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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단독] 18살 장시호 공개합니다
출처 SBS | 권종오 기자 | 입력 2016.11.20 09:35 | 수정 2016.11.20 12:25


최순실 씨 조카인 장시호 씨가 각종 이권에 개입한 혐의로 검찰에 의해 구속영장이 청구됐습니다. 검찰 수사 과정에서 장 씨는 자신의 얼굴을 노출시키지 않기 위해 ‘완전 무장’을 했습니다. 지금 인터넷 상에 나도는 최근 사진도 그녀의 원래 모습과는 거리가 멉니다. 

그래서 저는 오래 전의 기억을 되살려 SBS 아카이브에 남아 있는 19년 전 동영상을 뒤져 보았습니다. 다행히도 당시 승마대회 영상과 장시호 씨 인터뷰, ‘정유라 사태’를 야기한 장본인으로 꼽히는 당시 대한승마협회 박원오 전무이사의 인터뷰 내용도 확보할 수 있었습니다.
 
알려진 것처럼 장시호 씨는 원래 승마선수였습니다. 최순실 씨 딸인 정유라 선수의 사촌언니이기도 합니다. 정유라 선수가 승마를 하게 된 동기는 장시호 씨 때문인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고교 성적은 최하위권이지만 최고의 명문 사학 연세대에 거뜬히 합격하는 것을 보고 최순실 씨가 자신의 딸도 그렇게 만들겠다는 꿈을 꾸게 됐다는 것입니다.
 
1979년에 태어난 장시호 씨는 어릴 때부터 수영과 스키에서 소질을 발휘하는 등 운동신경이 좋은데다 악바리 같은 승부욕까지 갖췄습니다.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에 위치한 구정초등학교 6학년 때 이모부와 함께 승마장에 놀러 간 것이 인연이 돼 역시 서울 강남구에 있는 신사중 3학년 때인 1994년에 승마에 입문했습니다. 1995년 현대고에 입학한 뒤에는 국가대표출신 코치로부터 집중지도를 받았고 재벌 수준인 어머니의 경제력 덕분에 겨울방학 때는 아예 독일로 건너가 개인훈련을 받기도 했습니다.


최순실 조카 장시호 체포
최순실 조카 장시호 체포

SBS는 1997년 5월 29일 승마 유망주가 등장했다는 소식을 듣고 만 18살로 서울 현대고등학교 3학년이던 장시호 씨(당시 이름은 장유진)를 취재했습니다. 지금의 날카로운 외모와는 달리 매우 수더분한 인상이었습니다. 비교적 굵은 비가 내리던 서울 뚝섬의 승마장에서는 제14회 대통령기 전국승마대회가 열리고 있었습니다. 관중석에는 장시호 씨의 어머니인 최순득 씨가 딸의 경기를 지켜보고 있었습니다. 최순득 씨는 최순실 씨의 언니로 박근혜 대통령의 여고 동기동창이자 둘도 없는 친구입니다.
 
마장마술 고교랭킹 1위였던 장시호는 이날 경기고의 김균섭과 공동 우승을 차지했습니다. 경기가 끝난 뒤 SBS 취재진은 우승 소감을 물었습니다. 고등학교 3학년답지 않게 약 10여초의 말도 문법적으로 잘 연결이 되지 않았습니다. 한마디로 방송에 내보낼 수 없는 수준이었습니다. 취재진은 무려 7-8번의 시도 끝에 겨우 다음과 같은 육성 소감을 받아낼 수 있었습니다.

“오늘 우승에 만족하지 않고요. 앞으로 훌륭한 국제대회에 많이 나가서, 상을 더 많이 타서 승마를 더 발전시키고 싶어요.”
 
이어 시상식이 열렸습니다. 시상자로 나선 인물은 공교롭게도 당시 대한승마협회 박원오 전무이사였습니다. 박원오 씨는 “한국 승마계의 최대 문제는 마장마술 선수가 별로 없다는 것입니다. 마장마술은 우수한 말을 갖고 있어야 하고 말과 호흡이 중요하기 때문에 일단 유연해야 합니다. 장유진 선수는 이런 점에서 차기 올림픽을 꿈꿀 수 있는 꿈나무로 가장 기대되는 선수입니다.”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습니다.
 
박원오 씨는 국내 승마계에서 최순실 씨 측근으로 알려져 있고 정유라 선수를 키워준 인물로 지목받고 있습니다. 박 씨는 2008년 12월 승마협회 공금 8,700여만 원을 횡령한 혐의로 항소심에서 징역 1년6개월이 확정돼 실형을 살기도 했습니다.

조사 받고 나오는 장시호
조사 받고 나오는 장시호

19년 전 같은 날 같은 장소에서 이뤄진 장시호 씨와 박원오 씨의 인터뷰는 결국 헛말이 되고 말았습니다. 장 씨는 훌륭한 승마선수가 되기는커녕 이모 최순실 씨와 공모해 온갖 불법을 저질렀습니다. 학업 성적은 최하위권이었지만 수단 방법 가리지 않고 치부하는 데는 탁월한 능력을 발휘한 것입니다.

횡령으로 실형까지 받은 이후에도 정신을 차리지 못한 박원오 씨는 새삼 거론할 필요도 없습니다. 대통령의 방조와 무능을 틈타 대한민국과 국민을 우롱한 이들 최순실 씨 세력에 대한 일벌백계가 절실한 시점입니다.  

권종오 기자kjo@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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