이 그러하다. 예상은 했지만, 몇몇 이유에서 그래도 자못 충격적이다. 

국정농단이 인신공격이라는 박 대통령

사실, 크게 달라진 건 없다. 

지난달 22일 열린 수석비서관회의에서 수면 위로 올라온 비선 실세 의혹을 염두한 듯 "비상시국에 난무하는 비방과 확인되지 않은 폭로성 발언들은 우리 사회를 뒤흔들고 혼란을 가중시키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란 두루뭉술한 취지의 발언에 좀 더 구체적인 언급을 첨가했을 뿐.   

요약하자면, '미르재단과 K스포츠문화재단은 별 문제없다', '각종 의혹은 사실이 아니다', '수사보다는 문화체육관광부가 지도·감독하면 끝날 일' 정도 될 것 같다. 또 그 심중은 이렇게 해석된다. 

국민들 기준과는 전혀 달리, 박 대통령 자신의 기준에선 문제없으니 (국민과 언론, 야당은) 입 다물고 (박 대통령 본인이 자초한) 위기나 극복해라, 정도로 읽힌다. 이와 관련한 박 대통령의 오늘(20일) 발언들을 살펴보면 이러하다.  

"요즘 각종 의혹이 확산되고 논란이 계속되는 것은 지금 우리가 처한 위기를 극복하는데 도움이 되지 않고 오히려 위기를 가중시킬 수 있다."

"의미 있는 사업에 대해 의혹이 확산되고 도를 지나치게 인신 공격성 논란이 계속 이어진다면 문화 융성을 위한 기업들의 순수한 참여의지에 찬물을 끼얹어 기업들도 더 이상 투자를 하지 않을 것이고 한류 문화 확산과 기업의 해외 진출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다."

"심지어 재단들이 저의 퇴임 후를 대비해서 만들어졌다는데 그럴 이유도 없고, 사실도 아니다."

"만약 어느 누구라도 재단과 관련해서 자금 유용 등 불법행위를 저질렀다면 엄정히 처벌받을 것이다."

"더 이상의 의혹이 생기는 일이 없도록 감독 기관(인 문체부)이 감사를 철저히 하고 모든 것이 투명하게 운영되도록 지도·감독해주기를 바란다."

10년 전 MB의 예언, 소름돋는 이유

이미 10년 전에 MB가 예견한 '국정농단'에 대한 합리적인 문제 제기도 박근혜 대통령의 눈과 귀엔 '인신공격'으로 보고 들릴 뿐이다. MB 캠프의 예언이 소름끼치는 이유다. 이런 박 대통령의 의중 하에서 검찰 수사까지 갈 수 있을까. 20일 오후 더불어민주당 조응천 의원이 자신의 SNS에 적은 글에 그 답이 있다.  

"미르, K재단 말로는 철저 수사한다는데 특수부나 특별수사팀이 아닌 형사8부 검사 한두 명으론 털끝도 제대로 건드릴 수 없습니다. 관련된 기업만 십 수 개... 내로라하는 관련자도 십 수 명... 게다가 외국에 도주(?)중인 중요 인물들...

경찰 송치사건 수백 건씩 등에 지고 압수수색, 계좌추적, 디지털포렌식, 외국(독일)과 수사공조 등등 도저히 못합니다. 사단급 병력이 붙어도 힘들 전투에 소대장더러 사수하라는 꼴이지요. 수사의 기본은 압수수색인데 아무런 증거없이 주변인물만 띄엄띄엄 소환하면 진실이 밝혀지나요???"

심지어 박 대통령은 문체부가 자체적으로 감사하고 지도·감독하라고 하명하지 않았나. 20일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당 원내정책회의에서 박지원 국민의당 비대위원장이 "두 모녀가 도대체 호가호위하면서 가는 길이 어디까지인가 우리는 암담하다"한 발언에 공감할 수밖에 없는 형국이다. 박 대통령 발언의 의미를 이미 간파한 국민들도 부지기수다. 몇몇 SNS 사용자들 의견은 경청할 만 하다.  

"박근혜가 최순실 의혹에 대해 자금 유용 등 불법 저질렀다면 엄중 처벌하겠다고 했다는데.. 이 말을 '비리 증거 은폐가 모두 끝났다'는 뜻으로 이해한 나는 정상일까요, 비정상일까요?" ( ‏@su*******)

"박근혜는 스스로 한점 의혹이 없다고 했으니 국민 누구도 믿지 않는 검찰이 아닌 바로 특검을 할 용의가 있는가?" (@il******)

그럼에도 박정희와 '시장정치'만 믿는다는 박근혜 

이미 예상과 그리 다르지 않은 박 대통령의 오늘 발언보다 더 의미심장한 발언과 행보에 주목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수석비서관회의 전인 오늘 오전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2016 대한민국 행복교육 박람회 개막식' 축사 내용 말이다. 

박 대통령은 "앞으로도 정부는 교육이 건강한 가정의 뿌리가 되고 공평한 기회 제공의 터전이 될 수 있도록 보다 다양한 정책을 발굴해서 적극적으로 추진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공평한 기회 제공의 터전"이라니. 국민들을 분노케한 최순실씨 딸 정유라씨의 "돈도 실력이야"라거나 "능력 없으면 너희 부모를 원망해"라는 발언을 떠올릴 수밖에 없다. 여기에 더해 박 대통령은 "(정부는) 모든 아이들이 공정한 출발선에 설 수 있도록" 누리 과정을 적극 지원하겠다거나 "교육개혁은 모든 개혁의 출발선"이라고도 했다. 도무지 여론이, 국민들의 눈과 귀가 어디로 쏠리는지 박 대통령이 한 치도 신경쓰지 않는다는 점이 엿보이는 발언이 아닐 수 없다. 

그리고, 19일 박근혜 대통령은 아버지의 고향이자 '정치적 고향'이라는 구미를 방문했다. 하필 당일 구미국가산업 5단지에서 발생한 폭발사고로 1명의 사망자와 4명의 부상자가 발생했지만, 그에 대한 특별한 언급은 찾아 볼 수 없었다. 경북 구미 하이테크밸리 도레이첨단소재 기공식 참석차였다고 하지만, 구미 새마을중앙시장 방문도 빠뜨리지 않았다. 예의 그 이미지 정치를 반복한 셈이다. 

연일 일파만파 증폭되는 비선실세 의혹에도, 지지율이 임기 후 최저를 찍어도 아랑곳없다. 그저 '내 갈 길 가겠다'는 대통령의 모습이 이젠 안쓰럽기까지 하다.



Posted by civ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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