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http://www.hani.co.kr/arti/sports/sports_general/767384.html


‘체육계 대통령’ 김종 차관의 최순실 챙기기 보니…
등록 :2016-10-26 15:47수정 :2016-10-26 17:13

2014년 최씨 쪽 ‘살생부’ 따라 승마협회 반대파 제거
K재단과 사업 겹치는 체육인재육성재단 해산 주도



김종 문체부 2차관이 25일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종(55)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은 2013년 9월 취임 이후 막강한 권력을 휘둘러 ‘체육계 대통령’으로 불린다. 개각 때마다 꿋꿋이 자리를 지켜 역대 최장수 차관 기록을 세웠다. 체육계에서 최순실씨의 이익을 철저히 챙겨온 그의 행보가 든든한 배경이다.



김종 차관은 취임 이래 첫 사업으로 승부조작과 폭력, 입시비리, 조직사유화 등 체육계 4대 악 척결을 외쳤다. 하지만 체육계 ‘비정상의 정상화’는 주로 최순실씨 개인의 이익을 위해 이용됐다. 2014년 여름 최순실 쪽인 대한승마협회 전 전무이사가 작성한 살생부에 따라 감사 등을 통해 반대파를 제거하는 데 앞장선 것은 한 사례다. 김 차관은 체육계 바로잡기라고 주장했지만, 살생부 작성자로 알려진 승마협회 전 전무이사는 횡령 등으로 실형을 받고 나온 뒤 최순실씨의 권력에 밀착한 인물이었다. 더불어민주당 안민석 의원이 최순실씨 딸 정유라에 대한 특혜와 국가대표 선발 등을 두고 ‘공주승마’라고 주장하자, 당시 문체부 내부의 반대를 무릅쓰고 김 차관이 직접 기자회견을 열어 강하게 반발하기도 했다.

올해 초 기업 강제모금을 통해 설립된 케이(K)스포츠재단 뒤에도 김 차관이 있다. 김 차관은 최순실씨의 체육계 장악 음모로 알려진 케이스포츠재단과 사업이 겹치는 기존 공공기관인 체육인재육성재단의 해산을 주도했다. 2007년 정부가 설립한 체육인재육성재단은 한 해 100억원 이상의 예산으로 연평균 3000명 이상의 체육인에게 언어와 행정 연수 기회 등을 제공해왔다. 하지만 김 차관은 정부기구 통폐합이란 구실로 지난해 말 인재육성재단을 해체하고, 올해부터 국민체육진흥공단 산하 부서로 축소시켰다.

한양대 스포츠마케팅 교수로 재직하다 최순실씨와의 인맥으로 체육계 권력의 정점에 올라선 김 차관은 최순실씨의 비밀 회합에도 참석했다는 증언이 나온다. 최씨한테 인사 청탁을 하거나 보고를 했다는 보도도 나왔다. 한 체육계 관계자는 “최순실씨의 체육계 장악은 김종 차관을 통해 이뤄졌다. 딸의 일을 가장 우선시하는 최순실씨가 적임자로 그를 낙점한 것이다. 실제 김 차관이 최순실씨의 이해를 위해 체육계의 인사와 조직을 세팅하고 지원했다”고 말했다. 김 차관은 이런 비판에 “사실 무근”이라며 강하게 부인하고 있다.

임명권자인 대통령보다는 최순실씨에 대한 충성을 배경으로 ‘완장의 힘’에 취해 문체부와 체육계 인사를 좌우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2018평창동계올림픽조직위원회는 최근 2년 새 수장이 김진선, 조양호에 이어 이희범 위원장으로 세차례나 바뀌었고 문동후 사무총장, 곽영진 부회장도 물러났다. 반면 김 차관과 친분 있는 인사나 대학 동문 등은 요직을 차지했다. 문체부 안에서도 김 차관의 무소불위 행태에 대한 비판이 높다.

김종 차관은 올해 3월 대한체육회와 국민생활체육회의 통합을 이끌어낸 공로가 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조직과 역사, 역량에서 차이가 나는 두 조직을 문체부 예산 지원을 무기로 일대일로 통합시키면서 체육인들의 반발을 샀다.

김창금 기자 kimc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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